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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보] “디폴트? 근거 없어” 러, 디폴트 선언 거부

[속보] “디폴트? 근거 없어” 러, 디폴트 선언 거부

강주리 기자
강주리 기자
입력 2022-06-27 21:16
업데이트 2022-06-27 2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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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크렘린궁 대변인 “디폴트 주장은 완전히 잘못된 주장”

러, 외화 국채 이자 1300억 지급 못해 디폴트
러 디폴트, 볼셰비키 혁명 이후 100년 만  
G7 ‘러 금 수입금지’ 추진엔 “시장 옮기면 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AFP 뉴스1 DB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AFP 뉴스1 DB
지난 2월 우크라이나를 무력 침공해 수많은 인명 피해를 낳고 국제사회로부터 경제 제재를 받고 있는 러시아가 외화 표시 국채에 대한 채무불이행(디폴트)에 빠졌지만, 크렘린궁은 “근거가 없다”며 디폴트 선언을 거부했다.

러 재무 “서방, 러에 ‘디폴트’ 꼬리표
붙이려 해… 이 상황 우스꽝스러워”

27일(현지시간) 로이터,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에게 “이 상황을 디폴트라 부를 근거가 없다”면서 “디폴트 관련한 주장은 완전히 잘못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러시아는 5월 만기 채권의 이자를 지급했다며, 서방의 제재로 개별 투자자에게 이자 대금이 입금되지 않은 것을 두고서는 “우리 문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는 국제예탁결제회사인 유로클리어에 달러와 유로로 이자 대금을 보내 상환 의무를 다했지만, 서방의 제재로 개별 투자자에게 입금이 되지 않은 상황을 일컫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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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폴트’ 위기 봉착한 러시아
‘디폴트’ 위기 봉착한 러시아 러시아의 디폴트(채무불이행)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15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루블화를 정리하고 있다.
오는 16일 러시아는 달러화 표시 국채 2개에 대해 1억1700만달러 상당의 이자를 지급해야 한다. 지급하지 않으면 30일의 유예기간을 거쳐 디폴트에 빠진다.
2022.3.15 뉴스1
러시아는 전날까지 갚아야 할 외화 국채의 이자 1억 달러(약 1300억원)를 투자자들에게 지급하지 못했다. 당초 만기일은 지난달 27일이었지만 30일간의 지급 유예기간이 설정돼 이날 공식적으로 디폴트가 성립됐다. 러시아의 디폴트는 볼셰비키 혁명 이후 100여년 만이다.

러시아 혁명 주도 세력인 볼셰비키는 차르(황제) 체제의 부채를 인정할 수 없다며 1918년 외채 상환을 거부했었다.

안톤 실루아노프 러시아 재무장관은 이날 “서방이 러시아에 ‘디폴트’라는 꼬리표를 붙이기 위해 인위적인 장벽을 만들었다”면서 “이 상황이 우스꽝스럽다”고 비판했다.

러시아는 지난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서명한 법령에 따라 채권 보유자들에게 루블화를 지급하는 계획을 성문화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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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100여년 만에 외채 ‘디폴트’
러시아, 100여년 만에 외채 ‘디폴트’ 27일 오후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루블화를 정리하고 있다.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러시아는 27일까지 두 개의 외화 표시 국채에 대한 이자를 지급하지 못했다.
달러와 유로로 지급돼야 할 이자액은 약 1억달러(약 1천300억원) 규모로, 당초 만기일은 지난달 27일이었지만 30일간의 지급 유예기간이 설정돼 이날 공식적으로 디폴트(채무 불이행)가 성립됐다. 2022.6.27 연합뉴스
G7, 러시아산 금 수입 금지 조치
발표 예정에도 푸틴 여유만만 

페스코프 대변인은 주요 7개국(G7) 정상들이 러시아의 금 수입을 금지하는 등 추가 제재를 추진하는 것에 대해서도 시장을 옮기면 된다는 취지로 여유로운 모습을 보였다.

그는 “한 시장이 불법적인 결정으로 매력을 잃게 된다면, 이들 상품은 수요가 더 많고 더 편안하고 더 합법적인 경제 체제가 있는 곳으로 방향을 틀 것”이라고 말했다고 스푸트니크 통신이 보도했다.

G7 국가는 독일에서 개최하고 있는 G7 정상회의에서 러시아산 금 수입을 금지하는 조치를 발표할 예정이다.

“러 디폴트, 시장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
한편 투자 분석가들은 이번 디폴트가 세계 금융 시장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한다.

러시아는 1998년 여름 루블화 표시 채권에 대해 모라토리엄(채무 지급 유예)을 선언한 적이 있다. 당시에는 미국의 금융 및 은행 시스템 전반을 뒤흔들 우려가 있었다.

