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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1 테러 20년]“우리는 아픔을 잊어선 안 된다”… 美 20대들의 외침

[9·11 테러 20년]“우리는 아픔을 잊어선 안 된다”… 美 20대들의 외침

이경주 기자
이경주 기자
입력 2021-09-11 11:36
업데이트 2021-09-11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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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 사실로 아는 것 넘어 아픔 공감해야”
메모리얼풀 헌시·추모화한엔 “절대 안 잊겠다”
1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 9/11 메모리얼 풀에 추모화한이 놓여 있다. 희생자 이름을 새긴 청동판에 붙은 하얀 종이는 ‘헌시’. 뉴욕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1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 9/11 메모리얼 풀에 추모화한이 놓여 있다. 희생자 이름을 새긴 청동판에 붙은 하얀 종이는 ‘헌시’. 뉴욕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22살 남동생은 역사적 사실로만 9·11을 배웠습니다. 어떻게 하면 당시의 아픔을 더 많은 사람이 공감할 수 있도록 할지 고민해야 합니다.”

9·11 테러 20주년 추모일 전날인 1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 ‘메모리얼 풀’에서 만난 그렉 사피엔자(28)는 “예전보다는 학교에서 더 많이 가르친다고 하지만, 세대가 지날수록 더 많은 이들이 잊을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어린시절을 인근 브룩클린에 살았다는 그는 “초등학교 3학년 때 비극적인 사건이 벌어졌는데, 갑자기 선생님이 모든 아이들을 대피시켰고 부모님들이 학교로 와서 아이들을 찾는 바람에 혼돈 그 자체였다”고 회상했다.

이어 “당시 어머니의 친구가 세계무역센터(WTC) 붕괴로 그곳에서 일하던 남편을 잃었고, 아이를 유산하는 힘든 일을 겪었다”고 말했다.

커네티컷 주에서 살다 올해부터 월스트리트에서 근무하게 됐다는 캐롤라인(25)은 “WTC 붕괴가 4살 때 일어났지만 아버지가 사진사여서 9·11에 대한 화보집을 많이 보여주었고 자연스레 추모의 마음을 갖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말없이 메모리얼 풀을 바라보며 눈물을 훔쳤다. 이유는 묻자 “절규하는 장면, 소리치는 장면, 서로를 위로하는 장면 등이 한번에 떠올랐다. 내 나이의 젊은 여성들이 이 곳에서 일하다 많이 희생됐을 것”이라고 했다. “이런 비극이 다시는 없어야 한다”고도 했다.
1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 메모리얼 풀에서 만난 그렉 스피엔자(28). 뉴욕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1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 메모리얼 풀에서 만난 그렉 스피엔자(28). 뉴욕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아이들을 데려와 당시의 상황을 설명하는 부모들도 눈에 띄었다. 연못을 둘러싼 희생자 2983명의 이름을 빼곡히 새겨진 청동 난간에는 누군가 ‘미국의 천사들’(Angels of America)이란 헌시를 붙여놓았는데 “우리는 당신이 결코 잊혀지지 않을 우리의 날을 안다”고 노래했다. 또 항공기 조종사들이 가져다 놓은 화한에는 “우리는 절대 잊지 않겠다”는 문구가 씌여 있었다.

2001년 9월 11일 오전 8시 46분 미국 뉴욕 맨해튼 남부 110층짜리 세계무역센터(WTC) 북쪽 타워에 여객기가 날아와 부딪히고, 오전 9시 3분에 다른 여객기가 WTC 남쪽 타워에 충돌했다. 이후 불과 2시간여만에 2753명이 희생됐다. 이중 1106명은 아직 신원조차 확인되지 않고 있다.
뉴욕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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