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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 세대 잡아라’ 국민의힘 대선주자들, ‘부캐놀이’·공정 이슈 선점 몰두

‘MZ 세대 잡아라’ 국민의힘 대선주자들, ‘부캐놀이’·공정 이슈 선점 몰두

이근아 기자
입력 2021-10-02 07:00
업데이트 2021-10-0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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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1차 예비경선 통과한 8명의 후보들
국민의힘 1차 예비경선 통과한 8명의 후보들 15일 국민의힘 1차 예비경선(컷오프)을 통과한 안상수 원희룡 유승민 윤석열 최재형 하태경 홍준표 황교안 후보.(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 가나다 순) 국민의힘은 다음달 8일 2차 예비경선에서 4명으로 후보를 압축한 뒤 11월5일 최종 후보자를 확정한다. 2021.9.15 연합뉴스
국민의힘 대선 경선 2차 컷오프가 일주일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대선주자들이 ‘MZ세대(밀레니얼·Z세대를 합친 말로, 1980~2000년대 초반 출생한 20~30대를 아우름)’ 표심 잡기에 나섰다. 특히 이준석 대표 취임 이후 젊은 당원들의 입당이 급격히 늘면서, 경선에서도 MZ세대의 위력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정책도 MZ 맞춤?…공정 내세우고 병영체계 개선 약속
지지율상 MZ세대로부터 상당한 지지를 받고 있는 후보는 홍준표 의원이다. ‘무야홍(무조건 야권 후보는 홍준표)’라는 인터넷 신조어가 현실화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올 정도다. 홍 의원의 직설화법은 물론, 공정에 민감한 젊은 세대를 겨냥한 정시 중심 대입 개편, 로스쿨 폐지, 강성노조 혁파 등의 정책도 눈에 띈다. 특히 2030세대에서 첨예한 주제인 젠더 갈등에 대응해서는 상습 성범죄자에 대한 화학적 거세 강력 집행 등의 공약도 내놓았다.
윤석열(왼쪽) 전 검찰총장과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 연합뉴스
윤석열(왼쪽) 전 검찰총장과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 연합뉴스
윤석열 전 검찰총장도 MZ세대 특성에 걸맞는 병영체계 구축을 약속했다. 윤 전 총장은 “획기적 의식주 개혁으로 (장병들이) 원하는 식사를 선택하고 더 편하게 입고 잘 쉴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면서 “군 복무기간이 인생에 도움이 되도록 원격강좌와 대학 학점 부여를 확대하고 창업 지원을 실시하고 병사 개인의 몸 관리를 위한 맞춤형 프로그램을 제공하겠다”고도 했다.

부캐놀이·신조어 만들기…MZ세대와 적극 소통
대선주자들은 유튜브부터 인스타그램까지 뉴미디어 소통창구를 늘리며 MZ세대 소통법 배우기에도 나섰다. 유승민 전 의원은 인스타그램 라이브방송 ‘오늘 밤, 유승민입니다’를 시작했다. 인스타그램 ‘라방’을 통해 청년층과 대화를 나누는 창구를 만들었다. 지난달 시작한 첫 라방에는 최대 동시 접속자가 1000명을 넘기기도 했다.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이 진행한 인스타그램 라이브 방송 캡쳐. 유 전 의원은 지지자들 사이 몸을 웅크렸다가 크게 도약하는 치타처럼 지지율이 오를 것이라는 의미와 민주당에 치명타를 가할 수 있는 후보라는 의미를 담은 신조어인 ‘유치타’로 불린다. 유 전 의원 캠프 제공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이 진행한 인스타그램 라이브 방송 캡쳐. 유 전 의원은 지지자들 사이 몸을 웅크렸다가 크게 도약하는 치타처럼 지지율이 오를 것이라는 의미와 민주당에 치명타를 가할 수 있는 후보라는 의미를 담은 신조어인 ‘유치타’로 불린다.
유 전 의원 캠프 제공
원희룡 전 제주지사는 ‘부캐 놀이’로 MZ 세대와 적극 소통하고 있다. 원 전 지사는 웹드라마 ‘희룡부동산’과 ‘룡의 눈물’에 직접 주연으로 출연하기도 했다. 현 정부의 정책을 풍자하면서, 자신의 공약을 자연스레 소개하는 방식이다. 아이돌이 되고 싶어 오디션을 보는 ‘희드래곤’으로 변신한 영상도 업로드했다.

온라인상 반응도 허투루 넘기지 않는다. 최근 트위터상 일부 누리꾼은 원 전 지사의 사진과 함께 ‘쌍꺼풀 수술이 너무 잘됐다’, ‘국감에 세워 병원정보를 물어봐야 한다’는 등의 코멘트를 남겼다. 원 전 지사는 지난해 여름 쌍꺼풀 수술을 받았다. 이러한 누리꾼의 코멘트에 원 전 지사는 “국감증인으로 부르면 나가서 진실을 밝히겠다”는 재치있는 답변을 남기기도 했다.
원희룡 전 제주지사 트위터 캡처
원희룡 전 제주지사 트위터 캡처
‘공정 이슈’엔 신속 대응…“‘상도수호’ 없다” 주자들 한 목소리
MZ세대에게 특히 민감한 ‘공정’ 이슈엔 주자들 모두 신속 대응하는 것도 눈길을 끈다. 특히 화천대유로부터 퇴직금 명목으로 50억을 받은 무소속 곽상도 의원의 아들 문제가 불거지자 대선주자들은 한 목소리로 “상도수호는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조수진 최고위원이 곽 의원 제명에 반대 의견을 표시하자, 조 최고위원을 향해 비판을 쏟아내기도 했다.

홍준표 의원은 “사회적 분노가 커져서 곽 의원은 더 이상 정치하기 어렵다”면서 “조 최고위원이 과했다. 부적절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유승민 전 의원도 “문재인 정권, 이재명 지사에 맞서 이기려면 우리부터 깨끗하고 당당해야 한다”고 지적했고, 최재형 전 감사원장도 “상도수호는 당론이 아니다. 국민의힘은 원칙과 상식을 하는 보수정당”이라고 강조하고 나섰다.
원희룡 전 제주지사의 정책드라마 ‘룡의 눈물’. 원희룡 캠프 제공
원희룡 전 제주지사의 정책드라마 ‘룡의 눈물’. 원희룡 캠프 제공
급격히 늘어난 203040 당원들…캠프별 전략 수립 분주
MZ세대를 겨냥한 주자들의 행보는 최근 급격하게 늘어난 국민의힘 신규 당원의 연령층과 무관하지 않다. 지난달 29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5월 말 전당대회 이후 총 26만 5952명이 새로 입당했다. 세대별로 보면 20~40대 신규 당원이 11만 3979명으로 전체 신규 입당자의 43%를 차지했다. 직전 4개월과 비교했을 때 20대는 8배, 30대와 40대는 각각 7.5배씩 증가한 수치다. 전당대회 때 2030 돌풍을 일으켰던 이준석 효과 덕분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각 캠프들은 젊은 세대 당원들의 표심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 대표도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번 선거인단에 기존 당원 수만큼 신규 당원이 추가됐다”면서 “학생이 시험을 앞두고 시험범위를 잘 알아야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 후보들도 우리 당의 달라진 점을 잘 인지하고 선거를 치러달라”고 강조했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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