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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어설펐다” 프랑스에 선물 안긴 바이든

“우리가 어설펐다” 프랑스에 선물 안긴 바이든

이경주 기자
이경주 기자
입력 2021-10-31 22:30
업데이트 2021-11-01 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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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차 이탈리아 로마를 찾은 조 바이든(왼쪽) 미국 대통령과 에마뉘엘 마크롱(오른쪽) 프랑스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바티칸 주재 프랑스 대사관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2021-10-31 로마 AFP 연합뉴스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차 이탈리아 로마를 찾은 조 바이든(왼쪽) 미국 대통령과 에마뉘엘 마크롱(오른쪽) 프랑스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바티칸 주재 프랑스 대사관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2021-10-31 로마 AFP 연합뉴스
마크롱 만나 ‘오커스 갈등’ 봉합 나서
트럼프가 시작한 관세전쟁도 막 내려
반중 경제블록에 균열 없도록 총력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 등을 위해 유럽을 순방 중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외교적 실패를 자인하며 자세를 낮추고, 유럽연합(EU)에 각종 선물을 안기며 동맹 재건에 나섰다. 반중 전선에 균열이 생기는 상황만은 만들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가 엿보인다.

바이든은 29일(현지시간)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을 만나 “우리가 한 일은 어설펐다. 품위 있게 처리되지 않았다”며 사과했다. 이어 “프랑스는 극도로, 극도로 가치 있는 파트너”라며 갈등 봉합에 나섰다. 미국은 신안보동맹 ‘오커스’(AUKUS·미국·영국·호주) 창설 과정에서 호주에 핵추진 잠수함을 제공키로 했고, 이에 호주는 프랑스와 맺었던 560억 유로(약 76조원) 규모의 디젤 잠수함 계약을 깼다. 이에 프랑스는 미국에 뒤통수를 맞았다며 반발해 왔다.

바이든은 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18년 3월 ‘국가안보 위협’을 명분으로 유럽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25%, 10%씩 부과했던 관세를 2년 7개월 만에 없앴다. EU도 오는 12월부터 버번 위스키, 리바이스 청바지, 할리 데이비슨 오토바이 등에 대해 50%씩 적용키로 했던 보복관세 카드를 버렸다. 이는 반중 경제 블록을 구축하기 위한 행보다. 미국과 EU는 관세전쟁을 중단함과 동시에 향후 값싼 중국 철강이 EU를 경유해 미국에 들어오지 못하도록 공동 대응하기로 했다.

이날 G20 정상들은 디지털세 합의안도 추인했다. 이에 2023년부터 글로벌 대기업들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국가에 글로벌 매출 가운데 통상이익률(10%)을 웃도는 초과 이익의 25%에 대한 세금을 내게 되면서, 그간 일명 ‘구글세’로 미국을 위협하던 EU의 불만도 사라지게 됐다. 또 디지털세 합의안에는 글로벌 최저한세율(15%)도 포함됐다. 블룸버그통신은 글로벌 최저한세율 도입 효과에 대해 “주요 수혜자는 미국을 포함한 부유한 국가들”이라며 “이로 인한 미국의 향후 기대 수입은 중국의 15배”라고 전했다.

바이든의 G20 광폭 행보는 우리나라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디지털세는 세수에 소폭 플러스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이지만, EU의 대미 철강 수출이 늘어나면 우리나라의 대미 수출 여건은 불리해질 수 있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2021-11-01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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