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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김연아 ‘어릿광대를 보내주오’ 작곡한 손드하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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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ㅣ 수정 : 2021-11-27 12:15 미국·중남미 섹션 목록 확대 축소 인쇄
26일(현지시간) 91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난 미국의 뮤지컬 작곡가 겸 작사가인 스티븐 손드하임(왼쪽)이 웨스트사이드스토리를 함께 만들던 레오나드 번스타인과 다정한 한때를 즐기고 있다. AFP 자료사진

▲ 26일(현지시간) 91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난 미국의 뮤지컬 작곡가 겸 작사가인 스티븐 손드하임(왼쪽)이 웨스트사이드스토리를 함께 만들던 레오나드 번스타인과 다정한 한때를 즐기고 있다.
AFP 자료사진

브로드웨이 뮤지컬의 거장 스티브 손드하임이 26일(현지시간) 91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미국 일간 뉴욕 타임스(NYT)와 영국 BBC 방송 등에 따르면 친구이자 법률 대리인인 F 리처드 파파스 변호사가 손드하임이 코네티컷주 록스베리의 자택에서 숨을 거뒀다고 밝혔다. 매니지먼트 회사 DKC-O&M의 릭 미라몬테스도 손드하임의 사망 사실을 공식 발표했다. 고인은 전날까지만 해도 친지들과 추수감사절 저녁 식사를 즐겼다고 한다.

손드하임은 뮤지컬 ‘웨스트사이드스토리’, ‘어쌔신’, ‘스위니 토드’, ‘컴퍼니’ 등으로 국내에도 잘 알려져 있다. 그가 작곡한 ‘어릿광대를 보내주오’(Send in the Clowns)는 프랭크 시내트라, 주디 콜린스 등 전설적인 가수들에 의해 수백 번이나 녹음됐다. 이 곡은 특히 ‘피겨 여왕’ 김연아가 은퇴 무대인 소치 동계올림픽 쇼트프로그램 경기에서 배경음악으로 활용해 팬들에게도 친숙한 곡이다.
엘리자베스 테일러가 ‘어릿광대를 불러주오’를 녹음할 때 함께 포즈를 취한 스티븐 손드하임. AFP 자료사진

▲ 엘리자베스 테일러가 ‘어릿광대를 불러주오’를 녹음할 때 함께 포즈를 취한 스티븐 손드하임.
AFP 자료사진

그는 가사까지 함께 직접 쓰는 몇 안 되는 메이저 뮤지컬 작곡가였다. 셰익스피어의 비극 로미오와 줄리엣을 동시대에 맞게 옮긴 웨스트사이드스토리를 함께 작업한 번스타인은 생전에 고인처럼 뮤지컬 노래와 가사를 매끄럽게 조화시키는 이를 보기 어려웠다고 상찬했다.

1930년 3월 뉴욕에서 태어난 그는 아홉 살 때 처음 브로드웨이 뮤지컬을 관람하고 매력에 빠져 열 살 때 ‘왕과 나’ ‘오클라호마!’로 유명세를 떨치던 오스카 해머스타인 2세로부터 사사를 받았다. NYT는 고인이 “20세기 후반기 가장 존경받는, 영향력 있는 작곡·작사가였으며, 브로드웨이에서 가장 사랑받는 쇼를 만들어낸 무대 뒤 원동력”이라며 “미국 뮤지컬의 기준을 수립했다”고 평가했다.

작품에서 다루는 주제도 매우 다양했다. 뮤지컬 ‘소야곡’(Little Night Songs)에서는 스웨덴의 예술영화 감독 에른스트 잉마르 베리만의 영화들을 다뤘고, ‘태평양 서곡’(Pacific Overtures)에서는 일본의 개항을, ‘조지와 함께한 일요일 공원에서’는 프랑스 화가 조르주 쇠라의 일생을 담았다.

오랜 세월 뮤지컬 업계에 종사하면서 손드하임은 그래미상 8개, 토니상 8개, 아카데미상 1개를 수상하는 기록을 남겼다. 2015년에는 당시 버락 오바마 대통령으로부터 ‘대통령 자유 훈장’을 받았다.
지난 2015년 버락 오마바 당시 미국 대통령으로부터 대통령 자유의 메달을 수상할 때의 모습. AFP 자료사진 연합뉴스

▲ 지난 2015년 버락 오마바 당시 미국 대통령으로부터 대통령 자유의 메달을 수상할 때의 모습.
AFP 자료사진 연합뉴스

동성애자로도 유명하다. 유족으로 남편 제프리 스콧 롬리를 남겼는데 2017년 결혼한 두 사람의 나이 차는 거의 50년이었다. 고인은 그 해 인생을 돌아보면서 “여러분을 분명하지 않게 만들고 스스로를 의심하게 만드는 어떤 일을 계속해야 한다. 여러분이 가는 길의 끝을 안다면 여러분은 이미 저세상에 가 있을 것이다. 어느 시가 그랬듯 그런 게 죽음”이라고 말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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