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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분별한 토종 민물고기 방류, 황소개구리 배만 불린다

무분별한 토종 민물고기 방류, 황소개구리 배만 불린다

김상화 기자
김상화 기자
입력 2022-05-16 15:18
업데이트 2022-05-16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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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경시가 토종 어류 보전 등을 위해 마성면 영강에 치어 를 방류하고 있다. 문경시 제공
문경시가 토종 어류 보전 등을 위해 마성면 영강에 치어 를 방류하고 있다. 문경시 제공
지방자치단체들의 토종 민물고기 방류 사업이 무분별하게 추진돼 논란이 일고 있다.

자치단체들이 해마다 토종 민물고기 어자원 확보를 위해 붕어와 잉어, 꺽지 등의 어린 물고기 방류사업에 적극 나서고 있으나 정작 방류된 물고기들이 제대로 자라지도 못하고 외래 어종인 블루길과 큰입배스, 황소개구리 등의 멋잇감으로 전락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6일 경북도 등에 따르면 내수면(하천·댐·호수·저수지 등) 생태계 보존과 어업인의 지속적인 소득을 지원하기 위해 올해 도내 주요 저수지 및 하천 등에 어린 물고기 175만 마리를 방류한다. 어종은 토종 잉어 30만 마리, 붕어 70만 마리, 미꾸리 60만 마리, 동자개 10만 마리, 버들치 5만 마리 등이다. 지난해에는 포항과 경주 등 14개 시군에 붕어 등 토종 어종 7종 210만여 마리를 풀었다.

경기 여주시는 올들어 지난 3일 남한강 이포보, 여주보, 강천보 일대에 동자개 16만 4000마리를, 전남도는 지난 4일 도내 17개 시군 강·하천 33곳에 어린 뱀장어 7만여 마리를 각각 방류했다.

전국 지자체들은 20~30여년 전부터 내수면 생태계를 교란하는 외래 어종이 계속 늘어나고, 서식지가 훼손되면서 사라져 가는 토종 어류 보호와 생태계 보전을 위해 방류 사업을 벌이고 있다.

문제는 토종 어류 치어 방류지역이 주로 육식성 외래 어종인 블루길과 배스 서식지여서 치어 생존 확률이 희박하다는 점이다.

실제로 국립환경연구원이 최근 3년간(2019~2021년) 한강을 비롯한 전국 저수지와 하천 등 3035곳을 선정해 외래 어종의 서식 실태를 조사한 결과 60%인 1826곳에서 배스를 포함한 외래 어종이 서식하고 있는 사실을 확인했다. 배스와 블루길이 대부분인 97%를 차지했다.

그런데도 지자체들이 외래 어종 퇴치나 검증 없이 토종 어류 방류 사업을 매년 관행적으로 시행해 보여주기식 행정이며 예산 낭비의 전형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경북도 토속어류산업화센터 관계자는 “배스와 블루길 등 토종 생태계를 교란하는 외래 어종들이 서식하는 장소에 치어를 방류하면 치어들은 이들의 먹잇감이 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안동 김상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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