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페이지

바이든 “더러운 중국산 제한”… 中 때리기로 G20 끝냈다

바이든 “더러운 중국산 제한”… 中 때리기로 G20 끝냈다

이경주 기자
이경주 기자
입력 2021-11-01 20:52
업데이트 2021-11-02 01:51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G20 폐막일에 ‘작심 비판’

유럽 철강 관세 철폐 다음날 중국 비판
글로벌 리더십·미국 내 지지율 회복 노려
“우리 노동자에게 피해 준 나라와 맞설 것”
이미지 확대
글로벌 공급망 정상회의서 발언하는 바이든
글로벌 공급망 정상회의서 발언하는 바이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리고 있는 이탈리아 로마에서 글로벌 공급망 회복 관련 정상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2021-11-01 로마 AP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폐막일에 작심한 듯 중국을 겨냥한 비판 발언을 잇따라 내놓았다. 동맹과 함께 중국을 견제하며 글로벌 리더십을 회복하고 ‘중국 때리기’에 목마른 미국 내 지지율을 제고하려는 행보로 읽힌다.

바이든 대통령은 31일(현지시간) 현지 기자회견에서 “중국 같은 나라의 더러운 철강이 우리 시장에 접근하는 것을 제한할 것이고 우리 시장에 철강을 덤핑해 우리 노동자들과 산업, 환경에 크게 피해를 준 나라들에 맞서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18년 3월 국가안보 위협을 이유로 유럽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25%와 10%씩 부과했던 관세를 없애고 유럽연합(EU)도 대미 보복관세 부과 계획을 백지화하기로 한 전날 합의가 중국을 겨냥한 조치임을 분명히 한 것이다.

첫 조치로는 “교역용 철강·알루미늄에 수반되는 (탄소)배출을 평가하기 위해 공동의 방법론을 개발하는 기술적 워킹그룹을 마련할 것”이라고 했다. 대부분의 중국산 철강이 가격은 저렴하나 탄소배출량은 많다는 평가를 받아 왔으며, 미국은 이런 중국산 철강이 유럽 등을 우회해 수입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즉 향후 철강에 대해 탄소배출 기준을 엄격히 적용해 중국 제품들을 배제하겠다는 취지다. 바이든은 G20 성명에서 기후변화 대응과 관련해 탄소중립 시점을 2050년으로 못박지 못한 부분에 대해서도 중국과 러시아의 소극적 태도를 비판했다.

또 이날 바이든은 한국, 인도, 독일 등 14개국(미국 제외)이 모인 ‘글로벌 공급망 회복 관련 정상회의’를 주재하고 “우리 공급망이 강제 노동과 아동 노동으로부터 자유로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이 그간 중국 신장(新疆) 지역 위그루족의 강제 노동 등 인권 문제를 제기하면서 신장산 면화, 태양광 패널 등의 수입을 전면 금지했다는 점에서 중국을 겨냥한 발언으로 읽힌다. 또 중국을 배제하고 미국과 동맹들이 협업해 반도체, 배터리 등 핵심 공급망을 재구축하겠다던 그간의 기조를 거듭 강조한 셈이다.

특히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회의에 불참한 상황에서 글로벌 공급망을 논의한 것은 의미심장한 대목이다. CNN은 백악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시 주석의 부재로 “미국과 유럽 지도자들이 의제를 설정하고 기후변화 대응 및 글로벌 전염병 퇴치와 같은 중요한 주제에 대한 토론을 주도했다”고 설명했다. 시 주석의 부재가 바이든이 글로벌 리더십을 회복할 기회가 됐다는 의미다. 중국 때리기는 취임 이후 최저 수준인 바이든의 국정 지지율을 높이는 데도 좋은 소재다. 취임 직후 55%에 달했던 바이든의 지지율은 최근 40% 초반을 유지하고 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도 이날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7개월 만에 회담을 갖고 중국 군용기의 대만 방공식별구역 진입 등 대만해협에서 긴장을 고조시키는 중국의 행동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티베트, 홍콩, 동중국해 및 남중국해 문제 등을 거론하며 중국의 행동이 규칙에 기반한 국제질서를 침해한다고 비판했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2021-11-02 17면

많이 본 뉴스

  • 4.10 총선
저출생 왜 점점 심해질까?
저출생 문제가 시간이 갈수록 심화하고 있습니다. ‘인구 소멸’이라는 우려까지 나옵니다. 저출생이 심화하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자녀 양육 경제적 부담과 지원 부족
취업·고용 불안정 등 소득 불안
집값 등 과도한 주거 비용
출산·육아 등 여성의 경력단절
기타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