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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혀 달라”…“‘불멸의 이순신’ 원조” 주장 KBS, ‘명량’ 제작사에 패소

“전혀 달라”…“‘불멸의 이순신’ 원조” 주장 KBS, ‘명량’ 제작사에 패소

강민혜 기자
입력 2022-07-26 07:16
업데이트 2022-07-26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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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명량, 표현 형식 달라”
영화 ‘명량’이 역대 최단 기간 1000만 관객을 돌파한 10일 서울 용산구 한 영화관에서 관객들이 영화표를 구입하고 있다. 2014.08.10 박윤슬 기자
영화 ‘명량’이 역대 최단 기간 1000만 관객을 돌파한 10일 서울 용산구 한 영화관에서 관객들이 영화표를 구입하고 있다. 2014.08.10 박윤슬 기자
드라마 ‘임진왜란 1592’가 영화 ‘명량’의 왜선 디자인 저작권을 침해했다는 이유로 소송당해 1심에서 패소한 KBS가 자사 프로그램 저작권을 침해당했다며 제기한 맞소송에서도 패소했다.

26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61부(권오석 부장판사)는 KBS가 지난 2020년 3월 ‘명량’ 제작사인 빅스톤픽쳐스와 이 회사 대표를 상대로 낸 저작권 침해 금지 등 청구 소송을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KBS는 자사가 1999년 2월 13일 방영한 교양프로그램 ‘역사스페셜-거북선 머리는 들락거렸다’와 2004년 9월부터 이듬해 8월까지 방영한 104부작 드라마 ‘불멸의 이순신’의 저작권을 ‘명량’이 침해했다며 영화의 일부 장면을 폐기하고 10억원을 지급하라고 청구했다.

자사가 방영한 두 프로그램 속 거북선을 표현한 컴퓨터 그래픽(CG), 소품, 장면 등을 ‘명량’이 그대로 사용해 저작권을 침해했다는 주장이다.

쟁점은 KBS 프로그램 속 CG·소품·장면이 저작권 보호 대상이 되는 ‘창작적 표현 형식’에 해당하는지였다.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저작권 보호 대상은 사상이나 감정을 말·문자·음·색 등으로 표현한 창작적 표현 형식이며 그 안에 표현된 사상·감정 자체는 보호 대상이 아니다.
영화 ‘명량’이 역대 최단 기간 1000만 관객을 돌파한 10일 서울 용산구 한 영화관에서 관객들이 영화표를 구매하고 있다. 2014.08.10. 박윤슬 기자
영화 ‘명량’이 역대 최단 기간 1000만 관객을 돌파한 10일 서울 용산구 한 영화관에서 관객들이 영화표를 구매하고 있다. 2014.08.10. 박윤슬 기자
KBS는 ‘역사스페셜’에서 거북선 용머리가 선체 안팎을 드나드는 것으로 표현한 것과 용 머리의 목 부분을 생략한 부분, ‘불멸의 이순신’에서 왜장의 초승달 장식 투구 소품이나 발사된 포탄이 날아가는 장면을 카메라가 쫓는 연출 등이 창작적 표현 형식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 내용 모두 아이디어에 불과하거나 그 아이디어를 표현하면서 필수 불가결하거나 일반적 또는 전형적으로 사용하는 표현에 불과하다”며 창작적 표현 형식이 아니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피고의 CG·소품·장면은 원고 CG·소품·장면과 소재의 선택·구성·배열, 색채, 모양, 비율, 형태 등에서 확연히 구별돼 실질적으로 유사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특히 KBS가 유사성을 주장한 일부 요소를 두고 “전혀 다르다”고 봤다.

또한 “원고가 (저작권 침해라고) 주장하는 장면들은 사료에 바탕을 둔 사실이거나 대부분 이미 기존의 다른 작품에서 사용한 일반적이고 전형적인 장면 또는 연출 기법에 따른 것”이라며 빅스톤픽쳐스가 부정경쟁행위를 했다는 KBS의 주장도 수용하지 않았다.

이 소송은 앞서 빅스톤픽쳐스가 KBS 드라마 ‘임진왜란 1592’가 ‘명량’의 왜선 디자인 저작권을 침해했다며 2019년 3월 소송을 낸지 약 1년 만에 제기됐다.

빅스톤픽쳐스가 낸 소송의 1심에서는 KBS가 저작권을 침해했다고 인정돼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이 나왔고, 이에 KBS가 항소했다.
강민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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