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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정문 열리자… “대통령 걷던 길 드디어 밟아 본다” 시민들 탄성

靑 정문 열리자… “대통령 걷던 길 드디어 밟아 본다” 시민들 탄성

곽소영 기자
곽소영, 류재민 기자
입력 2022-05-10 20:44
업데이트 2022-05-11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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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방 첫날 전국서 구름 인파

경내 곳곳서 사진 찍으며 ‘감격’
미국인 “백악관보다 아름답다”
포항서 온 70대 “평생소원 풀어”
개방 전 관람객들 몰려 실랑이
백악산도 54년 만에 개방 행사
“청와대 들어왔어요”
“청와대 들어왔어요” 윤석열 대통령 취임일인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가 74년 만에 처음 개방되면서 시민들이 줄지어 경내로 들어서고 있다. 이날 하루 동안 사전 신청을 통해 2만 6000여명이 청와대를 관람했고, 뒤편 북악산 등산로도 동시에 열리면서 수많은 시민들이 산행을 즐겼다.
정연호 기자
정부 수립 74년 만에 일반에 완전히 개방된 청와대 경내에 들어선 시민들은 10일 “드디어 청와대 땅을 밟아 본다”며 구석구석 돌아다니며 탄성을 질렀다.

굴곡진 한국 현대사와 함께한 청와대가 이제는 국민 품으로 돌아가며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다는 사실에 잠시 생각에 잠긴 시민도 있는가 하면 조선시대 궁궐 느낌이라 서민과 멀어진 느낌을 받았다는 사람도 있었다.

이날 오전 11시 40분쯤 황금색 봉황으로 장식된 청와대 정문이 ‘철컹’ 소리를 내며 활짝 열렸다. 초청장을 받은 74명의 국민대표부터 입장하는 순서였지만 일반 관람객이 정문 개방 전부터 정문으로 몰리면서 이를 제지하려는 행사 관계자들과 실랑이가 벌어졌다. 일부 관람객은 나무를 타고 올라가 청와대 내부를 촬영했다.

국민대표 일원으로 입장한 매동초 6학년 정희재(12)양은 “매일 등굣길에 청와대를 지나치는데 들어가 보진 못해서 궁금했다”면서 “학교에서 11명이 선발됐는데 친구들이 자기도 가고 싶다며 부러워했다”고 말했다.

시민들은 정문에서 대정원과 본관을 구경한 후 관저와 침류각·상춘재를 거쳐 녹지원을 지나며 청와대를 관람했다. 다만 청와대 건물 내부 관람이 전면 통제되며 아쉬움을 토로하는 시민도 많았다. 대학원생 한나은(27)씨는 “건물 내부로는 들어가지 못해 청와대를 제대로 구경하지 못한 것 같아 아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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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 출범과 함께 10일 전면 개방된 청와대에서 왕가의 산책 기념 행사가 열리고 있다. 정연호 기자
윤석열 정부 출범과 함께 10일 전면 개방된 청와대에서 왕가의 산책 기념 행사가 열리고 있다.
정연호 기자
대정원·녹지원·영빈관 등에서 진행된 다양한 공연도 관람객의 흥을 돋웠다. 교환학생으로 국민대표단이 된 미국인 에밀리(20)는 “항상 개방돼 있던 백악관과 비교했을 때 청와대는 산과 도시 풍경을 모두 갖고 있어 아름답다”고 표현했다.

관람객들은 자신이 지지하는 전직 대통령의 기념식수비를 찾아 인증 사진을 찍었다. 아들과 살구색 한복을 맞춰 입은 이정연(65)씨는 “국민을 위해 청와대를 개방해 준 것처럼 국민이 편안하게 살 수 있는 정치를 해 줬으면 좋겠다”고 감격스러워했다. 곽모씨는 “청와대를 둘러보니 역대 대통령이 서민과 멀어진다는 얘기를 왜 했는지 알겠다”며 “조선시대 궁궐을 보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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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이날 처음으로 공개된 청와대 관저 내부. 정연호 기자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이날 처음으로 공개된 청와대 관저 내부.
정연호 기자
경북 포항에서 오전 6시에 출발했다는 유정호(76)씨는 “나이가 있어 평생에 한 번쯤은 대통령이 사는 궁에 와 보고 싶었다”며 “예로부터 대통령이 지내는 청와대는 나쁜 것을 막는 터라고도 하고 조금 전 청와대 개방을 축하하는 것처럼 무지개도 떠서 좋은 기운을 받아 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청와대 개방에 맞춰 백악산(북악산)도 이른바 ‘김신조 사건’ 이후 54년 만에 개방됐다. 이날 오전 6시 30분 청와대 춘추관 앞에서는 인근 주민 160여명이 참석해 조촐한 등산로 개방 기념행사를 갖고 새로 개방된 청와대~백악산 구간, 춘추관 뒷길, 칠궁 뒷길을 걸었다. 문정희 시인은 이 자리에서 “여기 길 하나가 푸르게 일어서고 있다// 역사의 소용돌이를 지켜본/ 우리들의 그리움 하나가/ 우리들의 소슬한 자유 하나가/ 상징처럼 돌아와/ 다시 길이 되어 일어서고 있다”고 창작시를 낭독했다.

곽소영 기자
류재민 기자
2022-05-11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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