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선관위, 위원장·사무총장 사퇴하고 개혁 나서라

[사설] 선관위, 위원장·사무총장 사퇴하고 개혁 나서라

입력 2022-03-07 20:30
수정 2022-03-08 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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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희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이 7일 오전 경기도 과천시 중앙선관위에 출근하던 중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지난 5일 20대 대선 사전투표 현장에서의 코로나19 확진자 비밀.직접 투표 훼손 논란이 거세지면서 노 위원장에 대한 퇴진 요구도 더욱 거세지고 있다.  뉴스1.
노정희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이 7일 오전 경기도 과천시 중앙선관위에 출근하던 중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지난 5일 20대 대선 사전투표 현장에서의 코로나19 확진자 비밀.직접 투표 훼손 논란이 거세지면서 노 위원장에 대한 퇴진 요구도 더욱 거세지고 있다.
뉴스1.
지난 5일 벌어진 20대 대통령 선거 사전투표 현장에서의 혼란은 명색이 선진국 반열에 들어선 나라의 21세기 투표 모습이라고 하기엔 너무도 부끄럽고 어처구니없는 사태가 아닐 수 없다. 민주 정치의 근간인 직접·비밀투표 원칙이 라면박스와 쇼핑백, 쓰레기봉투에 처박혔다. 그렇지 않아도 2020년 21대 총선 부정투표 논란이 가시지 않은 마당에 나라를 일대 혼란 속으로 몰아넣을 소지를 남긴 것이다.

선관위의 부실한 사전 준비를 넘어 더욱 국민들을 분노케 하는 건 노정희 중앙선관위원장과 김세환 선관위 사무총장의 행태다. 차기 대통령을 뽑는 막중한 선거 날에 노 위원장은 출근조차 하지 않았다. 비상근인 데다 마침 토요일이었다는 게 선관위의 설명이다. 그런가 하면 선거 관리 실무를 총괄하는 김 사무총장은 자신들의 잘못으로 벌어진 투표 현장의 혼란을 ‘난동’이라고 했다. 이들의 머릿속에 선거 관리를 책임진 공복으로서의 소명의식이 눈곱만큼이나 있는지 궁금하다. 게다가 노 위원장은 일요일까지 건너뛰고 어제 출근하는 자리에서 기자들의 입장 표명 요청에 입을 닫았다. 선거 관리 기관의 수장으로서 국민에게 사죄해야 마땅함에도 그는 머리를 숙이지 않았다. 대통령까지 유감을 표명한 마당에 그는 고작 선관위 이름으로 송구하다는 입장만 냈을 뿐이다.

잘못을 인식하지 못하고 국민을 무서워하는 시늉조차 하지 않는 이들에게 선거 관리의 막중한 책무를 맡길 수는 없다. 이번 사태는 단순한 실무진의 착오를 넘어 선관위 조직과 기능 자체가 크게 망가져 있음을 보여 준다. 노 위원장과 김 사무총장의 즉각 퇴진과 함께 그간 잡음만 낳은 선관위 조직의 대대적인 개혁이 불가피하다. 이 선관위 체제로 6월 지방선거를 치를 수는 없다.

2022-03-08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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