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 SNS에 윤석열 ‘집무실 이전 공약’ 조롱성 비판에 文 직격
文 “당선인 공약에 개별 의사 표현 말라” 질책文, 尹에도 “빠른 시일 내 격의없이 대화하자”
靑 참모진 尹 자극하는 SNS 의사표현 자제령
尹측 “文과 긴밀히 소통… 바람직한 결과 낼 것”

▲ 문재인(왼쪽) 대통령과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 서울신문·연합뉴스
文 심기 불편에 하루 만에 글 삭제
탁 비서관은 전날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페이스북에 “여기(청와대) 안 쓸 거면 우리가 그냥 쓰면 안 되나 묻고 싶다”면서 “좋은 사람들과 모여서 잘 관리할 테니…”라는 글을 남겼다. 그러나 이날 오후 현재 해당 글은 지워진 상태다.
이는 이날 오전에 나온 문 대통령의 지시사항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당선인 측의 공약이나 국정운영 방안에 개별적 의사 표현을 하지 말라”고 지시했다.

▲ 국무회의장에서 발언하는 문재인 대통령을 바라보는 탁현민(왼쪽) 의전비서관. 연합뉴스
문 대통령의 메시지는 사실상 탁 비서관을 향한 경고와 다름없었다.
탁 비서관이 그동안 활발한 SNS 활동으로 일부 언론 매체와 각을 세우며 이슈의 중심이 될 때도 침묵하던 문 대통령이 사실상 작심하고 질책에 나선 것이다.
그만큼 전날 탁 비서관의 페이스북 글에 심기가 불편했음을 알게 하는 대목이다. 尹 당선인과 회동에 먼저 손 내민 文
靑 내부 참모들 극도 입조심
다른 참모들도 입조심을 하는 분위기다.
각종 현안과 관련한 개별 취재에 응하던 청와대 참모들은 아예 연락을 받지 않거나, 기자들의 전화를 받은 일부 참모들도 극도로 발언을 아끼는 모습이다.
윤 당선인 측을 자극할 수 있는 참모들의 사적인 메시지까지 통제해 윤 당선인과의 회동을 앞당기겠다는 문 대통령의 생각이 반영된 기류로 볼 수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윤 당선인과의 회동에 대해 “빠른 시일 내에 격의 없이 허심탄회하게 대화하는 자리를 갖는 게 국민에 대한 도리”라며 구체적 의제에 얽매이지 말고 서둘러 만나자는 뜻을 밝혔다. 문 대통령은 “청와대의 문은 늘 열려있다”며 의제 조율이 필요하지 않다는 입장을 밝히기도했다.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은 애초 지난 16일 청와대에서 오찬을 함께하며 대선 후 첫 대면을 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양측은 회동을 4시간 앞두고 같은 날 오전 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과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 간 실무협의가 마무리되지 않았다며 회동을 전격적으로 연기했었다.
정치권에서는 정권 이양기에 한국은행 총재, 감사위원 등의 인사문제를 비롯해 이명박 전 대통령의 사면 문제를 두고 양측의 견해차가 좁혀지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윤 당선인 측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은 이날 문 대통령과의 회동에 대해 언론 공지를 통해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은 청와대 만남과 관련해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긴밀하게 소통하고 있다”면서 “국민 보시기에 바람직한 결과를 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 문재인(왼쪽)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연합뉴스·국회사진기자단
강주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