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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왕릉 옆 무허가 고층아파트 ‘특단의 조치’ 불가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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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ㅣ 수정 : 2021-09-24 03:05 사설 섹션 목록 확대 축소 인쇄
국가지정문화재 사적이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김포 장릉의 경관을 해치는 무허가 고층아파트 건설 공사가 인천 검단신도시에서 진행되고 있다. 문화재청은 해당 건설사 3곳을 경찰에 고발하고, 아파트 19개 동의 공사 중지 명령도 내렸다. 해당 아파트 건설은 명백한 범법행위인 만큼 원상 회복이 불가피하다고 본다. 문화국가라고 자부하는 한국에서 아직도 이런 일이 벌어지다니 안타까울 뿐이다.

조선 제16대 왕 인조의 부모인 추존왕 원종과 인헌왕후의 무덤인 장릉은 야산으로 둘러싸였다. 능역은 경기 김포시지만, 남쪽과 서쪽은 인천광역시다. 문제가 된 아파트 공사는 능역 내부에서 유일하게 밖으로 시야가 트인 남쪽에서 이뤄지고 있다. 골조가 대부분 올라간 공사 현장을 보면 장릉은 콘크리트벽에 가로막히는 것과 다름없다. 문화재보호법은 사적 반경 500m 안쪽에 7층 안팎 높이인 20m 이상 건물을 지으려면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받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해당 건설사들에게 이런 법규는 한마디로 마이동풍이었다.

건설사들은 억울해한단다. 2014년 인천도시공사로부터 택지개발 허가를 받은 땅을 사들였고 2019년 인천 서구청의 심의도 거쳤다는 것이다. 그러나 문화재 보호 구역에 가정집 한 채를 지어도 문화재 심의를 받아야 하는 것은 동네 인테리어 업자도 아는 상식 중의 상식이다. 그럼에도 광역시가 추진하는 신도시에 대단위 아파트를 짓는 건설업체들이 택지개발 허가를 받고 건축허가가 떨어지면 문화재 심의를 받지 않아도 되는 것 아니냐고 둘러대는 것은 한마디로 어불성설이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한 시민이 “불법 아파트를 그대로 놔두고 책임을 묻지 않는다면 나쁜 선례로 남아 같은 일이 계속 발생할 것”이라고 지적했는데 전적으로 공감한다. 최소한 장릉의 경관을 결정적으로 훼손하는 아파트 상부의 재시공은 불가피하다. 입주 예정자에게는 당연히 인천시와 건설사들이 보상안을 마련해야 한다. 문화재청도 불법행위에는 기대 이익의 몇 배에 해당하는 불이익이 돌아가도록 처벌 법규를 강화하기 바란다.

2021-09-24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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