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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러진 명륜당 은행나무 이제 어쩌나… 성균관 측 “유림들 분개”

부러진 명륜당 은행나무 이제 어쩌나… 성균관 측 “유림들 분개”

류재민 기자
류재민 기자
입력 2022-07-04 18:19
업데이트 2022-07-05 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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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균관 명륜당 은행나무가 부러진 모습. 류재민 기자
성균관 명륜당 은행나무가 부러진 모습. 류재민 기자
지난 1일 지지대 교체 작업 중 부러진 천연기념물 성균관 명륜당 은행나무와 관련해 해당 업체에 행정처분이 내려질 예정이다. 성균관 측은 지난해 동삼문 파손에 이어 또 인재가 발생한 점을 안타까워하며 “유림들이 분개하고 있다”고 전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4일 “종로구에서 업체를 어떻게 할 것인지 문화재청 수리기술과와 협의해 행정처분을 내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미 부러진 나무를 어떻게 할 것인지와 관련해서도 담당 부서에서 조만간 결정할 예정이다.

은행나무는 유교를 상징하는 나무다. 공자가 은행나무 아래에서 제자들을 가르쳤다는 행단(杏檀)을 상징해 성균관과 향교에는 은행나무를 심었다. 명륜당 은행나무는 중종 14년(1519) 대사성 윤탁이 심었으며, 임진왜란 때 명륜당은 전소됐으나 은행나무는 상처 없이 멀쩡하게 살아남은 것으로 전해진다. 1962년 12월 3일에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됐다.

지난 2일 현장회의가 열렸고, 4일에는 빗물이 부러진 부분에 젖어 썩을 것을 우려해 방수조치를 취했다. 문화재청은 문화재전문위원들이 은행나무와 관련한 조치 의견을 서면으로 제출하면 종로구청과 함께 어떻게 할지 추가적으로 논의할 예정이다. 성균관 측에서는 성균관장의 추가 지시가 있기 전까지는 현장의 접근을 제한하고 있다.
명륜당 은행나무가 부러진 주변에 안전펜스를 세운 모습. 류재민 기자
명륜당 은행나무가 부러진 주변에 안전펜스를 세운 모습. 류재민 기자
성균관 관계자는 4일 “유교를 상징하는 나무로서 누가 심었는지, 왜 심었는지도 알려진 소중한 나무인데 일반 나무 대하듯 한다는 자체가 속상하다”면서 “인명피해가 없는 것은 다행이지만 유교 문화에 대한 이해나 인식이 얼마나 저조한지에 대한 인식을 보여 준다”고 말했다.

성균관은 지난해 3월에도 왕이 출입할 때 사용했던 동삼문 지붕 일부가 파손됐던 경험이 있다. 당시 사다리차가 떨어져 동삼문 지붕 가로 6.5m·세로 4.7m가 훼손됐다. 지난해에 이어 또다시 인재가 발생하다 보니 성균관 입장에서는 난처할 수밖에 없다.

성균관 관계자는 “일반적인 건물이 아니라 유교 정신이 살아있는 곳인데 지난해 사고 이후에도 개선이 안 됐다는 느낌이 든다”면서 “역사성과 상징성을 생각했어야 하는데 진심 어린 사과가 부족하지 않나 싶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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