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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걱정 더니 미래 꿈꾸게 됐어요”...삼성 직원 기부처 1위는 ‘보호종료 청소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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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ㅣ 수정 : 2022-06-26 19:54 기업·산업 섹션 목록 확대 축소 인쇄

보호종료 청소년 홀로서기 둥지 된 삼성 희망디딤돌
매달 삼성전자 임직원 기부 가장 많이 몰려
11월 목포·순천 이어 내년 충북에도 첫 센터 건립
7월엔 임직원 30명, 미래 준비 돕는 멘토로 활약

삼성 희망디딤돌은 2016년부터 현재까지 의지할 곳 없이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보호종료 청소년 1만여명에게 삶터와 교육을 제공하며 자립을 돕고 있다. 지난 2월 광주 센터에 입주한 정민지씨는 가져온 개인 물품을 정리하며 홀로서기를 시작했다. 삼성전자 제공

▲ 삼성 희망디딤돌은 2016년부터 현재까지 의지할 곳 없이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보호종료 청소년 1만여명에게 삶터와 교육을 제공하며 자립을 돕고 있다. 지난 2월 광주 센터에 입주한 정민지씨는 가져온 개인 물품을 정리하며 홀로서기를 시작했다.
삼성전자 제공

“남들과 출발선이 다르니 결과도 다를 거라 체념만 했어요. 하지만 가장 컸던 ‘집 걱정’을 덜고 나니 미래를 계획하고 준비할 수 있게 됐어요. 진짜 세상으로 나갈 땐 지금보다 더 단단한 사람이 돼 보려고요.”

열 살이 채 되기 전부터 광주의 보육시설에서 자라 온 김지훈(21·가명)씨는 올해 원예학을 전공하는 대학 새내기가 됐다. 재수를 하던 지난해까지는 시설에서 지냈지만 대학생이 돼 자립을 하려고 보니 천정부지 오르는 집값 및 기숙사비 부담에 그만 막막해지고 말았다.

그러던 차 만 18세(지난 22일부터 만 24세로 연장)면 보육시설에서 나와야 하는 보호종료 청소년들에게 ‘살 터’를 제공하는 삼성 희망디딤돌 센터를 알게 됐다. 지난 2월 광주 센터에서 6평(약 19.8㎡)짜리 방 한 칸을 오롯이 누리게 된 그는 “아침에 눈을 뜨면 잘 왔다는 생각부터 든다”고 말했다.
김지훈씨가 삼성 희망디딤돌 광주 센터에 마련된 자신의 방 책상에서 공부를 하며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 김지훈씨가 삼성 희망디딤돌 광주 센터에 마련된 자신의 방 책상에서 공부를 하며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매일 새벽 5시 50분에 일어나 밤 10시에 자는 습관을 들인 그는 원예학과 22학번 신입생인데 벌써 종자기능사, 조경기능사 자격증을 따 뒀다. 졸업하면 직접 농장을 일구고 싶어 최근엔 일본어 공부도 시작했다. 일본에서 새로운 농업 기술을 배울 수 있겠다는 생각에서다. 보통 청년이라면 가정에서 자연스럽게 배웠을 재활용 쓰레기 버리는 법, 생활비 알뜰하게 쓰는 법 등은 이제야 ‘센터 선생님’에게 차근차근 배워 나가고 있다.

김씨는 “‘필요한 경험이라면 뭐든 해 보자고 아침마다 결심한다”며 “센터를 나가는 2년 뒤에는 ‘노력하면 된다’는 말을 몸으로 보여 주고 싶다”며 강한 자립 의지를 보였다.
삼성 희망디딤돌 센터를 경험한 보호종료 청소년들은 원룸에 세탁기, 냉장고, TV, 밥솥, 전자레인지 등이 두루 갖춰져 있어 “몸만 오면 된다”고 말한다. 사진은 경기 화성에 자리한 경기 센터 안의 방 내부 모습. 삼성전자 제공

▲ 삼성 희망디딤돌 센터를 경험한 보호종료 청소년들은 원룸에 세탁기, 냉장고, TV, 밥솥, 전자레인지 등이 두루 갖춰져 있어 “몸만 오면 된다”고 말한다. 사진은 경기 화성에 자리한 경기 센터 안의 방 내부 모습.
삼성전자 제공

생활복지학과 1학년 정민지(20·가명)씨도 올 초 바닥 모를 좌절감을 느껴야 했다. 영아 때부터 전북의 한 보육원에서 길러진 그는 “갑자기 혼자 살아야 한다는 것도 받아들이기 힘든데 살 집까지 직접 구해야 한다니 더 막막했다. 세상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두려움이 컸다”고 했다.

그가 출구를 찾을 수 있었던 건 삼성 희망디딤돌 덕이다. 지난 2월 말 광주 센터에서 처음 세탁기, 냉장고, 밥솥, TV 등이 갖춰진 나만의 방을 갖게 된 그는 “다른 곳에 갔으면 월세 내느라 저축도 못 했을 텐데 시작을 여기서 할 수 있게 돼 다행”이라며 말갛게 웃었다. 가난과 마음의 병 때문에 병원에 가지 못하는 사람들을 돕는 의료 사회복지사가 되고 싶다는 꿈도 희망디딤돌에서 알차게 영글고 있다.

부모도 집도 없이 맨몸으로 사회에 내던져지는 보호종료 청소년들이 첫걸음을 뗄 때 터전이 돼 주는 삼성 희망디딤돌은 삼성전자 임직원이 십시일반 모은 기부금에서 싹을 틔웠다. 삼성전자 임직원들이 2013년 ‘삼성 신경영 선언’ 20주년을 맞아 받은 특별격려금의 10%를 기부하며 아이디어를 낸 것이 지금의 보호종료 청소년을 위한 자립 준비 프로그램인 삼성 희망디딤돌로 열매를 맺었다.

삼성은 당시 모은 직원들의 기부금 250억원에 2019년 회사가 250억원을 보태 2016년부터 현재까지 전국 10개 지역에 13개 센터를 퍼뜨렸다. 오는 11월에는 전남 최초 센터 2곳(목포·순천)의 문을 여는 데 이어 내년에는 충북에도 처음으로 보호종료 청소년을 품을 둥지를 만들 예정이다.

삼성은 올해부터 회사의 사회공헌 대표 프로그램 5개 가운데 자신이 원하는 프로그램을 직접 선택해 기부할 수 있게 했는데 희망디딤돌은 매달 삼성전자 임직원들의 기부처 ‘1위’를 꿰차고 있다.

삼성 관계자는 “아이를 둔 직원들은 부모의 마음으로 자립 준비 청년들이 시설에서 나온 뒤 마주하게 될 현실적인 어려움에 크게 공감하고 있다”며 “이에 이들의 자립에 실질적인 보탬이 됐으면 하는 바람에 희망디딤돌을 기부처로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삼성은 앞으로도 보호종료 청소년들의 수요가 많은 지역에 센터 건립을 이어 간다. 다음달부터는 삼성전자 임직원 멘토 30여명도 이들의 미래 준비를 도울 멘토단으로 활약한다.

정서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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