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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죽었다’는 댓글에 말 못 이어”… 광주 실종자 가족의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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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ㅣ 수정 : 2022-01-16 21:26 사회 섹션 목록 확대 축소 인쇄

25세 김모씨 “매일 춥다던 아버지
설 같이 보냈으면… 계속 기다릴 것
사고 전날 어머니와 결혼 25주년
댓글 쓸 때 가족 입장 헤아려주길”

구조활동 하는 119구조대 광주 신축 아파트 붕괴 사고 엿새째에 접어든 16일 오후 구조대원들이 구조활동하고 있다. 2022.1.16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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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조활동 하는 119구조대
광주 신축 아파트 붕괴 사고 엿새째에 접어든 16일 오후 구조대원들이 구조활동하고 있다. 2022.1.16 연합뉴스

16일 오전 광주 서구 현대산업개발 신축 아파트 붕괴사고 현장에서 만난 실종가 가족 김모(25)씨의 귀와 손은 찬 바람을 얼마나 맞았는지 빨갛게 변해 있었다. 하지만 김씨는 천막을 떠날 수 없다고 했다. 그는 “제발 구정(설날) 전에는 아버지가 돌아오셨으면 좋겠다”면서 “아버지와 꼭 명절을 함께 보내고 싶다”고 말했다.

공사 현장에서 일한 지 올해로 10년이 넘은 김씨 아버지(56)는 사고 발생 당시 건물 지상 28층에서 소방설비 설치 작업을 하고 있었다고 한다. 김씨는 “아버지는 원래 아파트 지하에서 주로 일을 하셨고 최근 들어 지상 28~29층에서 일을 하셨는데 집에 오셔서는 ‘다리가 너무 아프다’, ‘너무 춥다’는 말씀을 많이 하셨다”면서 “‘쉬고 싶어도 못 쉬겠다’고도 하셨다”고 전했다.

지난 11일 실종자 6명이 발생했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김씨는 서둘러 현장으로 달려갔다. 하지만 사고·수색 상황을 제대로 들을 수 없었다. 답답한 마음에 아버지에게 계속 전화를 했지만 신호음만 들릴 뿐이었다. 신호음은 그날 오후 11시 30분에 끊어졌다. 그로부터 5일이 지났지만 지난 14일 건물 지하 1층에서 실종자 1명이 발견된 이후로 김씨 아버지를 포함한 실종자 5명은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

기다림이 길어지면서 가족들의 건강은 나빠지고 있다. 김씨는 “어머니가 오전에 갑자기 코피를 쏟으셨다”면서 “아버지가 돌아올 때까지 사고 현장은 제가 지키겠다고 하고 어머니를 숙소에서 쉬시도록 했다”고 말했다. 그는 “소방관들이 위험을 무릅쓰고 저희를 위해 헌신해 주셔서 너무 감사하다”면서도 “장비 문제로 수색이 지연될 때엔 답답한 마음을 견딜 수가 없다”고 했다. 김씨는 이어 “어떻게 이런 사고가 발생할 수 있는지 믿어지지 않는다”면서 “다시는 없어야 할 사고”라고 강조했다.
해체 크레인 조립 현대산업개발의 광주 신축 아파트 붕괴 사고 발생 엿새째인 16일 작업자들이 타워크레인 해체 작업에 투입할 크레인을 조립하고 있다. 현장 근로자들의 안전을 위한 작업중지권이 발동됨에 따라 당초 17일로 예정되었던 타워크레인 해체 완료 시한이 21일로 미뤄졌다. 광주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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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체 크레인 조립
현대산업개발의 광주 신축 아파트 붕괴 사고 발생 엿새째인 16일 작업자들이 타워크레인 해체 작업에 투입할 크레인을 조립하고 있다. 현장 근로자들의 안전을 위한 작업중지권이 발동됨에 따라 당초 17일로 예정되었던 타워크레인 해체 완료 시한이 21일로 미뤄졌다. 광주 연합뉴스

김씨의 아버지는 아들에게 친구 같은 사람이었고, 어머니에게는 다정한 남편이었다고 했다. 김씨 부모는 사고 전날 결혼 25주년을 기념하는 반지를 맞추기도 했다. 그런 아버지를 함부로 말하는 사람을 볼 때마다 김씨는 “차마 말이 안 나온다”고 말했다.

김씨는 “기사 댓글 중에 ‘어차피 죽었는데’라는 댓글을 볼 때마다 너무 말이 안 나온다”면서 “일하러 간 가족이 돌아오기만을 기다리는 남은 가족들의 입장을 제발 헤아려 줬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실종자 가족 대표를 맡고 있는 안모(45)씨는 “지상에 있는 적재물을 제거하고, 기울어진 상태로 건물 외벽과 연결된 타워크레인을 해체한 이후 외벽이 무너져 내린 지상 23~38층 상층부 적재물을 어떻게 제거할 것인지에 대한 방안이 현재 마련돼 있지 않다”면서 “가족들 입장에서는 최소한 실종자가 어느 지점에 있는지라도 알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저희가 뭔가를 해서 실종자를 찾을 수 있는 상황이라면 뭐라도 해 보겠는데 저희가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했다.

광주 오세진 기자
2022-01-17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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