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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 반려견 스쿠터, 방울뱀으로부터 가족 지켜내고

5.4㎏ 반려견 스쿠터, 방울뱀으로부터 가족 지켜내고

임병선 기자
입력 2021-09-10 10:04
업데이트 2021-09-10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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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쪽이 방울뱀을 물리치려다 숨진 테리어 믹스견 스쿠터.  브라이언 채피 페이스북 캡처
오른쪽이 방울뱀을 물리치려다 숨진 테리어 믹스견 스쿠터.
브라이언 채피 페이스북 캡처
몸무게가 5.4㎏ 밖에 안 되는 반려견 스쿠터가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의 한 가족을 방울뱀 공격으로부터 지켜내려다 숨져 화제가 되고 있다고 포트워스 스타 텔레그램이 9일(이하 현지시간) 전했다.

브라이언 채피는 지난 2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곰의 심장을 지녔던 스쿠터가 지난 밤 우리 집을 지켜낸 뒤 끝내 숨을 거뒀다. 늘 집 밖을 100% 순찰하던 녀석이었다. 커다란 방울뱀이 집으로 다가오자 지체하지 않고 스쿠터가 달려들었고 방울뱀이 목을 물어 버렸다”고 안타까워했다.

채피는 열 살이었던 스쿠터가 물린 뒤 25분 만에 수의사에게 데려갔지만 너무 늦었다. 그는 갈색과 흰색 반점이 귀여웠던 테리어 믹스견인 스쿠터가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않고 기꺼이 목숨을 바쳐 우리를 지키려다 영웅으로 죽었다. 쪼그만 수호천사 스쿠터, 이젠 편히 쉬렴”이라고 애도했다.

그는 스쿠터가 방울뱀과 맞서지 않았더라면 세 살과 다섯 살 두 아들이 어찌됐을지 모른다고 말했다고 현지 방송 KVUE는 전했다.

변이 일어난 다음날, 힐 컨트리 뱀 제거란 전문회사가 스쿠터를 문 웨스턴 다이아몬드백 방울뱀을 생포하기 위해 이 집을 찾았는데 이 종은 텍사스주에서 흔히 발견되는 10종의 방울뱀 중 하나다. 야생 당국은 이 종이 이 주에서 가장 흔한 맹독 뱀이라고 밝혔다. 길이는 8.9~11.4㎝ 밖에 안되며 갈색 다이아몬드 모양이 등을 따라 나 있다.

이 회사는 방울뱀을 포획하는 모습을 담은 1분 가량의 동영상을 공개했는데 목재 테크 아래 또아리를 튼 방울뱀 모습으로 시작했다. 뱀을 꾸러미 속에 넣었다가 나중에 민가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풀어줬다.

보통 잡힌 곳에서 1.6㎞ 떨어진 곳에서 놔주곤 하는데 뱀 전문가 브렛 파커는 이렇게 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대다수 사람들은 방울뱀이 얼마나 유익할 수 있는지 알지도, 이해하지도 못한다. 방울뱀이 주로 설치류들을 잡아 먹기 때문에 설치류가 인간에게 끼치는 해악이 방울뱀보다 크기 때문이다.”

흔히 뱀에 물리면 물린 부위를 입으로 빨아 독을 제거하려 하는데 위험천만한 일이다. 전기충격기나 담뱃불로 지지는 이도 미국에는 많은 모양인데 절대 그렇게 하면 안된다. 뱀을 잡으려 해서도 안된다. 뱀이 인간을 살상하려고 먼저 공격하는 일은 거의 없기도 하다. 텍사스주 보건국에 따르면 매년 한두 명은 이 주에서 맹독 뱀에 물려 목숨을 잃는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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