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역인 토우, 동물 단추 장식…고대 한반도 문화 다양성 엿본다

서역인 토우, 동물 단추 장식…고대 한반도 문화 다양성 엿본다

김정화 기자
입력 2021-11-24 14:30
수정 2021-11-24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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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룡사 출토 금동반가사유상. 국립경주박물관 제공
황룡사 출토 금동반가사유상. 국립경주박물관 제공
“절이 별처럼 많고, 탑이 기러기처럼 늘어서 있었다.”(寺寺星張 塔塔雁行)

‘삼국유사’에서 묘사한 신라 시대 경주의 모습이다. 국립경주박물관이 삼국시대 신라의 모습을 재현할 수 있는 전시실을 24일 새로 마련했다. 신라미술관 2층에 있던 황룡사실을 개편해 ‘불교사원실’로 조성하고, 사찰에서 수습한 유물 530여점으로 꾸몄다.

전시장 유물은 신라 최초 사찰인 홍륜사부터 황룡사, 분황사, 감은사, 사천왕사 등 신라 주요 사찰에서 수습한 것으로 기와, 전돌(벽돌), 불상, 탑 장식 등 다양하다. 탑에 사리를 봉안할 때 쓰는 용기와 물품인 사리장엄구도 전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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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신라 황룡사 찰주본기. 높이 22.5㎝, 너비 94㎝. 국립경주박물관 제공
통일신라 황룡사 찰주본기. 높이 22.5㎝, 너비 94㎝. 국립경주박물관 제공
황룡사 찰주본기, 감은사 서탑 사리기(사리를 모신 용기) 등 보물 2건도 포함됐다. 찰주본기는 7세기의 탑 건립과 9세기 중수에 대한 상세한 내용을 담아 역사적 상황을 전하는 귀중한 자료다.

일부 전시품을 대상으로 진행한 과학 조사 결과도 소개했다. 황룡사 구층목탑 심초석 아래에서 찾은 작은 백자 항아리 속 흰색 물질 3점은 조개껍데기로 드러났고, 목탑 사리공에 봉안됐던 연꽃 모양 받침의 재질은 가운데 부분이 은이고 바깥쪽 부분은 금으로 확인됐다.
통일신라 시대 사천왕사 녹유신장상벽전. 높이는 88.5~90㎝다. 국립경주박물관 제공
통일신라 시대 사천왕사 녹유신장상벽전. 높이는 88.5~90㎝다. 국립경주박물관 제공
박물관은 이날 ‘고대 한국의 외래계 문물-다름이 만든 다양성’ 특별전도 개막했다. 한반도에 남은 고대 유물 중 ‘문화 다양성’을 보여주는 사례 172건 253점을 한데 모아 내년 3월 20일까지 선보인다. 전시는 문화와 사상이 이동하고 섞이는 ‘교류’의 여러 양상을 다룬 뒤 고조선, 삼국시대, 통일신라시대로 나눠 한반도에 나타난 다양한 문화를 소개한다.

고조선 시기는 철기문화를 보유한 중국계 유민이 이주해 왔고, 한군현(한나라가 우리나라 서북부에 설치한 4개 현)이 존재했다는 사실을 금속 유물과 토기로 설명한다. 이어 삼한시대와 삼국시대의 ‘다른 문화’는 북방 유목민족 동물 장식, 중국 교역품, 동남아시아 유리구슬 등을 통해 조명한다. 삼국시대 이후 더욱 복잡해진 통일신라시대 대외 교류 양상도 살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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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한시대 호랑이모양 허리띠장식(왼쪽부터)과 동물형 단추장식. 국립경주박물관 제공
삼한시대 호랑이모양 허리띠장식(왼쪽부터)과 동물형 단추장식. 국립경주박물관 제공
경북 경주 용강동에서 출토된 삼국시대 서역인 흙인형. 국립경주박물관 제공
경북 경주 용강동에서 출토된 삼국시대 서역인 흙인형. 국립경주박물관 제공
출품 자료 중에는 황남대총 남분 금목걸이, 경주 계림로 보검 등 국보와 보물로 지정된 문화재 8건도 포함됐다. 또 경주에서 발견된 서역인을 닮은 흙인형, 창원 가야 고분 출토품인 낙타 모양 토기, 사천 늑도 유적에서 확인된 일본 야요이계 토기, 천안 용원리 고분군에서 모습을 드러낸 중국제 계수호(닭머리 모양 주둥이가 있는 항아리) 등도 공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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