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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전쟁·코로나·빅테크 규제·전력난… 올해 중국 ‘광군제’ 차분하게 치러진다

무역전쟁·코로나·빅테크 규제·전력난… 올해 중국 ‘광군제’ 차분하게 치러진다

류지영 기자
류지영 기자
입력 2021-10-31 17:32
업데이트 2021-11-01 0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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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생생리포트]

알리바바, 행사 언론 노출 최대한 자제
공정 시장경쟁 조성 메시지 전달 주력
당국 자극 안 할 듯… 업계, 흥행 성공 낙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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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11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의 알리바바 본사 미디어센터에서 열린 솽스이 ‘기록의 밤’ 행사. 0시 30분까지 누적 판매 금액이 3723억 위안(약 68조원)에 달했다는 내용이 초대형 스크린을 통해 소개되고 있다. 올해는 중국 당국의 빅테크 규제 등을 감안해 알리바바에서 자국 기자들만 불러 조용히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1월 11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의 알리바바 본사 미디어센터에서 열린 솽스이 ‘기록의 밤’ 행사. 0시 30분까지 누적 판매 금액이 3723억 위안(약 68조원)에 달했다는 내용이 초대형 스크린을 통해 소개되고 있다. 올해는 중국 당국의 빅테크 규제 등을 감안해 알리바바에서 자국 기자들만 불러 조용히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매년 11월 넷째 금요일)를 넘어 세계 최대 쇼핑 축제로 자리잡은 중국 솽스이(11월 11일·광군제)가 열세 번째로 치러진다. 그간 솽스이 매출은 중국인의 구매력을 가늠할 수 있어 내수 경기의 바로미터로 평가받았다. 그러나 올해는 미중 무역전쟁과 코로나19 감염병 사태, 중국 정부의 빅테크 규제, 전력난 등이 맞물린 탓에 차분한 분위기로 치러질 전망이다.

31일 중국 유통업계에 따르면 솽스이를 이끄는 알리바바는 올해 행사에서 언론 노출을 최대한 자제하기로 했다. 지난해까지 알리바바는 11·11 쇼핑 축제일에 내외신 기자 수백명을 저장성 항저우 본사로 초청해 실시간 매출과 판매 동향, 자사의 기술력 등을 설명하는 간담회를 가졌다. 11일 0시부터 밤 12시까지 24시간 동안 거래액 변화를 경마식으로 소개하는 ‘기록의 밤’을 통해 자국의 거대한 소비력을 전 세계에 선전했다.

그러나 알리바바는 올해 행사에 소수의 중국 기자만 불러 조용히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규제 당국을 최대한 자극하지 않으려는 의도다. 지난해 10월 창업자 마윈의 ‘설화’ 사건 이후 중국 당국이 인터넷 기업을 향한 규제를 대폭 강화하면서 알리바바는 ‘자본의 무질서한 확장 사례’로 지목됐다. 예년처럼 수십조원에 달하는 천문학적인 매출을 자랑하는 ‘숫자 쇼’를 벌일 상황이 아니다.

대신 중국 정부가 인터넷 플랫폼을 상대로 반독점 규제를 강화한 뒤 처음 열리는 쇼핑 축제임을 감안해 ‘공정한 시장 경쟁 환경을 조성하고자 애쓰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전광판 광고 등을 통해 중국 내 오지나 소수민족 자치구의 이름 없는 장인들이 만드는 제품들이 알리바바를 통해 활로를 찾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올해 중국은 석탄 공급 부족과 탄소중립 정책 등으로 생겨난 전력난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최근에는 많은 주유소들이 경유를 제한 배급하고 있다. 경유가 화물용 트럭 연료로 쓰이는 만큼 운송대란도 점쳐진다. 중국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는 “올해 솽스이에 구매한 물품을 한 달 이상 기다릴 자신이 없으면 쇼핑을 하지 말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BBC방송은 전했다.

그럼에도 업계에서는 올해 솽스이도 흥행에 성공할 것으로 낙관한다. 지난해부터 축제 기간을 2주 가까이 늘려 매출을 집계하는 영향이 크다. 알리바바는 올해 행사에 29만개 브랜드(업체)가 참가해 지난해(약 25만개)보다 15% 이상 늘었다고 밝혔다. 솽스이 기간 중 중국 전체 전자상거래 업체 거래액도 1조 위안(약 183조원)에 달해 지난해 8600억 위안을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글 사진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
2021-11-01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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