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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정 “처벌불원 가정폭력, 피해자 가스라이팅 확인 필요”

이수정 “처벌불원 가정폭력, 피해자 가스라이팅 확인 필요”

강민혜 기자
입력 2022-08-01 07:01
업데이트 2022-08-01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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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 대상 가스라이팅 처벌 근거 미비”
이수정 경기대학교 교수. 서울신문DB
이수정 경기대학교 교수. 서울신문DB
가정폭력이나 데이트폭력 사건을 수사할 때 피해자가 가해자로부터 가스라이팅(심리적 지배)을 당해왔는지 확인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1일 학계에 따르면 이수정 경기대학교 교수는 최근 한국경찰연구에 게재한 ‘가스라이팅 및 스토킹의 심리적 기제에 관한 비교’ 논문을 통해 “파트너의 폭력 상황이 완전히 종결되기 전에 나온 피해자의 의사를 과연 온전한 의사 결정으로 봐도 되는지 의문”이라며 이렇게 주장했다.

이 교수의 논문에 따르면 가정폭력 사건은 피해자가 가해자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밝히는 경우 상당수 기소 유예 처분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 교수는 가스라이팅을 당한 폭행 피해자의 처벌 불원 의사에 대해 “어떻게 형사사법적인 사건 처리의 기준으로 간주할 것인지 두고두고 토론해야 하는 중요한 주제”라고 설명했다.

피해자가 평소 가해자로부터 교묘하게 심리적 지배를 당해온 만큼, 폭행 처벌불원 의사의 진정성이나 신빙성이 부족할 수 있다는 의미로 읽힌다.

이 교수는 가스라이팅 자체에 대한 처벌이 미비한 점도 강조했다.

그는 “가스라이팅은 데이트폭력 등 관련 법률이 제정돼 있지 않기 때문에 범죄 성립이 어렵고 처벌 근거가 미비한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했다.

반면 영미권 국가는 신체적 폭력 없이 심리적으로 지배를 하는 행위도 처벌을 할 수 있는 법적 기반을 마련했으며 사건에 적용한 사례 또한 다수 있다고 이 교수는 전했다.

이 교수는 “국내에서는 현행법상 가스라이터의 범행은 처벌하기에 어려움이 많아 피해자들은 제대로 구조조차 받을 수 없는 실정”이라며 “가스라이팅은 결국 피해자의 건강을 모두 망가뜨리기 때문에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당부했다.
강민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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