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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노조 “사망한 김포 대리점주 괴롭힘 행위자 징계위 회부할 것”

택배노조 “사망한 김포 대리점주 괴롭힘 행위자 징계위 회부할 것”

오세진 기자
입력 2021-09-27 17:17
업데이트 2021-09-27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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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 27일 기자간담회
진경호 위원장 “폭언 등 괴롭힘 용납 않겠다”
“택배갈등 해소 위해 3자 협의체 구성”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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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 관계자들이 27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국서비스산업노동조합연맹 대회의실에서 지난달 30일 유서를 남기고 사망한 경기 김포시의 한 CJ대한통운 대리점장의 명목을 빌며 묵념을 하고 있다. 2021. 9. 27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 관계자들이 27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국서비스산업노동조합연맹 대회의실에서 지난달 30일 유서를 남기고 사망한 경기 김포시의 한 CJ대한통운 대리점장의 명목을 빌며 묵념을 하고 있다. 2021. 9. 27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전국택배노동조합이 지난달 경기 김포시의 한 CJ대한통운 택배대리점주 이모(40)씨가 조합원들로부터 괴롭힘을 당했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기고 사망한 사건과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방안을 27일 발표했다. 앞으로 조합원들의 욕설, 폭언 등의 괴롭힘 행위를 용납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진경호 택배노조 위원장은 27일 서울 서대문구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국서비스산업노동조합연맹 대회의실에서 열린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앞으로 사업장에서 대리점주와 비조합원에 대한 조합원의 욕설과 조롱, 비아냥, 협박, 폭언과 폭행 등에 대해 용납하지 않겠다”면서 “괴롭힘 행위의 정도가 심하다고 판단될 경우 징계위원회에 회부할 수 있도록 노조 규약을 개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택배노조는 지난 2일 조합원 일부가 고인이 있던 단체대화방에서 고인을 조롱했고, 대리점 측의 교섭 거부로 조합원들이 배송을 거부한 일부 물품을 배송한 비조합원에게 욕설과 폭언을 한 사실을 확인했다며 사과했다. 또 괴롭힘 책임이 있는 조합원들을 징계위에 회부하겠다고 했다.

그런데 지난 17일 고인의 유족이 고인이 점주로 있던 대리점 소속 택배기사 17명 중 조합원 12명과 진 위원장 등 13명을 명예훼손과 모욕 등의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이에 택배노조는 징계 대상과 종류를 경찰 수사 결과가 나온 후에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진 위원장은 “원래 바로 징계 절차에 돌입하려고 했으나 유족이 고소를 한 상황에서 우리가 조합원 중 일부만 징계위원회에 회부하면 ‘면피용 징계’라고 호도될 수 있기 때문에 수사 결과에 따라 경중을 판단하여 징계위에 회부하는 것이 맞겠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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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택배노동조합이 참여하는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 관계자들이 27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국서비스산업노동조합연맹 대회의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2021. 9. 27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전국택배노동조합이 참여하는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 관계자들이 27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국서비스산업노동조합연맹 대회의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2021. 9. 27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다만 택배노조는 이번 사건이 대리점과 노조 간의 갈등으로만 부각되는 점을 경계했다.

진 위원장은 “고인의 사망사건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CJ대한통운 본사 직원인 지사장이 고인으로 하여금 대리점 운영을 포기하도록 했다는 내용의 녹취록을 확보하고 이를 공개한 바 있다”면서 “지금처럼 ‘을’(대리점)과 ‘병’(택배기사)이 싸우도록 내버려두면서 ‘갑’(택배사)의 문제를 방치한다면 택배현장의 안정화는 요원하다. 택배현장의 갈등 해소 등을 논의할 수 있는 원청과 대리점, 노조 간 3자 협의체 구성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택배노조는 고인이 점장으로 있던 대리점에 노동조합이 결성될 수밖에 없었던 이유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해당 대리점에 노조가 결성되기 전까지 5~6년 동안 해당 대리점 택배기사들에게 2~3차례를 제외하고는 배송 수수료가 지급된 적이 없었고, 지난 2016~2019년 매해 배송 수수료가 20원씩 삭감됐다는 것이 택배노조의 설명이다. 그러면서 해당 대리점에 노조가 올해 5월 설립된 이후부터 배송 수수료가 택배기사들에게 정상적으로 지급됐다고 덧붙였다.

택배노조는 “(해당 대리점에 노조가 결성된 이후) 노조가 지난 5년 간의 수수료 삭감 내역 공개, 배송 수수료 협의를 위한 대리점의 운영비용 및 수익 공개 등을 요구하며 교섭을 요구했지만 대리점 측은 지난 5차례의 교섭 중 첫 번째 상견례와 두 번째 교섭을 제외하고는 모두 불참하는 등 불성실한 교섭 태도를 보였다”면서 “올해 8월 관할 지방노동위원회로부터 합법적인 쟁의권을 인정받은 뒤에도 파업을 유보하면서 대리점 측에 문제 해결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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