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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변혁의 시작에 분노가 있죠”…국가 간 입양 비판한 덴마크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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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ㅣ 수정 : 2022-07-07 15:55 문화·건강 섹션 목록 확대 축소 인쇄

마야 리 랑그바드 ‘그 여자는 화가 난다’
한국에서 태어났지만, 어릴 때 덴마크로 입양
독특한 형태 작품, 전복적 하이브리드 작법

“입양인이라는 한 단어의 정체성으로서가 아니라 작가로서 저를 바라봐 주기 바랍니다. 입양인 이전에 저는 쓰는 사람이기 때문이죠.”
마야 리 랑그바드 7일 서울 마포구 서교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덴마크 시인 마야 리 랑그바드(왼쪽)의 ‘그 여자는 화가 난다’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가 열린 가운데, 여성, 입양인, 성소수자로서의 정체성을 지닌 시인이 잇따른 질문에 답하고 있다.  난다 출판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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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야 리 랑그바드
7일 서울 마포구 서교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덴마크 시인 마야 리 랑그바드(왼쪽)의 ‘그 여자는 화가 난다’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가 열린 가운데, 여성, 입양인, 성소수자로서의 정체성을 지닌 시인이 잇따른 질문에 답하고 있다.
난다 출판사 제공

덴마크 시인 마야 리 랑그바드(41)는 7일 서울 마포구 서교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자기 작품이 한국에서도 읽히기를 바랐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 자리는 2014년 그가 덴마크에서 발간한 시집이자 국가 간 입양에 대한 수기 ‘그 여자는 화가 난다’의 한국어판 출간 기념으로 마련된 자리였다.

그는 어릴 때 덴마크로 입양됐다. 2007~2010년 서울에 거주하며 피를 나눈 가족과 재회했다. 이후 국가 간 입양에 비판적인 시각을 가진 공동체에서 활동하면서 이 책을 집필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국가 간 입양에 관한 고백’이라는 부제가 붙었다. 그는 “책을 쓰면서 그동안 쌓였던 분노를 소모했지만, 쓰면 쓸수록 새로운 분노가 생기기도 했다”며 “그 과정이 양면적이라 입체적으로 분노할 수 있게 됐다”소개했다.

‘여자는 자신이 수입품이었기에 화가 난다/ 여자는 자신이 수출품이었기에 화가 난다’로 시작되는 책은 화자로 ‘여자’를 내세운다. ‘여자’는 국가 간 입양이 비서구권 국가의 아이들을 상품화해 서구의 부유한 가정으로 ‘수출’되는 것과 다름없다고 증언한다. 또한 아이들에게 가정을 제공한다는 이유로 감사하기를 요구하고 그들을 외국으로 유통해 부모가 되고 싶은 소비자들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행위가 합법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현실을 고발한다.

작품의 형식은 독특하다. 하나의 장시에 가까운 이 작품은 ‘여자는 화가 난다’는 말이 끊임없이 반복된다. 그는 “시인이자 산문가인 저의 정체성이 들어간 하이브리드 작법이자 전복적인 시도”라며 “호흡과 리듬이 있는 시이지만, 여러 입양인의 다양한 서사를 가지고 글을 이어가기 때문에 소설 읽기로도 체험했으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그 여자는 왜 화가 났을까’ 궁금증을 유발한다는 점에서 분노는 때론 문제 해결의 실마리가 되기도 한다. 그는 “능동적인 분노에서 오는 생산성이 있고 변혁의 모든 시작에는 분노가 있다”며 “건강한 형태의 분노를 모색할 때 변화의 불씨가 피어날 수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윤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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