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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살된 시장 시신에 폭발물” ··· 제2, 제3의 ‘부차 학살’ 드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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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ㅣ 수정 : 2022-04-05 17:13 유럽 섹션 목록 확대 축소 인쇄

키이우 외곽 호스토멜 시장, 러軍에 피살된 뒤 시신에 폭발물
모티진 시장 일가족 “우크라이나군 협력” 이유로 처형돼
젤렌스키 “브로디얀카 등 다른 도시 희생자 부차보다 많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외곽 모티진 마을 주민들이 4일(현지시간) 러시아 병사들에 살해된 민간인 여성 야로슬라바(43)의 시신을 무덤 구덩이에서 끌어올리려 하고 있다. 모티진 로이터 연합뉴스

▲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외곽 모티진 마을 주민들이 4일(현지시간) 러시아 병사들에 살해된 민간인 여성 야로슬라바(43)의 시신을 무덤 구덩이에서 끌어올리려 하고 있다.
모티진 로이터 연합뉴스

한 러시아 군인이 시신을 수습하려는 가톨릭 사제를 멈춰세웠다. 군인은 시신이 입고 있던 자켓의 지퍼를 열어 폭발물을 제거한 뒤 물러났다.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북서쪽 외곽 도시 호스토멜에서 주민들에게 빵과 의약품을 나눠주던 이질 프질리코 시장과 운전기사를 살해한 뒤 시신에 폭발물을 설치했다.

호스토멜에서 영토 방위군에 몸담았던 국회의원 올렉산드르 유르첸코는 4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더타임스에 “부차에서의 잔혹 행위는 빙산의 일각”이라면서 “러시아군이 점령했던 수많은 곳에서 이런 일들이 있었다는 것을 깨닫고 있다”고 말했다.

전세계가 ‘부차 학살’에 분노하고 있을 때 우크라이나인들은 러시아군이 퇴각한 곳곳에서 제2, 제3의 ‘부차’를 목격하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4일 영상 연설에서 “부차에서 민간인이 최소 300여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나 이는 도시 하나일 뿐”이라면서 “브로디얀카와 다른 도시의 희생자들이 이보다 더 많을 수 있다”고 밝혔다. 브로디얀카는 키이우에서 북서쪽으로 24㎞ 떨어진 인구 1만 2000명의 소도시다.
살아 있었구려  5주가량 러시아군에 점령됐다가 수복된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키예프) 외곽 소도시 부차의 한 아파트 마당에서 3일(현지시간) 주민들이 얼싸안고 볼을 비비며 기뻐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달 24일 러시아 침공 이후 한 달 넘게 전기, 가스, 수돗물이 끊긴 채 생활해 왔다.  부차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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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아 있었구려
5주가량 러시아군에 점령됐다가 수복된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키예프) 외곽 소도시 부차의 한 아파트 마당에서 3일(현지시간) 주민들이 얼싸안고 볼을 비비며 기뻐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달 24일 러시아 침공 이후 한 달 넘게 전기, 가스, 수돗물이 끊긴 채 생활해 왔다.
부차 AP 연합뉴스

키이우에서 서쪽으로 45㎞ 떨어진 소도시 모티진의 한 숲에서는 올가 수첸코 시장과 남편, 아들 등 일가족 3명의 시신이 반쯤 파묻힌 채 발견됐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들은 우크라이나군에 협력했다는 이유로 지난달 23일 납치됐다. 시신은 양손이 결박되고 눈가리개가 씌워져 있었으며 수첸코 시장에게서는 고문의 흔적이 남아있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4일 외신 기자들에게 부차의 한 건물 지하실에서 시신을 수습하는 모습을 공개했다. 이미 부패가 시작된 남성 5명의 시신은 양손이 뒤로 결박된 채 머리와 허벅지 등에 여러 개의 총상이 있었다.

러시아는 부차 학살이 “러시아군이 철수한 뒤 우크라이나 극단주의자들이 시신을 옮겨놓은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미 뉴욕타임스(NYT)는 위성사진을 분석해 반박했다. 뉴욕타임스는 러시아군이 부차에 진입한 지난달 9일부터 부차의 야블론스카 거리에 시신들이 나타나기 시작해 최소 10여구가 3주 이상 방치돼 있었다는 사실이 미 민간 위성업체 맥사 테크놀로지의 위성사진에 포착됐다고 보도했다.
‘부차 민간인 학살’ 현장 방문한 젤렌스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중앙)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방탄조끼 차림으로 러시아군의 민간인 학살 사건이 발생한 수도 키이우(키예프) 북서쪽 소도시 부차를 방문하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번 집단학살은 전쟁범죄”라며 이 사건으로 러시아와 평화협상이 더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2022.4.5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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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차 민간인 학살’ 현장 방문한 젤렌스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중앙)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방탄조끼 차림으로 러시아군의 민간인 학살 사건이 발생한 수도 키이우(키예프) 북서쪽 소도시 부차를 방문하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번 집단학살은 전쟁범죄”라며 이 사건으로 러시아와 평화협상이 더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2022.4.5 AFP 연합뉴스

‘부차 학살’은 서방 국가들의 대(對)러시아 제재에 전환점으로 작용하는 양상이다.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4일 리즈 트러스 영국 외무장관과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가장 강력한 제재를 요구한다. 이것은 희생자들의 탄원이다”면서 “제재에 대한 의구심이 있다면 먼저 부차로 간 뒤 나와 이야기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취재진에게 “이 사람(푸틴)은 잔인하다. 부차에서 일어난 일은 너무나 충격적이다”라면서 “전범 재판을 위해 모든 구체적인 사항들을 수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럽연합(EU)이 6일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 방안을 논의하는 가운데 미 외교전문지 폴리티코 유럽판은 EU가 러시아산 석유 금수 조치를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김소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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