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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치광장] 마을공동체가 연주한 발코니 음악회/김미경 서울 은평구청장

[자치광장] 마을공동체가 연주한 발코니 음악회/김미경 서울 은평구청장

입력 2021-08-29 20:14
업데이트 2021-08-30 0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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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경 서울 은평구청장
김미경 서울 은평구청장
사회적 거리두기로 주민 활동이 제한되고 건물과 엘리베이터에서 마스크를 써서 인사 나누기도 힘든 곳이 아파트다. 각박한 공동주택의 분위기를 깨울 수 있는 계기가 필요한데, 그중 하나는 발코니 음악회다.

은평구 마을공동체지원센터에서 제안한 발코니 음악회는 전문 음악가들이 찾아가는 공연보다는 주민이 직접 준비하고 참여하는 음악회로 기획됐다. 공연, 행사를 공동으로 하는 과정에서 코로나19로 지친 마음을 서로 다독이며 공동체성을 강화할 수 있다는 기대로 출발했다.

주최 측은 ‘1인 1악기’라는 주제로 주민이 참여해 음악회를 진행하게 유도했다. 초등학생부터 70~80대 노인이 나서 악기를 연주하고 노래를 불렀다. 마치 유럽 도시의 길거리 음악회가 은평 도시의 아파트에서 재현되는 듯 멋진 광경이었다.

‘가을엔 편지를 하겠어요’라는 코너에서는 층간소음으로 불편을 드렸던 이웃에 대한 미안함과 고마움 등 그간 옆집, 위아랫집에 전하지 못했던 감사와 위로의 사연을 낭독하고 예쁜 화분을 편지와 함께 전달했다. 아파트 창문과 길목 곳곳엔 주민이 직접 쓴 응원과 위로 메시지로 이웃 간 정을 나눴다. 코로나19로 인해 딱딱했던 아파트 공간에서 정을 느낄 수 있는 힐링의 시간이었다.

발코니 음악회에서 보듯, 마을공동체 활동이 어느 지역보다 활발한 곳이 은평이다. 전염병의 습격 속에서 마을공동체는 ‘착한 숨 마스크’, ‘정나눔 건강 마스크’처럼 정이 넘치는 이름을 붙여 가며 손수 만든 마스크를 어려운 이웃에게 전달했다.

은평의 마을공동체는 10년이 넘은 주민참여예산 활동에 힘입은 바가 크다. 그동안 구는 주민들 스스로 실생활 문제를 해결할 구정 참여 방안을 다양하게 모색해 왔다. 주민이 발의한 일부 프로젝트는 주민참여예산 사업으로 선정돼 예산 확보, 공간 구성, 공공건물 운영까지도 주민의 적극적인 참여로 이뤄지고 있다.

‘아파트에서 상상할 수 없는 문화다. 이웃들이 좋아서 감동이고 따뜻함을 느꼈다.’

발코니 음악회가 끝나고 주민 반응은 뜨거웠다. 마을 공동의 실전 경험이 쌓이면 건강한 공동체가 만들어진다는 것을 확인한 순간이었다. 마을공동체와 주민참여예산이 발코니 음악회와 더불어 은평 아파트를 사람 향기 나게 만들어 간다.
2021-08-30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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