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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구하기’ 나선 인도… 바이든의 ‘모디 짝사랑’ 어디까지?

러 구하기’ 나선 인도… 바이든의 ‘모디 짝사랑’ 어디까지?

류지영 기자
류지영 기자
입력 2022-05-02 18:45
업데이트 2022-05-02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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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인사이트] 인도의 ‘마이웨이’
모디, 러 원유 수입에 FTA도 모색
“인도 돕겠다” 바이든 나서도 불변
印, 중국 견제하려 계속 러 도와도
中 라이벌 美도 인도 제재 못 할 듯

조 바이든(왼쪽)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11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가진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의 화상 회담에서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다. 미국 입장에선 대러 제재의 실효성을 높이려면 인도의 도움이 절실한 상황이다. 워싱턴 AFP 연합뉴스
조 바이든(왼쪽)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11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가진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의 화상 회담에서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다. 미국 입장에선 대러 제재의 실효성을 높이려면 인도의 도움이 절실한 상황이다. 워싱턴 AFP 연합뉴스
인도가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국제사회에 한껏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 미국이 주도하는 중국 견제 협의체 쿼드(미국·일본·인도·호주)의 일원임에도 러시아산 원유를 수입했고, 유엔에서 러시아를 비난하거나 인권위원회 지위를 박탈하는 결의안도 기권했다. 러시아와 ‘무한한 우정’을 선언한 중국은 그렇다 쳐도 민주주의 국가인 인도는 왜 서구세계와 ‘엇박자’ 행보를 보이는 것일까.

2일 인도 매체 더프린트에 따르면 인도는 지난 2월 모스크바가 우크라이나 침공을 개시한 이후 두 달 만에 1300만 배럴의 러시아 원유를 수입했다. 구소련 국가모임인 유라시아경제연합(EAEU)과의 자유무역협정(FTA)을 논의 중이고, 아예 미 달러화를 배제하고 인도 루피화와 러시아 루블화로만 결제하는 새로운 무역 시스템도 구상하고 있다. 인도가 대놓고 ‘러시아 구하기’에 나서자 지난달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의 화상 회담에서 “러시아와의 무역 확대는 인도의 이익에 반한다”며 “미국이 인도의 에너지 수입 다변화를 돕겠다”고 제안했다. 그럼에도 인도의 입장은 여전히 요지부동이다.

인도는 1947년 영국에서 독립한 뒤로 줄곧 러시아와 우호적인 관계를 이어 왔다. 1971년 인도·파키스탄 전쟁에서 소련은 인도에 무기를 제공했고, 카슈미르 분쟁(인도·파키스탄 간 영토 갈등)에서도 러시아는 인도의 편에 섰다. 인도는 히말라야 국경을 사이에 두고 중국과 대치 중인데, 베이징은 이이제이(오랑캐는 오랑캐로 다스림) 전략에 따라 뉴델리 견제를 위해 파키스탄을 중시한다. 모디 총리 입장에서는 3000㎞ 넘는 국경을 마주한 중국, 종교 갈등이 극에 달한 파키스탄에 이어 전통적 우방인 러시아까지 등을 돌리게 만들 수 없는 상황이다. 인도가 러시아를 도우려는 것에는 ‘제발 중국에 올인하지 말라’는 간절함이 담겨 있다.

전문가들은 인도가 러시아를 지속적으로 도와도 미국이 곧바로 뉴델리에 세컨더리 보이콧(2차 제재)을 가하지는 못할 것으로 본다. 워싱턴에 ‘최대 라이벌’은 러시아가 아닌 중국이기 때문이다. 장기집권을 기정사실화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효과적으로 견제하려면 앞으로도 인도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마노즈 케와라마니 인도 탁샤실라 연구소 중국연구원은 CNN방송에 “미국과 인도가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태도는 다를 수 있지만 (중국에 대해서는) 양측이 입장을 깊이 공유하고 있다는 신호가 감지된다”고 분석했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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