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페이지

“소음·공간 한꺼번에 잡았더니… 출시 오래된 차도 비싼 값에 팔려요”

“소음·공간 한꺼번에 잡았더니… 출시 오래된 차도 비싼 값에 팔려요”

명희진 기자
명희진 기자
입력 2022-05-29 20:38
업데이트 2022-05-30 09:11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르노코리아 ‘QM6 LPe’ 인기

연료통을 스페어 타이어 자리에
타이어 모양과 비슷 ‘도넛 탱크’로
트렁크 공간, 전보다 40% 넓어져
소음·진동 승객석 전달 없게 설계
LPG차 편견 극복 경쟁력 상승

이미지 확대
국내 유일의 액화석유가스(LPG) 기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르노코리아자동차의 QM6 LPe 외관. 2019년 6월 출시된 이후 2년 만에 누적 출고 대수 6만대를 돌파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르노코리아 제공
국내 유일의 액화석유가스(LPG) 기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르노코리아자동차의 QM6 LPe 외관. 2019년 6월 출시된 이후 2년 만에 누적 출고 대수 6만대를 돌파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르노코리아 제공
“큰일 났다. 이건 정말 돈 아끼면 망하는 프로젝트다 싶었죠.”

지난 24일 경기 용인 르노테크놀로지코리아에서 만난 김명환 르노코리아 수석연구원은 QM6 LPe 차량에 실린 도넛 모양의 액화석유가스(LPG) 연료통을 가리키며 “참고할 차도 없고 국내 최초 개발이다 보니 공장을 비롯해 회사 직원들의 과한(?) 협조가 필요했다”면서 “(르노코리아는) 불나방처럼 뛰어들어서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면이 장점”이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QM6 LPe는 국내 유일의 LPG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다. 언뜻 보면 일반 모델과 다를 바 없어 보이지만 트렁크 공간 위로 툭 튀어나와 있던 연료통을 스페어 타이어 공간으로 집어넣어 운전자 시야에서 없앴다. 연료통은 타이어 모양과 비슷한 도넛 모양이 됐고 자연스럽게 ‘도넛 탱크’라는 이름이 붙었다.

2019년 LPG차 규제 완화에 앞서 2015년 SM7 LPe에 처음 적용됐던 도넛 탱크는 당시 LPG 차량의 주요 고객인 1~3등급 장애인에게 호평을 받았다. 종전의 원통형 LPG 차량은 연료통이 트렁크 공간 일부를 차지하다 보니 휠체어를 실을 공간조차 나오지 않았던 터다. 도넛 탱크는 종전보다 40% 넓은 트렁크 공간을 제공하며 주목받았다.

3년간 적잖은 개발비가 투입된 도넛 탱크는 2019년 르노코리아의 SUV 브랜드 QM6에 적용되며 제대로 빛을 발했다. 규제 완화로 장애인이나 국가유공자 외에도 LPG 차량을 살 수 있게 되면서다.

최근에는 연식이 오래돼도 오히려 비싼 값에 팔리는 역주행 현상까지 만들어 내고 있다. 저렴한 유지비에 높은 가격 경쟁력은 물론 공간과 소음을 동시에 잡아낸 실용성으로 소비자들의 ‘가심비’(가격 대비 심리적 만족도)를 만족시키고 있다는 평가다.
이미지 확대
QM6 LPe에 적용된 ‘도넛 탱크’. LPG 연료통을 스페어 타이어 보관 공간으로 옮겨 종전의 LPG 차량 대비 40% 넓은 적재 공간을 확보했다. 르노코리아 제공
QM6 LPe에 적용된 ‘도넛 탱크’. LPG 연료통을 스페어 타이어 보관 공간으로 옮겨 종전의 LPG 차량 대비 40% 넓은 적재 공간을 확보했다.
르노코리아 제공
●2020년식 중고차 연초보다 14만원 쑥

실제 지난해 QM6(3만 7747대) 전체 판매 물량 가운데 LPe 모델이 차지하는 비중은 62.9%에 달했다. LPe의 시그니처 2WD(후륜구동) 2020년식 모델의 중고차 시세도 올 초 대비 지난 3월 약 14만원이 오르는 등 인기다.

QM6 LPe의 인기 비결로는 도넛 탱크 적용으로 확보한 넓은 적재 공간은 물론 특유의 ‘정숙성’이 꼽힌다. 르노코리아는 QM6 LPe를 개발할 때 소음 저감(NVH)에 특별히 공을 들였다. 탑승 공간과 밀접한 트렁크에 도넛 탱크가 위치하게 되는 만큼 소음과 진동이 바닥면을 타고 승객석에 이어지지 않도록 신경 썼다는 설명이다.

트렁크 하부 바닥면과 맞닿지 않도록 도넛 탱크를 떠받치는 4개의 다리는 이렇게 탄생했다. 여기에 일반 SUV보다 두꺼운 4중 차단벽을 고안해 이른바 ‘거주공간’ 안으로 들어오는 탱크의 소음을 막는 데 성공했다. 소음 유입 가능성이 있는 부분은 모두 찾아내 흡차음재를 집어넣었다.
이미지 확대
임철운 르노코리아 수석연구원(팀장)
임철운 르노코리아 수석연구원(팀장)
임철운 수석연구원(팀장)은 “QM6 LPe가 LPG 차량에 대한 편견을 깨는 데 크게 일조를 한 것 같다”며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어 보였다. 그동안 LPG 차량은 가솔린 차량에 비해 진동이나 소음이 크고 힘이 부족해 저가형 영업용 차량이라는 편견에 시달렸다.

●기아도 모방… 하반기 LPG SUV 출시

국내 LPG차 수요는 앞으로도 커질 전망이다. 가솔린·디젤에 비해 친환경적인 연료로 꼽히는 데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로 고유가 행진이 이어지면서 유지비가 저렴한 LPG차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현재 LPG는 휘발유보다 ℓ당 800원 이상 가격이 저렴하다.

뒤늦게 기아도 올해 하반기 자사 인기 SUV 브랜드 스포티지의 LPG 모델을 선보일 예정이다. QM6 LPe가 유일했던 국내 LPG SUV 시장에 경쟁 차종이 등장하는 셈이다. 르노코리아와 비슷한 도넛 모양의 연료통을 채택했다는 소문이다. 관련 질문에 임 수석연구원은 “수십·수백만㎞를 타면서 고객들이 몸소 QM6 LPe의 경쟁력을 체험했다”면서 “어떤 후발주자가 나와도 밀리지 않을 자신이 있다”고 답했다.
명희진 기자
2022-05-30 20면

많이 본 뉴스

  • 4.10 총선
저출생 왜 점점 심해질까?
저출생 문제가 시간이 갈수록 심화하고 있습니다. ‘인구 소멸’이라는 우려까지 나옵니다. 저출생이 심화하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자녀 양육 경제적 부담과 지원 부족
취업·고용 불안정 등 소득 불안
집값 등 과도한 주거 비용
출산·육아 등 여성의 경력단절
기타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