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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내고 덜 받는’ 연금, 노인빈곤 못 막아… 보장성 강화안 찾아야[연금개혁 이제는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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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ㅣ 수정 : 2022-06-28 02:24 기획/연재 섹션 목록 확대 축소 인쇄

<상> 국민연금

작년 평균 수급액 月55만원에 그쳐
소득대체율 43%… OECD 하위권
尹정부안, 노후소득 보장 고려 없어
기금 고갈 늦추지만 공적 기능 약화

퇴직금 일부 흡수·국고 지원 늘려
‘9% 동결’ 보험료율 12%로 올리고
소득대체율 45~50%까지 높여야

윤석열 정부는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 수 있을까. 우리나라는 총 네 차례 공무원연금 등 직역연금 개혁을 했지만 공적연금의 핵심인 국민연금 개혁은 1998년, 2007년 두 차례밖에 하지 못했다. 국민의 보험료 부담이 더 느는 방향으로 개혁을 할 수밖에 없어 어떤 정치 세력도 선뜻 나서지 못했다. 정치권이 우물쭈물하는 사이 기금 소진 시기는 점점 다가오고 있다. 2018년 4차 국민연금 장기재정 추계에선 2057년 기금이 바닥날 것으로 예상됐는데, 저출산 고령화로 인해 내년에 나올 5차 재정 추계에선 기금 소진 시기가 더 앞당겨질 가능성이 크다. 개혁을 더 늦출 수 없는 상황이다. 노후 빈곤 해소와 세대 연대를 위해선 어떻게 개혁해야 할지 3회에 걸쳐 짚어 본다.

윤석열 정부의 ‘더 내고 덜 받는’ 연금개혁은 재정안정론에 초점을 맞춘 개혁 방안이다. 국민연금 재정건전성을 확보하려면 1998년 이후 동결된 보험료율(9%)을 올리거나 소득대체율(생애소득 대비 연금 수급액)을 낮춰야 한다. 더 내고 덜 받는 국민연금 개혁은 이 두 가지를 모두 하겠다는 것이다. 연금의 핵심 기능인 노후소득 보장에 대한 고려가 없다는 점에서 재정안정 프레임에 갇힌 협소한 개혁안이란 지적이 나온다.

김연명 중앙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27일 “국민연금 소득대체율을 더 인하하면 공적연금의 기능이 지금보다 약화된다”며 “그러면 중산층 대부분이 소득보장 기능을 제대로 못 하는 사적연금으로 몰려갈 테고 결국 노인에게 삶은 지옥이 될 것”이라고 어두운 전망을 내놨다.

소득대체율은 일하며 연금보험료를 내던 시기의 소득을 은퇴 후 연금액이 얼마나 대체할 수 있는지를 보여 주는 비율이다. 연금의 소득대체율이 지나치게 낮으면 은퇴 후 노인들이 빈곤해지는 것을 막을 수 없다. 그럼에도 소득대체율을 낮춰 기금 고갈 시기를 늦출 것인가, 소득대체율을 올려 공적연금의 노후소득 보장 기능을 강화할 것인가가 연금 개혁의 핵심 논점이다. 윤석열 정부는 일단 전자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공적연금 보장성 강화를 주장하는 쪽에선 국민연금의 존재 이유가 노후소득 보장이기 때문에 초점을 노후소득 보장에 둬야 한다고 말한다. 노후소득 보장 수준이 충분하지 않다면 재정안전성을 지키는 의미도 퇴색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현재 연금의 노후소득 보장 수준은 충분할까. 지난해 12월 기준 평균 노령연금 급여액은 약 55만원이다. 수급자 절반 이상이 40만원 이하를 받고 있다. 우리나라의 국민연금 소득대체율은 도입 당시 70%였지만 1998년 연금개혁을 거쳐 60%로 인하됐고, 2007년 연금 개혁으로 2008년 50%까지 떨어졌으며 이후 2028년까지 매년 0.5% 포인트씩 낮아져 40%로 떨어지도록 설계됐다. 올해 기준 소득대체율은 43%다.

이 소득대체율 또한 현실적이지 않다. 가입 기간 40년을 기준으로 한 명목 소득대체율이어서다. 가입 기간 40년 달성이 어려운 가입자 대다수는 실질적인 소득대체율이 이보다 낮다. 국민연금 4차 재정 추계에 따르면 2050년 신규 연금 수급자의 평균 가입 기간은 23.3년, 2060년 수급자는 27.3년에 불과하다. 또한 2019년 경제사회노동위원회의 ‘국민연금개혁과 노후소득보장 특별위원회 활동보고서’를 보면 노령연금 신규 수급자의 실질 소득대체율 예측치는 2030년 23.2%, 2050년 22.3%다. 2007년 연금 개혁에서 단행한 소득대체율 인하 효과가 시차를 두고 나타나면서 현세대보다 가입 기간이 긴데도 실질 소득대체율이 하락하는 것이다.