러시아 루블화 채권을 기반으로 한 차익 거래로 많은 돈을 번 미국의 대형 헤지펀드사 롱텀 캐피털 매니지먼트가 무너졌고, 이에 미 정부는 세계 금융위기로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 구제금융을 제공해야 했다.
블라디미르 푸틴(왼쪽) 러시아 대통령이 나치 독일의 옛 소련 침공 81주년을 맞은 지난 22일(현지시간) 모스크바 ‘무명용사의 묘’ 헌화 행사에 참석해 세르게이 쇼이구(오른쪽) 국방장관과 대화하고 있다. 2022.6.22 AP 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왼쪽) 러시아 대통령이 나치 독일의 옛 소련 침공 81주년을 맞은 지난 22일(현지시간) 모스크바 ‘무명용사의 묘’ 헌화 행사에 참석해 세르게이 쇼이구(오른쪽) 국방장관과 대화하고 있다. 2022.6.22 AP 연합뉴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은 당시와는 다르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다.

신흥시장 채권에 투자하는 펀드 등 채권 보유자는 이번 디폴트로 심각한 손실을 볼 수 있지만, 러시아가 신흥시장 채권지수에서 차지하는 비중 자체가 미미하기 때문이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도 이번 디폴트에 대해 “전쟁 자체가 인간의 고통과 전 세계 식량·에너지 가격 상승 측면에서 파괴적인 결과를 낳고 있지만, 국채 디폴트는 (이런 문제들과) 시스템적으로 연관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미국 온라인매체 악시오스는 “이번 디폴트는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시행된 경제 제재가 낳은 예측 가능한 결과”라면서 “디폴트는 러시아의 국제적 위상과 붕괴하는 경제를 반영하며, 1918년 이후 첫 번째 외채 디폴트라는 상징성이 가장 주목된다”고 논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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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격에 살아 남았지만 남은 건 폐허 뿐
폭격에 살아 남았지만 남은 건 폐허 뿐 10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의 수도 키이우의 북쪽 외곽의 폭격 피해 아파트에서 한 주민이 완전히 파괴된 건물 앞에 서 있다. 이 아파트는 지난 3월 14일 러시아군의 폭격으로 극심한 피해를 본 곳으로 사상자가 다수 발생한 곳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공격이 동남부 돈바스 지역에 집중되면서 전쟁을 피해 키이우를 떠났던 시민들이 집으로 돌아오고 있지만, 폭격 피해지역의 주민들은 부서진 집에서 쓸 수 있는 가재도구만 수습하고 있다. 2022.6.11 연합뉴스
러 상대로 소송 벌일 순 있지만 전쟁 변수


다만 이번 디폴트는 서방의 금융제재 일환으로 러시아의 외채 이자 지급 통로를 막은 데 따른 것인 만큼 향후 문제 해결이 복잡해질 수는 있다.

러시아는 석유와 가스 판매로 얻은 막대한 자금이 있어 외채를 갚지 못할 상황이 아니고, 국제예탁결제회사인 유로클리어에 이자 대금을 달러와 유로화로 보내 상환 의무를 완료했다. 제재 때문에 개별 투자자에게 입금이 안 될 뿐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채권 보유자의 25%가 ‘즉시 상환’을 요구하면 러시아 정부와 채무 이행 소송을 벌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소송 제기 시한은 3년이다. 러시아가 채권을 발행하면서 이례적으로 분쟁 관할지를 정해놓지 않아 미국이나 영국 법원에서 소송이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고 이 매체는 덧붙였다.

그러나 ABC 방송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언제 끝날지, 채무 불이행 채권의 가치가 얼마나 될지 아무도 모르는 상황에서 채권자들이 소송에 돌입하기도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소녀는 끝내
소녀는 끝내 구급대원인 올렉산드르 코노발로프가 27일 일요일 우크라이나 동부 마리우폴 시립병원에 도착한 뒤 주택가에서 러시아군의 포격으로 다친 소녀에게 심폐소생술을 시행하고 있다. 소녀의 아버지가 간절히 기도했지만 소녀는 끝내 목숨을 잃었다. AP 연합뉴스 2022.2.27
우크라이나군과 러시아군이 치열한 전투를 벌이고 있는 우크라이나 동부 루한시크주의 요충지 세베로도네츠크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2022.05.30 AFP 연합뉴스
우크라이나군과 러시아군이 치열한 전투를 벌이고 있는 우크라이나 동부 루한시크주의 요충지 세베로도네츠크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2022.05.30 AFP 연합뉴스
강주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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