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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다 “3000억원 갚기 어려워”… 中정부, 부도 위기에 개입

헝다 “3000억원 갚기 어려워”… 中정부, 부도 위기에 개입

류지영 기자
류지영 기자
입력 2021-12-05 21:04
업데이트 2021-12-06 0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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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월 만에 채무불이행 첫 공식 인정
당국 긴급면담 후 실무팀 파견하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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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3대 부동산 업체 헝다(恒大·에버그란데)가 “채무불이행(디폴트)을 피하기 힘들다”고 공식 발표했다. 지난 9월 쉬자인 회장이 긴급 심야회의를 통해 “어떻게든 회사를 살리겠다”고 선언한 지 3개월 만이다. 사태의 심각성을 직감한 중국 정부는 ‘질서 있는 구조조정’을 이끌겠다며 개입 의지를 표명했다.

5일 경제매체 차이신에 따르면 헝다는 지난 3일 밤 “2억 6000만 달러(약 3075억원)에 대한 채무 상환이 어려울 수 있다”고 기습 공시했다. 더는 부채를 감당할 수 없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밝힌 것이다. 헝다의 달러 채권은 192억 달러에 달한다. 이 채무를 갚지 못하면 연쇄 디폴트 사태로 이어지게 돼 어렵게 틀어막았던 부채 위기가 한순간에 폭발한다.

결국 당국이 나섰다. 헝다 사태 관리 책임을 맡은 광둥성 정부가 공시 직후 쉬자인 회장을 긴급 소환해 면담했다. 이후 광둥성 정부는 “헝다의 요청에 따라 실무팀을 파견해 정상적인 회사 운영이 이뤄질 수 있게 돕기로 했다”고 밝혔다.

인민은행도 심야 성명을 통해 “광둥성 정부의 조치를 지지한다”며 “헝다 위기는 경영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맹목적인 확장만을 추구한 결과다. 일개 부동산 기업의 위험이 시장 전체 기능에 영향을 주진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헝다는 계속되는 정부의 부동산 규제 기조로 지난해부터 유동성 위기가 불거졌다. 올해 9월부터 만기가 도래한 채권을 제때 갚지 못해 디폴트가 임박했다는 전망이 대두됐다. 현재 헝다의 총부채는 2조 위안(약 371조원)이 넘는다.

다만 정부가 직접 개입 의사를 표명하고 상황 통제에 나서면서 헝다가 극적으로 파산 위기를 모면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시장은 정부가 과거 하이난항공그룹의 구조조정 사례를 참고해 헝다를 여러 개로 쪼갠 뒤 국유화하거나 민간기업에 매각할 것으로 본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의 아시아 연구 책임자 루이스 퀴즈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중국에서 (헝다 사태를 수습하지 못해) 부동산 위기가 계속 이어지면 내년 4분기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3.0%까지 떨어질 것”이라며 “세계 경제성장률도 0.7% 포인트 낮아진다”고 내다봤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
2021-12-06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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