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의 미닝아웃과 ‘신세기 아나바다’의 등장
아나바다의 재등장은 MZ세대(밀레니얼+Z세대)의 소비문화 ‘미닝아웃’과 관련이 있다. 상품 구매 행위를 자신의 신념을 표출하는 수단으로 삼는 젊은 세대의 등장에, 기업도 무작정 물건을 판매하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느끼게 된 것이다. 이런 소비자들에게 소구할 ‘지속가능성의 가치’가 상품에 더해지기 시작한 배경이다. 생활용품 전반을 취급하는 무인양품은 이런 ‘신세기 아나바다’ 운동을 이끄는 대표적인 회사다. 상품을 개발할 때 ‘확장성’을 고민하는 브랜드로 잘 알려져 있다. 간단한 디자인으로 사용자가 생활 속에서 여러 용도로 개조해 쓸 수 있도록 한다. ‘SUS 선반’은 사용자의 생활 환경이 바뀔 때마다 칸이나 수, 소재의 조합을 변경할 수 있는 제품이다. 필요에 따라 TV받침대, 옷장, 팬트리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수 있다.
오래된 상품을 새것처럼 바꿔주는 서비스도 주목받고 있다. 토종 선글라스 브랜드 젠틀몬스터는 온·오프라인으로 ‘1대1 프로덕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낡은 제품을 수리할 때 단순히 부품을 교체해주는 게 아니라, 아예 처음 살 때의 상태로 되돌려주는 게 특징이다. 코오롱의 업사이클링 브랜드 ‘래코드’는 고객과 상담을 통해 더는 입지 못하게 된 옷을 다시 입을 수 있도록 수선해주는 ‘박스 아틀리에’라는 서비스도 선보이고 있다. 소비자들에게 계속해서 새로운 상품을 사라고 부추기는 기존의 방식에서 크게 벗어나 있다.
●“사지 마세요”…반전 마케팅의 미래는 “이 재킷을 사지 마세요.”(Don’t Buy This Jacket)
업계 관계자는 “대다수 기업이 과소비를 부추기는 시대에 정반대 가치를 전하면서 오히려 틈새를 찾는 기업들의 움직임으로 보인다”면서 “친환경, ESG 열풍 속 이런 시도와 움직임은 앞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오경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