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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이상된 교도소가 전체 절반↑…‘님비’에 낡아가는 교도소

30년 이상된 교도소가 전체 절반↑…‘님비’에 낡아가는 교도소

한재희 기자
입력 2022-08-15 17:09
업데이트 2022-08-15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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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교도소의 50.1%가 연식 30년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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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교정시설의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수형자 900여명을 조기 가석방하기로 한 14일 오전 서울 송파구 동부구치소에서 가석방된 수형자들이 나오고 있다. 2021.1.14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정부가 교정시설의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수형자 900여명을 조기 가석방하기로 한 14일 오전 서울 송파구 동부구치소에서 가석방된 수형자들이 나오고 있다. 2021.1.14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생긴 지 30년 이상된 ‘낡은 교도소’가 전체의 절반을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과밀 수용을 해소하고 교정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신축 교도소를 늘려야 하지만 교정시설에 대한 ‘님비 현상’이 여전한 탓에 적극적인 신축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15일 법무부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교정시설 총 53개소 중 연식이 40년 이상인 곳은 17곳(32.1%)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30년 이상 40년 미만인 시설은 10곳(18.9%)이다. 전체 교정시설 중 절반이 넘는 27곳(51%)이 30년 이상 넘긴 노후 시설로 분류되는 셈이다.

가장 오래된 곳은 1963년 7월 준공된 안양교도소다. 올해 연식이 59년이 되면서 시설 곳곳이 낙후했지만 20년 가까이 신축 이전 등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안양교도소는 1990년대 평촌신도시가 들어서고 교도소가 도심지로 편입되면서부터 이전 필요성이 언급됐지만 후보지로 꼽히는 경기 의왕·화성 주민의 반발로 성사되지 못했다.
코로나19 확산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대구, 경북 지역의 교도소, 구치소 7곳에서는 24일부터 일반인 면회가 전면 중지된다. 코로나19 확산 추이에 따라 다른 지역 교도소들도 면회 중지 결정이 내려질 가능성이 있다.사진은 안양교도소 외부 전경.
코로나19 확산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대구, 경북 지역의 교도소, 구치소 7곳에서는 24일부터 일반인 면회가 전면 중지된다. 코로나19 확산 추이에 따라 다른 지역 교도소들도 면회 중지 결정이 내려질 가능성이 있다.사진은 안양교도소 외부 전경.
법무부는 2006년쯤부터는 재건축을 시도했지만 안양시는 “다른 곳으로 옮기라”며 이를 불허했다. 결국 소송까지 간 끝에 대법원이 법무부의 손을 들어줬지만 주민 반대가 여전해 아직까지도 재건축·이전 논란이 진행중이다.

이 같은 갈등으로 지역마다 노후 교정시설이 증가하면서 곳곳에서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구축 교도소는 설계 과정에서 수용자 인권이 고려되지 않아 수용 환경이 열악한 경우가 많다. 한 예로 신축 교도소는 거주 거실에 3~4명식 머무르지만 구축은 한 공간에 대부분 10명 정도가 함께 지내야 한다. 많이 개선되고 있다지만 2021년 기준 교정시설 인원수용률도 106.9%로 여전히 정원을 넘기고 있다.
법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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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휘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좁은 곳에 여러 명이 밀착해 생활하면 폭력성이 늘어나 같은 재소자나 교도관을 향한 폭행 문제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면서 “특히 여름철에는 냉방시설도 없이 옆 사람의 열기를 느끼다보면 호인도 불한당이 된다”고 지적했다.

또 교도소가 노후화됨에 따라 교화를 위한 종교·직업교육 시설도 열악해질 수밖에 없고 샤워시설도 좁거나 낡아 위생 문제까지 발생하는 상황이다. 교정공무원도 열악한 환경에서 근무함에 따라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

이상훈 대전대 경찰학과 교수는 “사형·무기수가 아니고서야 다시 우리 사회가 품고 살아야 하는데 이들에 대한 재투자를 님비로 배척하면 안 된다”면서 “최소한의 인권 보장에 문제가 있는 시설을 재건축하는 것은 세금낭비로 생각하지 않는 이들이 더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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