다른 나라와 비교해도 한국의 소득대체율은 평균 이하다. 시민단체인 ‘공적연금강화국민행동’은 최근 발간한 이슈페이퍼에서 국민연금과 미국·프랑스 등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 12개국의 공적연금 소득대체율을 비교한 결과 2021년 기준 국민연금의 소득대체율이 12개국 평균보다 낮았다고 밝혔다. 저임금 가입자의 소득대체율은 43.1%로 OECD 평균 55.8%보다 낮았고, 특히 고소득 가입자의 소득대체율은 18.6%로 OECD 평균(34.4%)보다 많이 낮았다.

정세은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는 지난 10일 열린 한국사회복지정책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가입 기간 40년을 다 채운 은퇴자의 소득대체율이 낮다면 가입 기간이 짧은 다른 노동자들의 실질 소득대체율은 더욱 낮을 수밖에 없다”며 “국민연금의 우선 과제는 소득대체율을 올리는 것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득대체율 상향 수준으론 45~50%가 거론된다. 주은선 경기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2028년까지 40%로 인하될 기준 소득대체율을 45%로 되돌려야 평균 소득자의 실질 소득대체율이 30%대에 근접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50% 수준까진 소득대체율을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제는 재정이다. 전문가들은 보험료율을 현재 9%에서 12%까진 올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현행 보험료율을 유지하면 소득대체율을 40%에 그대로 두더라도 국민연금 재정이 급속히 악화한다. 문재인 정부도 보험료율을 12~13%까지 올리는 방안을 제시했지만 국민 여론을 의식해 이에 대한 추진을 접었다.

저항을 최소화하려면 기금고갈론, 미래세대 부담론 등으로 사회적 갈등을 자극할 게 아니라 고령화와 노후보장 문제에 사회 전체가 공동으로 대응하는 연대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인상폭만큼 중요한 게 인상 속도다. 보험료를 가급적 빨리 단번에 인상할 수도 있고, 매년 조금씩 단계적으로 올릴 수도 있다. 문재인 정부가 제시했던 국민연금 개혁 사지선다형 중 3안이 5년마다 1%씩 인상하는 방안이었고, 2019년 사회적 합의 기구인 경사노위가 채택한 다수안은 보험료율을 매년 0.3%씩 10년에 걸쳐 올려 12%로 만드는 방안이었다.

부족한 재원 충당 방법으론 국고 투입 등이 거론된다. 오종헌 공적연금강화국민행동 사무국장은 “1998년 이후 보험료율을 올린 적이 단 한 번도 없는데, 예를 들어 갑자기 18%까지 확 올릴 수는 없다”며 “실천 가능한 수준에서 올려 보고, 부족한 재원은 국고를 투입해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 교수도 “보험료 수입만으로 재정 균형을 달성하겠다는 해법은 기금을 과도하게 적립시켜 총수요 위축과 금융 혼란을 낳을 수 있다”면서 “국고 지원이 이뤄진다면 기금을 많이 쌓을 필요 없이 보험료와 조세를 적정한 비율로 투입하면 된다”고 말했다. 그는 “부양인구가 과도하게 많아지는 새로운 환경에서 국고 지원 없이 보험료 수입과 기금 축적을 통해서만 국민연금 재정 균형을 확보하려는 프레임이 해법을 찾는 데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퇴직금 제도를 다시 국민연금으로 통합해 소득대체율을 올리자는 주장도 나온다. 현재 임금의 8.3%를 적립해 퇴직연금을 지급하고 있는데 이 중 일부를 국민연금으로 가져오자는 것이다. 1998년 연금개혁 이전에는 국민연금 보험료 9%를 사용자와 노동자, 퇴직금 전환금에서 각각 3%씩 부담하는 구조였다. 즉 민간기업이 운영하던 퇴직금 제도가 공적연금에 통합된 형태였던 것이다. 그러나 1998년 법 개정으로 퇴직금 전환금의 국민연금 보험료 이전이 폐지되고, 사용자와 노동자가 부담해야 하는 보험료가 각각 1.5% 포인트씩 인상됐다. 김 교수는 “분리된 퇴직금 제도를 다시 국민연금으로 통합해 소득대체율을 높이는 과감한 개혁이 필요하다”며 “민간 금융업에서 반대해 쉽지는 않겠지만 이것이 남은 유일한 대안”이라고 강조했다.

이현정 기자
김주연 기자
2022-06-28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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