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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래프트 비어펍의 진짜 사용법은?(2) [지효준의 맥주탐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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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ㅣ 수정 : 2021-10-18 09:34 중국 섹션 목록 확대 축소 인쇄

<8> ‘21세기의 주막’이 되고 싶은 한국 수제맥주 펍
펍(Pub)은 영국뿐 아니라 전 세계에 퍼져 있던 문화
크래프트 비어 운동과 만나 주민 위한 공간으로 변모
부산 특유 ‘장전에일’, 단오 문화 담긴 ‘찹쌀에일’도
3대가 한 자리서 수제맥주 즐기는 전통 한국서도 기대

부산 금정구의 유명 수제맥주 양조장 ‘벤스하버’(Bens Harbor)의 내부. 지효준

▲ 부산 금정구의 유명 수제맥주 양조장 ‘벤스하버’(Bens Harbor)의 내부. 지효준

부산 금정구의 양조장 ‘벤스하버’(Bens Harbor)는 ‘부산대 맥줏집’으로 유명한 브루펍(Brew pub)이다. 브루펍은 수제맥주를 만드는 브루어리(Brewery)와 레스토랑이 더해진 하이브리드 펍을 말한다. 이곳에서는 전 세계 유명 맥주도 함께 제공하고 ‘와일드 웨이브’(Wild Wave) 등 국내 대표 양조장과 협업해 지역 이름을 넣은 ‘장전에일’ 등을 선보였다. 맥주와 음식의 궁합을 뜻하는 ‘페어링’도 즐길 수 있다. 항만도시인 부산의 이미지를 강조하고자 가게 이름에 ‘하버’를 담은 것이 이채롭다.
벤스하버의 수제맥주 제품.

▲ 벤스하버의 수제맥주 제품.

중국의 수도 베이징의 명소로 원(元) 시대로 돌아간 듯한 느낌을 받는 구로우다지에(鼓楼大街)에 자리잡은 ‘비어가이즈’(Beer Guys)도 해당 펍에서만 맛볼 수 있는 독특한 맥주로 정평이 나 있다. 중국 단오 음식 쫑즈(찹쌀과 고기 등을 섞어 대나무 잎으로 싸 쩌낸 것)에서 영감을 얻은 ‘찹쌀에일’이나 팥죽을 연상시키는 ‘단팥 바닐라 밀크 스타우트’ 등 신박한 제품으로 화제가 됐다. 두 펍은 서로 다른 나라에 있지만 일반적인 호프집과 차별화된 공통점이 있다. 새로운 맥주를 소개하는 것을 넘어 동네 주민만을 위한 ‘맞춤형 맥주’도 기획해 제안한다는 점이다.
중국 베이징의 대표적인 수제맥주 양조장 ‘비어가이즈’(Beer Guys)의 내부.

▲ 중국 베이징의 대표적인 수제맥주 양조장 ‘비어가이즈’(Beer Guys)의 내부.

흔히 선술집로 번역되는 펍은 인류의 문명과 함께 꽃피고 자라났다. 과거 영국에는 숙박과 식사를 함께 제공하는 선술집이 평균 10마일(16㎞)마다 하나씩 존재했다고 한다. 이는 우리나라에서도 마찬가지였는데, 주막이 대표적이다. 주막은 나그네가 머물 수 있도록 술과 밥을 파는 장소로 선조들에 ‘삶의 휴게소’였다. 신분에 관계없이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개방의 공간이기도 했다. 전 세계에서 다양한 형태로 존재해 온 펍 문화는 20세기 들어 다양성과 지역성을 중시하는 ‘크래프트 비어 운동’과 만나 벤스하버나 비어가이즈 같은 수제맥주 펍들을 탄생시켰다.
비어가이즈의 수제맥주 제품.

▲ 비어가이즈의 수제맥주 제품.

크래프트 비어펍은 세계 모든 수제맥주 양조장이 공유하는 ‘드링크 로컬, 서포트 커뮤니티’(우리 지역 맥주를 마시며 우리 동네를 응원하자) 철학을 전파한다. 그저 맥주만 파는 것이 아니라 ‘사람과 맥주’ 또는 (맥주를 마시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상호작용을 중요하게 여긴다.
부산의 인기 수제맥주 양조장 ‘벤스하버’(Bens Harbor)의 입구.

