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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전이냐 전면전이냐… 푸틴의 전승절 선택은

종전이냐 전면전이냐… 푸틴의 전승절 선택은

이정수 기자
이정수 기자
입력 2022-05-04 10:39
업데이트 2022-05-04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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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9일, 러·우 전쟁 최대 분수령 가능성
교황 “헝가리 총리로부터 러 종전 계획 들어”
미·영 등에선 전면전 시작될 가능성 제기돼
러 외무 “특정일에 맞춰 군사행동 조정 안해”

2차 세계대전 승전 77주년 기념일(전승절)을 앞두고 러시아 모스크바국립대 캠퍼스 앞에 ‘모스크바 영웅도시’ 조형물이 설치돼 있다. 2022.5.3 타스 연합뉴스
2차 세계대전 승전 77주년 기념일(전승절)을 앞두고 러시아 모스크바국립대 캠퍼스 앞에 ‘모스크바 영웅도시’ 조형물이 설치돼 있다. 2022.5.3 타스 연합뉴스
러시아의 2차 세계대전 승전기념일(전승절)이 닷새 앞으로 다가온 시점에서 세계의 이목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선택에 쏠리고 있다. 이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전면전을 선포할 것이란 관측과 종전을 선언할 수도 있다는 예상이 맞서는 가운데 푸틴 대통령이 어느 쪽을 선택하든 개전 75일 만에 맞는 최대 분수령이 될 수 있어서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3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일간 코리에레델라세라와의 인터뷰에서 러시아가 종전 계획을 세우고 있다는 말을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에게 전해들었다고 밝혔다.

프란치스코 교황. AFP 연합뉴스
프란치스코 교황. AFP 연합뉴스
교황은 “오르반 총리를 만났을 때, 그는 내게 러시아가 5월 9일 모든 것을 끝낼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며 “그렇게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교황은 모스크바를 방문해 푸틴 대통령을 만나 평화 중재자 역할에 나서고 싶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교황은 “푸틴 대통령이 전쟁을 멈추지 않는다면 모스크바에서 그를 만나고 싶다”며 “지금 나는 키이우(키예프)에는 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 로이터 연합뉴스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 로이터 연합뉴스
오르반 총리는 유럽연합(EU) 지도자 중 친러 성향이 가장 강한 인물로 꼽힌다. 그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기 전인 지난 2월 1일 모스크바에서 푸틴 대통령을 만났고, 지난달 6일에도 푸틴 대통령과 통화하며 러시아·우크라이나 정상회담을 헝가리 수도 부다페스트에서 개최하는 방안을 제안한 바 있다.

앞서 미국·영국 등 서방에서는 러시아가 전승절을 기점으로 전쟁 성과를 내기 위해 총공세를 펼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지지를 상징하는 Z 표식이 커다랗게 걸린 모스크바 올레그 타바코프 극장 앞을 사람들이 걸어가고 있다. 2022.5.3 타스 연합뉴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지지를 상징하는 Z 표식이 커다랗게 걸린 모스크바 올레그 타바코프 극장 앞을 사람들이 걸어가고 있다. 2022.5.3 타스 연합뉴스
벤 월러스 영국 국방장관은 지난달 29일 LBC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푸틴 대통령이 군사적 손실을 보충하기 위해 몇 주 내에 국가 총동원령을 발표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푸틴 대통령이 9일 진행될 열병식에서 러시아는 전 세계 나치들과 전쟁 중이라며 대규모 동원령을 내릴 수 있다는 주장이다.

네드 프라이스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지난 2일 브리핑에서 “러시아가 9일 공식적으로 선전포고할 것으로 예측된다”고 밝혔다. 이어 “러시아가 선전 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할 것이라고 믿을 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다”며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전장에서의 전술적·전략적 실패로부터 주의를 돌리기 위한 수단으로 선전 활동을 2배로 늘렸다”고 말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 포격으로 파괴된 남동부 항구도시 마리우폴의 한 건물 꼭대기에 우크라이나 국장이 보인다. 2022.4.24 타스 연합뉴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 포격으로 파괴된 남동부 항구도시 마리우폴의 한 건물 꼭대기에 우크라이나 국장이 보인다. 2022.4.24 타스 연합뉴스
CNN은 “푸틴은 자신이 전쟁에서 승리하고 있다는 것을 공개적으로 보여주고 싶을 것”이라며 “앞으로 몇 주 동안 전투가 더 격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금까지 러시아 정부는 우크라이나 침공을 대내외적으로 돈바스 지역 해방을 위한 ‘특별 군사작전’으로만 칭해왔다. 이에 따라 국가 총동원령이나 계엄령 등 전시체제 전환 명령은 내려지지 않았다. 그러나 전쟁 화력을 돈바스 공세에 집중한 지 2주가 지났음에도 전선이 고착화하고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대규모 징병을 위한 총동원령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 AFP 연합뉴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 AFP 연합뉴스
러시아는 이 같은 서방의 예측에는 선을 긋고 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지난 1일 이탈리아 방송 미디어셋과의 인터뷰에서 9일이 이번 전쟁의 전환점이 될 것이냐는 질문에 “우리 군은 전승절을 포함해 특정 날짜에 맞춰 군사행동을 인위적으로 조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이어 “우리는 승리를 엄숙한 방식으로 기념할 것”이라며 “우크라이나에서 일어나는 일들의 시기와 속도는 민간인과 러시아군에 대한 위험을 최소화할 필요성에 달려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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