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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빨간 도장은 가라···SNS 물들인 각양각색 투표 인증샷

평범한 빨간 도장은 가라···SNS 물들인 각양각색 투표 인증샷

곽소영 기자
곽소영, 최영권 기자
입력 2022-06-01 18:15
업데이트 2022-06-01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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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에 개성 가득 투표 인증샷 열풍
투표 가는 길에 쓰레기 줍는 ‘플로깅’
좋아하는 인형·직접 그린 그림도 활용
저조한 투표율 독려하고 정치색 암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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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파구 장지동에서 1일 투표를 진행한 강한솔씨는 투표소에서 집으로 오는 길에 주운 쓰레기로 투표 인증샷을 대신했다. 지난 대선부터 기후 위기를 알리고 환경 보호를 촉구하기 위해 쓰레기를 주워온 강씨의 인증샷을 보고 이웃과 네티즌들은 ‘플로깅(조깅하며 쓰레기를 줍는 행동) 인증샷’에 동참하겠다는 뜻을 밝혀왔다. 강한솔씨 제공
송파구 장지동에서 1일 투표를 진행한 강한솔씨는 투표소에서 집으로 오는 길에 주운 쓰레기로 투표 인증샷을 대신했다. 지난 대선부터 기후 위기를 알리고 환경 보호를 촉구하기 위해 쓰레기를 주워온 강씨의 인증샷을 보고 이웃과 네티즌들은 ‘플로깅(조깅하며 쓰레기를 줍는 행동) 인증샷’에 동참하겠다는 뜻을 밝혀왔다.
강한솔씨 제공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일인 1일 온라인상에는 저마다의 메시지를 담은 시민들의 이채로운 투표 인증샷이 올라왔다.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사전투표율과 달리 시시각각 뜨는 본투표율이 예상보다 저조하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투표를 독려하는 글이 속속 게시됐다.

서울 송파구 장지동에서 투표를 마친 직장인 강한솔(34)씨는 SNS 계정에 투표소 주변 쓰레기를 주워 온 인증샷(사진)을 올렸다. 평소에도 ‘플로깅’(조깅을 하면서 쓰레기를 줍는 행동) 활동을 하는 강씨는 “빨간색 기표 도장이 찍힌 인증샷은 많이 올라올 테니 저는 여기에 쓰레기 사진을 올려 사람들이 기후위기 문제를 생각해 주길 바랐다”면서 “후보들의 공약집을 꼼꼼히 살펴봤는데 기후위기 관련 공약이나 정책이 많지가 않아 아쉬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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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화(왼쪽)씨는 자신이 좋아하는 연극 ‘더 헬멧’의 대사가 지금 투표를 하는 시대상에 꼭 맞다고 생각해 연극 대사를 활용한 투표 인증샷을 올렸다. SNS로 캐릭터 펭수의 팬계정을 운영하는 유권자 펭타샤(계정)씨는 펭수 인형을 활용해 투표 인증샷을 올렸다. 김현화·펭타샤씨 제공
김현화(왼쪽)씨는 자신이 좋아하는 연극 ‘더 헬멧’의 대사가 지금 투표를 하는 시대상에 꼭 맞다고 생각해 연극 대사를 활용한 투표 인증샷을 올렸다. SNS로 캐릭터 펭수의 팬계정을 운영하는 유권자 펭타샤(계정)씨는 펭수 인형을 활용해 투표 인증샷을 올렸다.
김현화·펭타샤씨 제공
대학생 김현화(23)씨는 SNS에 투표 확인증과 함께 ‘우리에겐, 가장 어두운 시대에조차 어떤 등불을 기대할 권리가 있다’는 글귀가 담긴 엽서를 올렸다. 김씨는 “정치철학자 해나 아렌트가 한 말인데 연극 ‘더 헬멧’에도 나와 가져와 봤다”면서 “정권이 바뀌었어도 우리한테는 희망을 기대할 권리가 있다는 마음으로 올렸다”고 말했다.

경기 남양주시 은솔초에서 투표를 마친 한 펭수 팬계정 운영자는 “펭수는 제가 좋아하는 캐릭터여서 투표할 때마다 항상 데리고 다닌다”며 “아직 열 살이라 투표는 못 하지만 같이 데리고 다니면서 민주주의에 대한 간접 경험을 시켜 주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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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광주시에서 1일 투표를 한 혼또 작가는 자신이 키우는 반려견인 ‘신선해’와 ‘신기해’를 캐릭터화 해 챙겨갔다. 그림에 투표 인증샷을 찍어 차별화하기 위해서다. 혼또 작가 제공
경기 광주시에서 1일 투표를 한 혼또 작가는 자신이 키우는 반려견인 ‘신선해’와 ‘신기해’를 캐릭터화 해 챙겨갔다. 그림에 투표 인증샷을 찍어 차별화하기 위해서다.
혼또 작가 제공
경기 광주시에서 미술학원 강사로 일하는 혼또(26·작가명)씨는 키우는 반려견을 그림으로 그려 투표 인증샷에 활용했다. 혼또씨는 “평범한 인증샷을 찍는 것보다 미술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살리고 반려견 자랑도 할 수 있는 귀여운 인증샷이 더 인상적일 것 같았다”며 “학원에서 일하는 만큼 미래 인재인 아이들의 교육을 책임져야 할 교육감 공약을 중점적으로 봤다”고 말했다.

자신의 손으로 직접 교육감을 뽑은 고3 학생들도 SNS에 ‘첫투표’라는 해시태그(#)를 달고 투표 인증을 했다. 만 18세 요건이 충족되지 않아 한 표를 행사하지 못한 고3 학생들의 “생일이 지나지 않아 투표를 못 했다”는 아쉬움이 섞인 게시글도 눈에 띄었다.

덤으로 생긴 ‘노는 날’을 즐기려는 유권자가 나들이를 가면서 투표율이 4년 전보다 저조한 것으로 나타나자 “주변에 투표를 권해 달라”, “기권을 기권해야 한다”는 SNS 글도 올라왔다.

일부 유권자는 “2번에도 2번”이라는 해시태그를 달거나 엄지손가락으로 숫자 1을 가리킨 뒤 “코발트블루 입기 딱 좋은 날씨”라는 글을 남겼다.
곽소영·최영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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