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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현장] 자유주의자에게도 복지와 분배는 필요하다/박기석 경제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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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ㅣ 수정 : 2022-05-13 04:16 나와, 현장 섹션 목록 확대 축소 인쇄
박기석 경제부 기자

▲ 박기석 경제부 기자

국민이 이념·세대·성별로 극명하게 갈린 20대 대선에서 0.73% 포인트라는 역대 최소 득표 차로 승리한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0일 취임사에서 ‘통합’을 단 한 차례도 언급하지 않았다. 윤 대통령은 뒤늦게 다음날 수석비서관회의에서 “헌법은 국민이 하나로 통합되기 위한 규범”이라며 “헌법에서 발견할 수 있는 기본 가치를 저는 자유에 설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유라는 기치 아래 시민들이 모이면 통합은 성취될 것이라는 논리다.

윤 대통령의 취임사에는 ‘복지’와 ‘분배’도 없었다. 윤 대통령은 대신 “자유 시민이 되기 위해서는 일정한 수준의 경제적 기초, 그리고 공정한 교육과 문화의 접근 기회가 보장돼야 한다”며 제한적 분배의 필요성은 인정했다. 분배는 어떻게 하는가. “빠른 성장 과정에서 국민들이 새로운 기회를 찾을 수 있고, 사회 이동성을 제고함으로써 양극화와 갈등의 근원을 제거할 수 있다”고 했다. 분배는 성장을 통해 이뤄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성장을 하면 자연스럽게 분배가 되고, 경제적 양극화가 완화되고, 자유 시민이 확대되고, 국민 통합에 도달할 수 있을까. 비슷한 질문을 두고 지난 20세기 미국에서 두 경제학파가 경합했다. 정부가 시장에 개입해 복지 정책을 써야 시장이 자율적으로 해결할 수 없는 경기 침체에 대응할 수 있다는 케인스주의와 정부가 시장에 간섭하지 않아야 시장이 자유롭게 경제 성장을 이룰 수 있다는 신자유주의가 그것이다.

윤 대통령의 논리는 후자의 이론에 가까운 듯하다. 윤 대통령은 대선 기간 신자유주의의 비조 밀턴 프리드먼의 저서가 세계관 형성에 근간이 됐다고 밝혔다. 케인스주의를 바탕으로 한 미국의 뉴딜 정책에 대해선 대공황 시기에 어쩔 수 없이 시행했던 임시방편이라고 평가했다.

미국은 케인스주의와 신자유주의, 정부 개입과 시장 자유를 진자 운동하듯 왕복했다. 케인스주의는 1930년대 이후 대공황을 극복하고 장기의 경기 호황을 이끌었으나, 1970년대 스태그플레이션에는 대응하지 못했다. 이후 신자유주의가 1980년대 경제 정책을 주도했으나 1990년대 경제적 불평등과 재정·무역 쌍둥이 적자를 남기게 됐다. 이러한 역사는 두 이론 중 어느 하나가 정합성과 적실성에서 우위에 있는 것은 아니며, 정부는 두 이론을 상황에 따라 조정하며 활용해야 한다는 가르침을 준다.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체제를 기반으로 나라를 재건하겠다’는 윤 대통령이 복지와 분배를 취임사에서 배제할 정도로 꺼릴 필요는 없다. 이미 1세기 전 케인스는 정부가 시장에 개입하는 목적은 시장 체제와 시장에 기반한 개인의 자유를 보전하기 위함이라고 역설했다.

박기석 경제부 기자
2022-05-13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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