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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상공인 100만명이면 1인당 1억 지급… “현실성 없는 포퓰리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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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ㅣ 수정 : 2021-12-08 22:45 정치 섹션 목록 확대 축소 인쇄

여야 대선 앞두고 ‘100조 지원’ 논란

한 해 예산 중 6분의1 재원 나눠 주는 셈
“미래세대에 무책임하게 큰 빚 떠넘기기
재정에 대한 기본 이해 없이 공약 남발”

거리로 나온 자영업자들 코로나피해자영업총연합 회원들이 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집회를 열어 ‘손실보상 예산 10조원 증액하고 피해 업종 위주로 보상하라’ 등의 문구가 쓰인 플래카드를 들고 정치권과 정부에 실질적인 손실보상과 집합제한명령 전면 해제 등을 촉구하고 있다. 김명국 선임기자 dauns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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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리로 나온 자영업자들
코로나피해자영업총연합 회원들이 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집회를 열어 ‘손실보상 예산 10조원 증액하고 피해 업종 위주로 보상하라’ 등의 문구가 쓰인 플래카드를 들고 정치권과 정부에 실질적인 손실보상과 집합제한명령 전면 해제 등을 촉구하고 있다.
김명국 선임기자 daunso@seoul.co.kr

김종인 국민의힘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화두를 던지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맞받은 ‘소상공인 100조원 지원’에 대해 전문가들은 “현실성 없는 구상”이라고 입을 모았다. 한 해 예산의 6분의1에 달하는 재원을 쏟아부을 여력도 없을뿐더러 현실화할 경우 기성세대가 미래세대에 큰 빚을 떠넘기는 무책임한 행태라고 질타했다. 나라살림을 책임지는 기획재정부는 정쟁에 휘말리는 것을 우려해 공식적인 입장 표명을 삼갔지만, 갈수록 심화하는 정치권의 ‘포퓰리즘 돈풀기’ 경쟁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한국경제학회장을 지낸 이인호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8일 서울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연간 예산이 600조원인데 100조원이면 두 달간 나라살림을 모조리 소상공인에게 나눠 주자는 이야기”라며 “지급 대상이 100만명이면 1인당 1억원, 300만명이면 3000만~4000만원”이라고 말했다. 앞서 정부가 지난 3월 소상공인에게 재난지원금(버팀목자금 플러스)을 지급했을 당시 집합금지·영업시간 제한 조치로 피해를 입은 사업장은 약 115만개, 매출이 감소한 곳까지 모두 합치면 약 385만개였다. 따라서 100조원을 편성해 지급할 경우 적게는 100만여개, 많게는 300만여개 사업장이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교수는 “재정은 결국 국민의 돈(세금)인데, 수천만원의 돈을 소상공인에게만 나눠 준다는 게 공감을 얻을 수 있을지 생각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이 ‘100조원 투입론’을 꺼낸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4월 21대 총선을 앞두고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을 맡으면서 “대통령 긴급재정명령권을 발동해 100조원을 투입, 코로나19로 무너진 민생경제를 살리자”고 주장했다. 올 1월에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지내며 ‘예산 재편론’과 함께 100조원 투입을 주장했다. 당시 김 위원장과 거리를 뒀던 민주당이 이번에는 이 후보가 직접 나서 “환영한다”며 맞받았지만 ‘정치적 수사’에 불과하다는 게 대다수 전문가들의 생각이다. 성명재(한국재정학회장)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는 “100조원을 푼다고 해서 나라가 당장 망하진 않겠지만 우리 경제는 ‘시한폭탄’을 짊어지게 될 것”이라며 “시한폭탄은 언젠가는 터진다는 걸 유념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이나 이 후보가 예산·재정에 대한 기본 이해 없이 공약을 남발한다는 지적도 있다. 정부 관계자는 “한 해 예산이 600조원이라지만 절반은 법에 지출 의무가 명시된 ‘의무지출’이라 조정이 불가능하다”며 “이런저런 사용처 빼고 결국 100조~150조원가량에 대한 투입처를 조정하는 게 예산 편성인데 각 부처 예산을 구조조정한다고 해서 확보할 수 있는 재원은 많지 않다”고 밝혔다.



세종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2021-12-09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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