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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의 4번 타자 쓰러뜨린 불치병 정복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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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ㅣ 수정 : 2021-09-30 15:11 과학 섹션 목록 확대 축소 인쇄

루게릭병 등 퇴행성 뇌질환 억제 유전자 발견
신경세포 사멸 억제 관찰...조기진단 및 치료에 열쇠될 듯

전설의 4번 타자 쓰러뜨린 불치병, 잡을수 있을까 뉴욕 양키스의 전설적 4번 타자 루 게릭(오른쪽)은 전성기에 근위축성측삭경화증을 진단받고 눈을 감았다. 세기의 타자를 기리기 위해 해당 질병에 그의 이름을 붙여 현재는 ‘루게릭병’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양키스를 이끈 베이브 루스(왼쪽)와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AP 제공

▲ 전설의 4번 타자 쓰러뜨린 불치병, 잡을수 있을까
뉴욕 양키스의 전설적 4번 타자 루 게릭(오른쪽)은 전성기에 근위축성측삭경화증을 진단받고 눈을 감았다. 세기의 타자를 기리기 위해 해당 질병에 그의 이름을 붙여 현재는 ‘루게릭병’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양키스를 이끈 베이브 루스(왼쪽)와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AP 제공

뉴욕 양키스의 전설적 4번 타자 루 게릭(1903~1941)은 1938년 처음으로 3할 이하 타율을 기록하며 시즌을 마쳤다. 이듬해 그는 ‘근위축성측삭경화증’이라는 진단을 받고 서서히 음식을 삼키지도, 말하지도 못하고, 걷지도 못하게 되면서 결국 1941년 38세의 나이로 눈을 감았다. 세기의 타자가 세상을 뜨자 그를 기리기 위해 ‘루게릭병’이라고 이름붙여져 지금까지 알려지고 있다.

루게릭병은 독성 단백질이 세포 내에 쌓여 뇌와 척수에 있는 운동신경세포가 손상되고 파괴돼 팔다리 근력이 약해지고 혀가 위축돼 말이 어눌해지고 음식 삼키기가 어려워지고 숨을 쉬기 어려운 상태가 되는 퇴행성 뇌신경질환으로 원인이 정확히 밝혀지지 않아 확실한 치료법도 없다.

국내 연구진이 루게릭병을 일으키는 독성 단백질 생성을 억제할 수 있는 신경세포보호 유전자를 발견해 주목받고 있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생명과학과 연구팀은 루게릭병, 전측두엽 치매 같은 퇴행성 뇌신경질환을 억제할 수 있는 유전자 ‘ZNF598’을 발견하고 신경세포 보호와 관련한 분자생물학적 원리를 규명했다고 30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생명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핵산연구’에 실렸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번에 발견된 유전자는 루게릭병 환자 신경세포 내 독성 단백질 번역산물을 제거해 세포사멸을 억제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단백질은 DNA 염기서열 형태로 저장된 유전정보가 전사과정과 번역과정을 거쳐 만들어진다. 번역은 mRNA가 갖고 있는 유전 암호에서 단백질 기본구조가 합성되는 과정인데 이 과정에서 잘못된 유전 정보가 독성 단백질로 번역되면 신경세포가 죽는 루게릭병과 같은 퇴행성 뇌질환이 발생한다.

연구팀은 ZNF598 유전자를 활성화시켜 루게릭병 환자 유래 신경세포의 사멸을 억제하는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결과가 효과적인 퇴행성 뇌질환 조기 진단과 근본적 뇌질환 치료제 개발의 새로운 열쇠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임정훈 UNIST 교수는 “이번 연구는 루게릭병 환자의 운동신경 세포에서는 ZNF598와 같은 주요 유전자들이 비정상적으로 발현돼 결과적으로 제대로 된 단백질 합성이 되지 안 된다는 것을 보여줬다”라며 “단백질 번역 품질관리 기능 분석과 제어를 통해 루게릭병 같은 질환의 예측과 진단, 치료 기술 개발에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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