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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성전환자’ 변희수 강제 전역 부당? 항소한다”… “두 번 죽이는 일”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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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ㅣ 수정 : 2021-10-20 18:01 국방·외교 섹션 목록 확대 축소 인쇄
국방부 “1심 존중하나 상급 법원 판단 필요”
“성전환자 복무, 군 특수성·여론 고려해 검토”
군, 성전환수술한 변 하사에 장애 판정 전역

변 하사 행정소송 진행 중 자택서 극단 선택
성전환 수술을 받고 강제 전역 판정을 받았던 고 변희수 전 하사가 지난해 1월 22일 기자회견에서 눈물을 흘리고 있다. 이후 전역처분 취소 행정소송 등 복직 소송을 진행 중이던 변 전 하사는 4월 첫 변론기일을 앞두고 지난 3일 충북 청주의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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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전환 수술을 받고 강제 전역 판정을 받았던 고 변희수 전 하사가 지난해 1월 22일 기자회견에서 눈물을 흘리고 있다. 이후 전역처분 취소 행정소송 등 복직 소송을 진행 중이던 변 전 하사는 4월 첫 변론기일을 앞두고 지난 3일 충북 청주의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연합뉴스

군 당국이 성전환자인 고(故) 변희수 전 하사에 대한 강제 전역 처분이 부당하다고 본 1심 판결에 항소하기로 했다. 군 특수성 등을 고려한 상급 법원의 판단이 받아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군 복무를 간절히 원했던 변 전 하사는 전역 처분 취소를 위한 행정소송을 진행하던 중 극단적 선택으로 생을 마감했다.

서욱 “군 전투력, 공감대, 군 사기 문제”

국방부 관계자는 20일 “1심 법원의 판결을 존중하며, 상급 법원의 판단을 받아볼 필요가 있어 법무부에 항소 지휘요청을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국방부는 군의 특수성, 국민적 여론 등을 고려한 정책연구를 통해서 성전환자의 군 복무 여부를 면밀하게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서욱 국방부 장관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군사법원 국정감사에서 변 전 하사 사건에 대해 사과할 의향이 있느냐는 최기상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의에 “군의 전투력, 사회 공감대, 군의 사기 문제를 가지고 연구해볼 일”이라며 항소 의지를 내비쳤다.

이어 “(전역 처분할) 당시 육군은 법적으로 남군이었다고 판정했고, 1심은 (변 전 하사가) 이미 여성이 돼 있었다는 생각의 차이가 있었던 것 같다”면서 “기회가 되면 상급심이나 이런 것을 통해서 의견을 들어보고 싶은 마음이 있다”고 말했다.

서 장관은 변 전 하사가 육군에서 전역 처분된 지난해 1월 육군참모총장으로 재직하고 있었다.

모 육군부대 소속이던 변 전 하사는 2019년 휴가 중 외국에서 성전환수술을 받고 돌아와 ‘계속 복무’를 희망했지만, 군은 변 전 하사 신체 변화에 대한 의무조사를 시행해 심신장애 3급 판정을 내리고, 지난해 1월 전역을 결정했다.

변 전 하사는 “다시 심사해달라”며 지난해 2월 육군본부에 인사소청을 제기했으나, 육군은 “전역 처분은 군인사법에 규정된 의무심사 기준 및 전역 심사 절차에 따라 적법하게 이뤄졌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변 전 하사는 이후 행정소송을 제기했으나 첫 변론 전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성전환 수술을 한 뒤 강제전역 당한 변희수 전 하사가 삶을 마감한 가운데 지난 4일 국회 정의당 대표실 앞에 변 전 하사를 추모하는 공간이 마련돼 있다. 연합뉴스

▲ 성전환 수술을 한 뒤 강제전역 당한 변희수 전 하사가 삶을 마감한 가운데 지난 4일 국회 정의당 대표실 앞에 변 전 하사를 추모하는 공간이 마련돼 있다. 연합뉴스

1심 “여성 기준 변희수 심신장애 아냐”


지난 7일 대전지법 행정2부(오영표 부장판사)가 변 전 하사가 생전에 육군참모총장을 상대로 낸 전역 처분 취소 청구 사건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전역 심사 당시 변 전 하사의 성별은 여성이었다고 전제한 뒤 “성전환 수술 직후 법원에서 성별정정 신청을 받아들인 데다 (변 전 하사가) 이를 군에 보고한 만큼 군인사법상 심신장애 여부 판단은 당연히 여성을 기준으로 해야 했다”면서 “여성 기준으로 한다면 처분 사유인 심신장애는 아니다”라고 판시했다.

