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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유·젖병과 탈출… “아픔을 함께” 곰인형과 할랄도시락 

분유·젖병과 탈출… “아픔을 함께” 곰인형과 할랄도시락 

김유민 기자
김유민 기자
입력 2021-08-28 11:02
업데이트 2021-08-28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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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서 온 이웃 378명 한국 품에
5세미만 영유아 100명 포함 180명
“아픔을 함께 합니다” 따뜻한 인사

26일 아프가니스탄 현지 조력자 가족들이 한국으로 이송된 가운데 전날(현지시간) 한 가족이 아프가니스탄 카불공항에서 공군 수송기에 탑승해 태극기를 펼쳐 보이고 있다(왼쪽). 오른쪽은 인천국제공항에서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받은 아프가니스탄인들이 임시시설로 이동하는 버스에 오르는 모습. 이들은 검사 결과를 확인한 뒤 충북 진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서 6~8주간 머물게 된다.  뉴스1·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26일 아프가니스탄 현지 조력자 가족들이 한국으로 이송된 가운데 전날(현지시간) 한 가족이 아프가니스탄 카불공항에서 공군 수송기에 탑승해 태극기를 펼쳐 보이고 있다(왼쪽). 오른쪽은 인천국제공항에서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받은 아프가니스탄인들이 임시시설로 이동하는 버스에 오르는 모습. 이들은 검사 결과를 확인한 뒤 충북 진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서 6~8주간 머물게 된다.

뉴스1·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지난 26일 아프간 조력자와 그 가족 378명이 한국땅을 밟았다. 이들은 한국 대사관, 한국 병원, 한국 직업훈련원 등에서 의료진, 강사, 대사관 행정원 등으로 일했다.

정부가 분쟁 지역 외국인을 대규모로 받아들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군사작전처럼 긴박했던 구출 작전은 아프간인들에게 새 희망을 준다는 취지에서 ‘미라클(기적)’로 명명됐다.

카타르로 철수했던 한국대사관 직원 등이 지난 22일 아프간 카불 공항에 다시 진입해 사전 준비에 들어갔다. 지대공 미사일을 회피할 수 있는 공군 C-130J(슈퍼 허큘리스) 수송기 2대와 KC330(공중급유수송기) 1대를 지난 23일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 공항에 투입했고, 수송기에 영유아를 위한 분유, 젖병도 실었다.

아프간인 300여명을 태운 버스를 카불 공항에 무사히 도착시키는 것이 작전 성공의 최대 고비였지만 정부는 탈레반과 협약이 돼 있는 미군 도움을 받아 탈레반 검문소를 무사히 통과할 수 있었다. 군수송기는 카불과 이슬라마바드를 왕복하며 아프간인 391명 전원을 카불에서 탈출시켰다. 391명 중 5세 미만 영유아가 100여명, 6~10세도 80여명에 이르는 등 아동만 180여명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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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아프간 인사 및 가족들이 27일 오전 임시 숙소로 지정된 경기도의 한 호텔에서 유전자증폭(PCR) 음성 판정을 받고 진천 공무원연수원으로 출발하고 있다. 버스 창밖으로 어린이가 손을 흔들고 있다. 입국한 아프간인들은 수년간 아프간 현지 우리 대사관과 한국국제협력단(KOICA), 바그람 한국병원, 바그람 한국직업훈련원, 차리카 한국 지방재건팀(PRT)에서 근무해 난민이 아닌 특별 기여자 신분을 받았다.  이들은 연수원에서 14일간 격리된 뒤 정착을 위한 교육을 받게되며, 약 6주 뒤에 정부가 마련한 다른 시설로 옮겨질 예정이다. 2021.8.27 뉴스1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아프간 인사 및 가족들이 27일 오전 임시 숙소로 지정된 경기도의 한 호텔에서 유전자증폭(PCR) 음성 판정을 받고 진천 공무원연수원으로 출발하고 있다. 버스 창밖으로 어린이가 손을 흔들고 있다.
입국한 아프간인들은 수년간 아프간 현지 우리 대사관과 한국국제협력단(KOICA), 바그람 한국병원, 바그람 한국직업훈련원, 차리카 한국 지방재건팀(PRT)에서 근무해 난민이 아닌 특별 기여자 신분을 받았다.
이들은 연수원에서 14일간 격리된 뒤 정착을 위한 교육을 받게되며, 약 6주 뒤에 정부가 마련한 다른 시설로 옮겨질 예정이다. 2021.8.27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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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천에 걸린 아프간인 환영 현수막
진천에 걸린 아프간인 환영 현수막 27일 오전 아프가니스탄 특별기여자 300여명이 입소하게 될 충북 진천군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입구에 환영의 현수막이 걸려 있다. 2021.8.27/뉴스1
지친 표정 곰인형 꼭 끌어안고
한국에 온 아프간인들은 오후 6시 6분 인천국제공항에서 처음 모습을 드러냈다. 아이들은 법무부가 준비한 애착인형을 꼭 끌어안고 버스로 이동했다. 취재진을 향해 환하게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

보안구역에서 코로나19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받은 이들은 경기 김포의 임시생활숙소로 이동했다. 입국 직후 실시한 pCR 검사에서는 360명이 음성 판정을 받았고, 미결정으로 확인된 17명은 24시간 뒤 재검사를 실시한다.

14일간 이곳에서 격리된 후 검사 결과 음성이 나오면 충북 진천 국가공무원 인재개발원으로 이동해 6주 정도 머무른다. 391명 중 나머지 13명도 이날 오후 출발했고 27일 오후 한국에 도착한다.

법무부는 진천 공무원인재개발원에 입소한 아프가니스탄 특별기여자와 가족들에게 할랄(Halal) 도시락을 준비했다. 할랄 음식은 이슬람 율법에 따라 생산돼 무슬림이 먹을 수 있도록 허용된 음식을 일컫는 용어다. 인재개발원 인근에서 할랄음식 전문 업체를 수소문해 매일 390인분 세끼 도시락을 배달받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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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시 숙소에서 휴식 취하는 아프간 특별기여 가족
임시 숙소에서 휴식 취하는 아프간 특별기여 가족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한 아프간 가족이 26일 오후 임시 숙소로 지정된 경기도의 한 호텔에서 취재진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이날 입국한 아프간인들은 수년간 아프간 현지 우리 대사관과 한국국제협력단(KOICA), 바그람 한국병원, 바그람 한국직업훈련원, 차리카 한국 지방재건팀(PRT)에서 근무해 난민이 아닌 특별기여자 신분을 받았다. 한편 이들은 공항에서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받고 임시시설에 대기, 검사 결과를 확인한 뒤 충북 진천 국가공무원 인재개발원에서 6~8주 머물게 된다. 2021.8.26/뉴스1
‘필사의 탈출’ 아프간인 378명 국내 입국… 카불 자살폭탄 테러, 최소 13명 사망
‘필사의 탈출’ 아프간인 378명 국내 입국… 카불 자살폭탄 테러, 최소 13명 사망 한국 정부와 협력했던 아프가니스탄 현지 조력자들과 그 가족이 26일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을 통해 들어오면서 손을 흔들어 보이고 있다. 이날 1차로 378명이 입국했고, 27일 13명이 도착할 예정이다. 정부는 이들에게 난민 인정자에 준하는 장기체류 자격을 부여하기로 했다. 이들은 충북 진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서 6∼8주간 머물며 2주 격리 뒤 정착 교육을 받을 예정이다. 한편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 공항에선 자살폭탄 테러로 추정되는 폭발로 13명이 사망했으며 부상자 중에는 미군 3명이 포함됐을 수 있다는 외신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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