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페이지

유통공룡發 인플레 쇼크… 美증시 2년 만에 ‘최악의 날’

유통공룡發 인플레 쇼크… 美증시 2년 만에 ‘최악의 날’

오달란 기자
오달란 기자
입력 2022-05-19 18:04
업데이트 2022-05-19 18:19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커지는 경기침체 경고음

월마트 순이익 24.8% 급락 이어
타깃도 실적 반토막에 주가 하락
S&P·다우·나스닥까지 동반 폭락
지갑은 닫는데 인건비 늘어 악화
옐런·CEO 잇달아 ‘스태그’ 전망
이미지 확대
미국 유통공룡들이 기대에 못 미치는 실적을 발표하면서 주식시장에 인플레이션 공포가 재확산하고 있다. 생필품 가격 상승으로 매출은 늘었지만 가전, 가구 등 비필수 품목이 팔리지 않아 수익이 절반으로 줄었다. 경제 전문가들은 소매기업들의 부진을 경기침체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18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2년 만에 최악의 하루를 보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가 전날보다 4.0% 급락하면서 코로나19 대유행(팬데믹) 초기인 2020년 6월 이후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와 다우존스 지수도 각각 4.73%와 3.57% 빠졌다.

타깃과 월마트 등 대형 유통업체들의 부진한 실적이 주가 폭락의 도화선이 됐다. 할인마트 타깃은 이날 1분기 매출 251억 7000만 달러(약 32조 1700억원), 순이익 10억 900만 달러(약 1조 3000억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보다 매출은 4% 늘었지만 이익은 무려 51.9% 감소했다.

전날 미국 최대 유통업체 월마트가 1분기 순이익 24.8% 하락을 발표한 데 이어 연이틀 공황에 빠진 투자자들은 급히 주식을 내던졌다. 타깃 주가는 이날 24.93% 폭락해 35년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전날 11.38% 급락한 월마트 주가는 이날 6.79% 추가 하락했다. 코스트코(-12.45%), 달러 트리(-14.42%). 베스트바이(-10.51%), 아마존(-7.16%) 등 유통주도 일제히 하락했다.

타깃과 월마트는 부진의 원인을 물가 상승 탓으로 돌렸다. 공급망 혼란과 우크라이나 전쟁 영향으로 식료품, 휘발유 가격이 뛰자 소비자들이 당장 급하지 않은 TV 등 가전제품과 가구, 의류 구매를 줄였다는 것이다. 마진율이 높은 이런 품목이 재고로 쌓이고, 인건비 지출이 증가하면서 수익성이 악화했다고 업체는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인플레이션 우려가 경기침체 우려로 옮아가는 징후”라고 진단했다.

웰스파고투자연구소의 폴 크리스토퍼 글로벌시장전략본부장은 “소비자 구매력이 한두 달 전보다 빠른 속도로 약화되고 있다”며 “그 속도는 더 빨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은 이날 “식품과 에너지 가격 상승은 스태그플레이션(고물가를 동반한 경기침체) 효과가 있다”며 “전 세계의 생산과 소비가 줄고 인플레이션이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경제조사기관 콘퍼런스보드에 따르면 미국 기업 최고경영자(CEO)의 57%는 미국이 매우 짧고 약한 경기침체를 겪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응답자의 20%는 물가상승률이 몇 년간 높이 유지되고 성장이 느려지는 스태그플레이션을 전망했다.
오달란 기자
2022-05-20 10면

많이 본 뉴스

  • 4.10 총선
저출생 왜 점점 심해질까?
저출생 문제가 시간이 갈수록 심화하고 있습니다. ‘인구 소멸’이라는 우려까지 나옵니다. 저출생이 심화하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자녀 양육 경제적 부담과 지원 부족
취업·고용 불안정 등 소득 불안
집값 등 과도한 주거 비용
출산·육아 등 여성의 경력단절
기타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