수술 후 원고에 대해 ‘남성 성기 상실 등 심신장애에 해당한다’고 본 군인사법 처분 자체가 위법이라는 뜻이다.

나아가 재판부는 변 전 하사 사례처럼 남군에서 복무 중 성전환을 해 여성이 된 경우 복무 계속 여부를 국가 차원에서 정책적으로 결정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궁극적으로 군 특수성 및 병력 운영, 성 소수자 기본 인권, 국민 여론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국민의 신속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보장할 수 있다면 사법부가 소송 권리관계를 폭넓게 해석해야 한다는 선례도 제시됐다.
성전환 수술을 받은 뒤 강제 전역 판정을 받은 변희수 전 육군 하사가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열린 전역처분 취소 행정소송 관련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0.8.11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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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전환 수술을 받은 뒤 강제 전역 판정을 받은 변희수 전 육군 하사가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열린 전역처분 취소 행정소송 관련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0.8.11
연합뉴스

집 앞에 놓인 술병과 부의 봉투 군 복무 중 성전환 수술을 받아 강제 전역당한 변희수 전 육군 하사가 지난 3일 숨진 채 발견된 가운데 4일 충북 청주시 변 전 하사 자택 현관문 앞에 그를 추모하는 술병과 봉투가 놓여 있다. 청주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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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 앞에 놓인 술병과 부의 봉투
군 복무 중 성전환 수술을 받아 강제 전역당한 변희수 전 육군 하사가 지난 3일 숨진 채 발견된 가운데 4일 충북 청주시 변 전 하사 자택 현관문 앞에 그를 추모하는 술병과 봉투가 놓여 있다.
청주 연합뉴스

“군이 해야할 일은 항소 아닌 사죄”
시민 1168명·인권단체 탄원서 제출


인권·시민사회단체들은 변 하사 사건의 1심 판결에 대한 군에 대해 항소 포기를 촉구했다.

군인권센터와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 등 인권단체 활동가들은 이날 국방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방부 장관과 육군참모총장이 해야 할 일은 항소가 아닌 사죄”라며 1심 판결 이후 변 전 하사를 지지하는 시민과 단체로부터 탄원 연명을 받았다고 밝혔다.

시민 1168명과 단체 239곳이 ‘육군참모총장은 항소를 포기하고 국방부 장관은 피고 육군참모총장이 항소를 포기하도록 지휘해야 한다’는 취지의 탄원서와 의견서에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기자회견 후 탄원서와 의견서를 국방부 민원실을 통해 육군참모총장과 국방부 장관에게 제출했다.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은 “만약 육군이 항소한다면 그것은 변희수 하사를 두 번 죽이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남영신 육군참모총장은 지난 13일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항소 여부 관련 질의를 받자 “군의 특수성과 국민적 공감대, 성소수자 인권 문제, 관련 법령을 가지고 심도 있게 살펴보고 있다”고 답했다. 항소시한은 오는 22일까지다.
19일 오전 서울 용산 국방부 민원실 앞에서 변희수 하사 강제 전역 취소 결정에 대한 육군의 항소 포기 촉구 인권·시민사회단체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2021.10.19.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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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일 오전 서울 용산 국방부 민원실 앞에서 변희수 하사 강제 전역 취소 결정에 대한 육군의 항소 포기 촉구 인권·시민사회단체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2021.10.19.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변희수 전 하사가 지난 1월 22일 서울 마포구 군인권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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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변희수 전 하사가 지난 1월 22일 서울 마포구 군인권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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