▲ 부산의 인기 수제맥주 양조장 ‘벤스하버’(Bens Harbor)의 입구.

“세계 수제맥주 흐름을 이끄는 제품을 소개하는 것은 꽤 매력적인 일이다. 그러나 나는 우리 가게를 찾아오는 손님에게 오직 여기서만 맛볼 수 있는 맥주를 선보이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본다. 궁극적으로 우리 양조장이 ‘맥주를 어떻게 생각하는가’에 대한 나름의 해답을 찾아 구현한 제품을 고객에게 내놓는 것이 가장 가치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비어가이즈의 창업자 조우샤오레이(周小雷)의 말이다. 현대 사회가 빠르게 변하면서 크래프트 비어펍도 다양한 형태로 진화하고 있지만, ‘주민을 위한 동네 선술집’이라는 본질은 바뀌지 않는다. 필자가 인터뷰한 서울과 베이징의 양조장 브루어들과 펍 운영자들은 모두 자신들의 펍이 ‘외지인보다 지역민에 더 사랑받는 선술집’으로 오래 남아 있기를 바라고 있었다. ‘맥주가 맛있는 집’보다는 ‘맥주를 편하게 마실 수 있는 집’으로 기억되고 싶어했다.
중국 베이징의 유명 수제맥주 양조장 ‘비어가이즈’(Beer Guys)의 입구.

▲ 중국 베이징의 유명 수제맥주 양조장 ‘비어가이즈’(Beer Guys)의 입구.

수제맥주 연구를 위해 미국이나 유럽을 찾았을 때 인상깊게 본 장면들이 있다. 동네 펍에서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갓 성인이 된 자녀를 불러놓고 맥주 마시는 법을 가르치는 것이었다. 옆 테이블의 주민들은 손주에게 나름의 주도를 전수하는 할아버지의 모습에 박장대소하며 ‘성인식’을 축하했다. 이들에게 동네 펍은 삶의 일부였다.
비어가이즈(Beer Guys)의 내부의 수제맥주 탭.

▲ 비어가이즈(Beer Guys)의 내부의 수제맥주 탭.

아직 크래프트 비어펍은 한국인에게 새롭고 낯선 공간이다. 그러나 지금도 누군가는 소중한 이들과 함께 하고자 혹은 자신만의 시간을 만끽하고 싶어서 펍을 찾는다. 우리나라에서도 지역의 무늬와 색깔을 잔뜩 머금은 수제맥주 펍들이 ‘21세기의 주막’으로 자리잡아 동네 주민들이 언제고 편하게 쉴 수 있는 사랑방이 되길 기대해 본다. 언젠가 필자 역시 성년이 된 자녀들의 손을 잡고 동네 주막을 찾아가 쉐어링(여럿이서 다양한 종류의 맥주를 함께 맛보는 것)을 만끽할 날이 왔으면 한다.
지효준은: 1995년생. 중국 베이징대에서 사회학을 공부했다. 맥주의 맛 뒤에 숨겨진 경제와 사회, 문화의 매력을 발견하고 각국을 돌며 ‘세상의 모든 맥주’를 시음·분석·정리하고 있다. ‘글로벌 맥주 플랫폼’을 꿈꾸며 다양한 사업도 준비 중이다. 한국에서 맥주가 ‘폭탄주’ 용도로만 쓰이는 것 같아 안타까움이 크다. 맥주의 진정한 가치를 알리는데 젊음을 건 ‘맥덕’이다.

▲ 지효준은: 1995년생. 중국 베이징대에서 사회학을 공부했다. 맥주의 맛 뒤에 숨겨진 경제와 사회, 문화의 매력을 발견하고 각국을 돌며 ‘세상의 모든 맥주’를 시음·분석·정리하고 있다. ‘글로벌 맥주 플랫폼’을 꿈꾸며 다양한 사업도 준비 중이다. 한국에서 맥주가 ‘폭탄주’ 용도로만 쓰이는 것 같아 안타까움이 크다. 맥주의 진정한 가치를 알리는데 젊음을 건 ‘맥덕’이다.

정리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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