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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서방의 희생자’로 묘사”…전쟁 장난감도 ‘등장’

“러 ‘서방의 희생자’로 묘사”…전쟁 장난감도 ‘등장’

김채현 기자
김채현 기자
입력 2022-05-03 21:16
업데이트 2022-05-03 2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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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승절 계기, 2차대전·우크라전 유사성 부각

제조사 측은 3세 이상 어린이용으로 출시한 이 제품이 어린이의 공간 능력을 키워줄 것이라고 전했다. 데일리메일 캡처
제조사 측은 3세 이상 어린이용으로 출시한 이 제품이 어린이의 공간 능력을 키워줄 것이라고 전했다. 데일리메일 캡처
공격무기 장난감, 시중 마트에 판매
군용트럭·전차·미사일 발사장치 등
우크라 침공 지지 상징하는 ‘Z 표식’


러시아가 자국민들에게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을 ‘러시아와 서방 간의 국경 전쟁’의 ‘희생자’로 인식 시키고 있다. 마트에는 우크라이나 공격에 사용된 무기를 본뜬 장난감까지 등장했다.

크렘린궁과 러시아 국영 언론들은 자국을 ‘서방의 희생자’로 묘사하면서 이번 전쟁이 소규모 국경 전쟁을 넘어 글로벌 충돌로 번질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러시아에서 판매되고 있는 무기 모양의 장난감. EONK 온라인 매장 캡처
러시아에서 판매되고 있는 무기 모양의 장난감. EONK 온라인 매장 캡처
러시아서 우크라 공격무기 장난감 출시 ‘Z 표식’
2일(현지시간) 데일리메일 등 외신은 러시아의 장난감 회사 EONK가 러시아군의 무기를 본 뜬 플라스틱 장난감을 판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장난감의 종류는 러시아군이 사용하는 전차와 연료 유조선, 미사일 발사 장치 등으로 다양하다. 온라인 매장에서도 구매할 수 있으며 가격은 602~817루블(약 1만600원~1만4400원) 수준이다.

모든 장난감에는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지지를 상징하는 ‘Z자 표식’도 그려져 있다.

러시아 국방부는 ‘Z’가 ‘승리를 위해(za pobedu)’라는 뜻을 담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Z자가 러시아군과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지지의 의미를 갖게 되면서 세계 곳곳에서는 이 표식의 사용을 자제하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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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부차 집단매장지 방문한 구테흐스 유엔총장
우크라 부차 집단매장지 방문한 구테흐스 유엔총장 우크라이나를 방문 중인 안토니우 구테흐스(가운데) 유엔 사무총장이 28일(현지시간) 수도 키이우 외곽 소도시 부차의 집단 매장지를 방문하고 있다. 러시아군은 부차 등 키이우 인근 북부 전선의 점령지에서 민간인을 집단학살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2022.4.28 부차 AP 연합뉴스
“러, 우크라 전쟁을 ‘서방과의 전쟁’으로 프레임 재구성 중”
최근 미국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을 ‘러시아와 서방 간의 국경 전쟁’으로 프레임을 새롭게 짜고 있다. 전쟁을 합리화 하고 있는 것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주 “러시아 봉쇄 정책을 추구하는 세력은 너무 크고 독립적인 국가를 원하지 않는다”며 “이것은 현실과는 거리가 멀다. 세계를 위험에 빠뜨리는 것은 그들”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나라가 개입해 우리가 받아들일 수 없는 전략적 위협을 조성한다면 그들은 우리의 보복 공격이 번개같이 빠를 것이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이어 “러시아는 이를 위한 모든 수단을 갖고 있다”며 “필요하다면 그것을 사용할 것”이라고도 했다.

러시아의 유명 뉴스 앵커, 토크쇼 진행자 등도 우크라이나에서의 손실로 인한 ‘끔찍한’ 결과를 경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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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의 모자 상봉
눈물의 모자 상봉 우크라이나 남부 항구도시 마리우폴의 항전 거점인 아조우스탈 제철소를 탈출한 여성이 1일(현지시간) 30㎞ 떨어진 도네츠크주 베지멘네 마을에 마련된 임시 숙소에서 상봉한 아들을 껴안으며 기뻐하고 있다. 1000여명이 열악한 지하 방공호에서 머무는 것으로 알려진 아조우스탈에서 이날 여성, 어린이 등 민간인 100여명이 탈출했다. 유엔과 국제적십자위원회는 공동으로 민간인 대피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베지멘네 로이터 연합뉴스
러시아 국영방송 RT의 편집국장 마르가리타 시모냔은 토크쇼에서 “세계 3차 전쟁은 더욱 현실적”이라며 “가장 놀라운 것은 결국 이 모든 것이 핵공격으로 끝날 것이라는 점”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서방의 군사·경제적 지원을 러시아에 대한 위협으로 정의하는 푸틴 대통령에게 있어, 5월 9일 전승절은 전쟁에 대한 대중의 결의를 유지하는 데 있어 중요한 기회다.

국영 언론 역시 자국민들에게 우크라이나 국민들이 부패하고 무능한 지도부 아래 있다는 인식을 심어주는 데 일조했다.

러시아의 한 정치학 싱크탱크 책임자 에브게니 민첸코는 러시아인에게 우크라이나인은 ‘고통받는 대상’으로 인식된다며 “교활한 서방이 우리에게 맞서 싸우도록 강요한 우리의 형제들”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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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우폴에서 귀환한 러시아 군인들
마리우폴에서 귀환한 러시아 군인들 러시아 ‘소말리아’ 부대원들이 21일(현지시간) 마리우폴에서 도네츠크로 귀환해 환영받고 있다. 소말리아부대는 체첸공화국 특임부대와 함께 우크라이나 저항군이 끝까지 남아있는 마리우폴 아조우스탈 제철소 함락 작전을 맡았다. 2022.4.22
타스 연합뉴스
“우크라이나전 참전 군인 모집”…광고도 꾸준히 등장
러시아에는 우크라이나전 참전 군인을 모집하는 광고도 계속해서 등장하고 있다.

러시아의 한 지역언론은 시내에 등장한 병사 모집 광고 영상을 내보냈다. 영상은 “여기 일자리가 있다”며 군복 차림의 남자들이 공격용 소총을 들고 있는 모습을 보여준다.

지난 4월 15일 기준, 러시아에서 입대 모집에 대한 검색은 침공 나흘 전인 2월 20일에 비해 7배나 늘었다.
김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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