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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엔 딸, 가슴엔 아들… 휠체어 농구 에이스의 ‘두 날개’

팔엔 딸, 가슴엔 아들… 휠체어 농구 에이스의 ‘두 날개’

류재민 기자
류재민 기자
입력 2021-08-26 20:42
업데이트 2021-08-27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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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럴림픽 맹활약 김동현의 가족 사랑

스페인·터키와의 경기서 아쉽게 졌지만
이틀 연속 ‘더블더블’… 리바운드 돋보여

딸 발 문신·아들 생일 합친 번호 ‘40’ 눈길
“코로나 탓 떨어져 지내… 너무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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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김동현(왼쪽)이 지난 25일 일본 도쿄 무사시노노모리 스포츠 플라자에서 열린 도쿄패럴림픽 휠체어농구 남자부 A조 스페인과의 경기에서 드리블하고 있다. 대한장애인체육회 제공
한국의 김동현(왼쪽)이 지난 25일 일본 도쿄 무사시노노모리 스포츠 플라자에서 열린 도쿄패럴림픽 휠체어농구 남자부 A조 스페인과의 경기에서 드리블하고 있다.
대한장애인체육회 제공
2020 도쿄패럴림픽에 참가한 휠체어 농구팀의 에이스 김동현(33·제주삼다수)은 ‘휠체어 농구의 서장훈’이라 불린다. 무뚝뚝한 표정이지만 입을 열면 달변인 점도 비슷하지만 무엇보다 ‘국보 센터’와 실력이 닮아서다.

김동현은 26일 도쿄 무사시노노모리 스포츠 플라자에서 열린 대회 조별리그 A조 터키와의 2차전에서 25점 11리바운드를 기록하며 전날 스페인전 24점 14리바운드에 이어 이틀 연속 더블더블을 기록했다. 비록 두 경기 모두 막판에 밀려 아쉽게 졌지만 김동현은 팀 득점과 리바운드를 책임지며 실력을 뽐냈다.

제주에서 나고 자란 그는 여섯 살 때인 1994년 교통사고로 오른쪽 다리를 잃었다. 동광초등학교 6학년 때 휠체어 농구를 시작하며 인생이 바뀌었다.

서양 선수에 뒤지지 않는 힘 있는 몸 싸움과 골밑 장악력, 수비를 앞에 두고 던지는 슈팅이 장점인 그는 고교 1학년 때부터 국가대표로 뽑혔다. 2012년 이탈리아 리그에 진출해 활약했고 3년 뒤 한국에 휠체어 농구 리그가 출범하자 돌아왔다.

가족과 멀리 떨어져 있지만 김동현은 늘 가족과 함께 뛰고 있다. 왼쪽 팔뚝에 있는 타투와 등번호를 통해서다. 김동현은 “딸(2014년생)이 태어났을 때의 발 모양과 생년월일”이라며 타투의 의미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40번이 새겨진 유니폼을 들어 보이더니 “아들도 여기 있다. 2018년생인데 생년월일을 더하면 40”이라고 말했다.

‘아이들이 아빠의 패럴림픽 출전을 아느냐’고 묻자 “잘 모를 거다. 응원은 그냥 엄마가 시켜서 하는 것”이라면서 “코로나19 때문에 가족을 못 만난 지 오래됐다. 너무 보고 싶다”고 그리움을 드러냈다.

한국 휠체어 농구가 21년 만에 밟은 패럴림픽 무대에서 세계의 벽은 높았다. 한국은 스페인, 캐나다, 터키, 콜롬비아, 일본과 조별리그를 치르는데 스페인과 터키에 거푸 밀렸다. 27일 개최국 일본과 붙는 3차전이 8강 토너먼트 진출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2014년 이후 역대 한일전은 3승3패로 대등하다.

A조 최강 스페인과의 경기에서 양팀 통틀어 최다 득점, 최다 리바운드를 기록했던 김동현은 “선수들이 하다 보니 이기려는 마음이 생겼고 점수 차도 얼마 안 났다”면서 “감히 평가하자면 90점 정도라고 생각한다”는 말로 토너먼트 진출에 자신감을 보였다.

도쿄 패럴림픽공동취재단·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2021-08-27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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