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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NLL 넘은 北선박 나포 北경비정에 경고사격 쫓아내…과거 사례들

입력: ’22-03-08 17:38  /  수정: ’22-03-08 2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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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 선박이 8일 북방한계선(NLL)을 넘어와 우리 군이 나포해 인천시 옹진군 백령도로 나포해 관계 기관이 승선원 7명을 합동신문하고 있다. 우리 군은 문제의 선박을 뒤쫓던 북한 경비정에 경고사격을 가해 퇴각시켰다. 사진은 연평도의 망향전망대를 찾은 시민이 망원경으로 NLL과 그 너머 북녘을 살펴보는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북한 경비정이 남측 대통령 선거 투표 전날인 8일 북측 지역에서 남하하던 선박을 뒤쫓아 서해 백령도 인근 북방한계선(NLL)을 넘어와 우리 군의 경고사격을 받고 물러나는 일이 벌어졌다. 아직 이 선박이 어떤 이유로 NLL을 넘었는지는 파악되지 않았다. 군은 관련 기관과 함께 이 선박을 백령도로 나포해 승선한 인원 7명의 남하 경위 등을 합동신문하고 있다.

 합참에 따르면 군은 이날 오전 9시쯤 백령도 동쪽 방향 10㎞ 인근 해상에서 용도가 확인되지 않은 길이 10m가량의 철제 선박 한 척을 포착해 경고통신을 했지만 해당 선박이 9시 34분쯤 NLL을 넘자 두 차례 경고통신을 했다. 군은 이 과정에 북한군 경비정 한 척이 해당 선박을 뒤쫓으며 NLL에 접근하자 9시 49분쯤 네 차례 경고통신을 실시했다.

 하지만 북한 경비정은 NLL을 침범했고, 매뉴얼에 따라 해군 참수리 고속정이 40㎜ 함포 세 발로 경고사격을 가했다. 합참 관계자는 NLL 이남 약 1㎞까지 내려왔던 경비정은 우리 군의 경고사격에 항로를 북측으로 틀어 돌아갔다고 설명했다. 북한 경비정이 NLL 이남에 머물렀던 시간은 경고사격 후 퇴각하는 데 걸린 3분을 포함해 7분 정도였다.

 군도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는 등 긴장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북측의 해안포 일부가 개방된 정황도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경비정을 향해 ‘퇴각하라’는 경고통신을 하자 북측은 ‘돌려보내라. 어선이다. 거부하면 모든 사태의 책임은 귀측에 있고 안전도 담보할 수 없다’는 취지의 위협 경고통신을 했다고 군의 한 소식통은 전했다.

 해군은 북한 경비정이 퇴각한 이후 NLL 이남 약 5㎞까지 내려온 선박을 나포한 뒤 오전 11시 42분쯤 백령도 용기포항으로 예인해 관계기관과 함께 대공 혐의점 등을 조사 중이다. 나포 직후 승선해 확인했을 때 선박에는 군복 차림의 6명과 사복 1명 등 7명이 탑승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항법장치가 확인되지 않았고, 총기류 등 개인화기를 비롯한 무장은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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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들은 나포 당시 “이삿짐을 나르다 항로를 착오했다”고 진술했으며, 귀순 의사도 없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합동신문을 통해 귀순 의사가 없다고 확인되면 관련 절차에 따라 이들을 북측에 송환할 것으로 보인다. 합동신문 관계자에 따르면 선박에 탑승한 이들은 북으로의 송환을 강력히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하하는 선박을 뒤쫓다 발생한 우발적인 일로 추정되지만 북한 경비정이 NLL을 침범한 건 2016년 이후 약 6년 만이다. 문재인 정부 들어 처음 있는 일이다. 특히 2018년 9·19 남북군사합의 체결 이후에는 NLL 인근 수역에서 남북 함정이나 경비정의 기동훈련 등도 중지됐다.

 물론 9·19 군사합의 체결 이후에도 북측 민간 상선과 남측 어선 등의 항로 착오 등으로 인한 우발적 NLL 월선 상황이 드물게 있긴 했다. 북측 선박이NLL을 넘었다가 나포된 뒤 송환된 일은 2011년 1월, 2014년 4월과 11월에도 있었다. 2018년 8월과 10월에도 비슷한 일이 벌어졌던 사실이 최근에야 일부 언론에 보도되기도 했다. 2017년 10월에는 우리 선박이 북쪽으로 넘어갔다가 나중에 북한 당국이 송환했다.

 이런 일은 2018년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 지난해까지 남북관계가 냉랭한 국면에서도 일어났다. 인도주의 차원에서 구난 작업을 원활하게 하기 위한 수색 및 구조(Search and Rescue) 협약을 남북한이 모두 준수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각국은 자국의 SAR 수색구역을 정해놓고 협력하고 있다.

 그러나 경비정 등 군함은 NLL 일대로 접근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합참 관계자는 NLL 침범에 대해 북측에 항의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당시 경고통신과 경고사격 등을 했고, 대북통지문도 두 차례 보냈다”고 답한 뒤 “우발적인 상황에 대비해 전력 운용을 하고 있고, 대비태세도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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