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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투기 몰던 60대 러 퇴역 장성 사망…13번째 장성급 사망자”

“전투기 몰던 60대 러 퇴역 장성 사망…13번째 장성급 사망자”

손지민 기자
입력 2022-05-25 17:07
업데이트 2022-05-25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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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추락사고로 퇴역
63세 나이로 다시 조종석에

러시아 공군의 미그29 전투기 편대가 오는 9일(이하 현지시간) 77주년 2차 세계대전 전승절 퍼레이드를 앞두고 지난 4일 리허설 도중 수도 모스크바의 붉은 광장 상공을 우크라이나 침공 작전의 상징인 Z자 대형으로 날고 있다. 모스크바 AFP 연합뉴스
러시아 공군의 미그29 전투기 편대가 오는 9일(이하 현지시간) 77주년 2차 세계대전 전승절 퍼레이드를 앞두고 지난 4일 리허설 도중 수도 모스크바의 붉은 광장 상공을 우크라이나 침공 작전의 상징인 Z자 대형으로 날고 있다.
모스크바 AFP 연합뉴스
약 10년 전 추락 사고를 내고 은퇴한 러시아군 퇴역 장성 출신 전투기 조종사가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했다가 작전 중 휴대용 대공미사일에 피격돼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24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와 더타임스 등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군 공수부대원들은 지난 22일 우크라이나 동부 루한스크주에서 러시아군 소속 Su-25 공격기를 격추했다.

이 군용기는 피격 직후 공중에서 폭발하는 바람에 조종사는 현장에서 즉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러시아군 조종사들이 사용하는 텔레그램 채널에선 사망한 조종사가 약 10년 전 퇴역한 공군 장성인 카나마트 보타셰프(63) 전 소장이라는 글이 올라왔다.

사실이라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숨진 러시아군 장성급 인사 가운데 13번째로 러시아군 전투기 조종사 사망자 중에서도 최고 계급이 된다.

보타셰프는 현역 시절 허가 없이 전투기를 조종하는 등 무모한 행동으로 악명이 높았다.

1959년생으로 예이스크 고등군사항공학교에서 전폭기 조종사 자격증을 획득한 보타셰프는 꾸준히 승진해 카렐리아 베소베츠 항공기지의 러시아 공군 연대 지휘관이 됐지만 2012년 Su-27 전투기의 복좌형 모델을 무자격으로 몰다가 추락시키는 사고를 내고 군복을 벗었다.

당시 그는 지인이 근무하는 군사기지를 방문해 해당 전투기에 타게 해달라고 졸랐고, 비행 중 조종간을 넘겨받고는 곡예비행을 시도하다가 실속을 일으켰다. 보타셰프 등은 간신히 탈출했지만 전투기는 그대로 추락했다.

보타셰프는 이 사건으로 군사재판에 회부됐다. 그는 한 해 전에도 Su-34 전폭기를 허가 없이 조종하다 적발돼 비행금지 명령이 내려진 상황에서 이런 일을 저질렀던 까닭에 유죄가 인정돼 퇴역했다.

이후 보타셰프는 러시아군 간부후보생을 교육하는 국영 기관에서 활동하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자 고령의 몸을 이끌고 다시 한번 조종석에 앉은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 국방부와 항공당국은 보타셰프의 사망 여부를 확인해 주지 않고 있다.

더타임스는 러시아군이 142억원짜리 전폭기 조종사로 60대 퇴역 장성을 기용한 조처는 제공권 장악 실패하면서 조종사들의 인명피해가 커졌기 때문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우크라이나군은 올해 2월 24일 개전 이후 현재까지 러시아군 항공기 205대와 헬리콥터 170대를 격추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서방의 추산치는 그보다 적은 편이지만 영국 BBC 방송은 확인된 것만 31명의 러시아군 조종사가 우크라이나에서 숨진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한편 러시아 정부는 지난 24일 군입대 연령 상한을 폐지하는 방안을 논의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현재 러시아군 입대 연령은 18세 이상 40세 이하로 제한된다.
손지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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