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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자재 납품 대기업 배불리기… 먹거리로 장난친 육군

식자재 납품 대기업 배불리기… 먹거리로 장난친 육군

이주원 기자
이주원 기자
입력 2021-08-24 22:10
업데이트 2021-09-08 1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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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급식 논란 후 조달체계 개선 나선 軍
원산지 등 명시 특정업체 낙찰유도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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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은 최근 논란이 됐던 ‘군 부실급식’과 관련해 배식 현장을 공개했다. 3일 육군 9사단 참독수리대대 조리병들이 참외를 손질하고 있다. 2021.6.6  국방일보 제공
군은 최근 논란이 됐던 ‘군 부실급식’과 관련해 배식 현장을 공개했다. 3일 육군 9사단 참독수리대대 조리병들이 참외를 손질하고 있다. 2021.6.6
국방일보 제공
부실 급식 논란 이후 군 급식 체계 개선에 나선 육군이 특정 대기업에 유리한 입찰 공고를 내 낙찰받게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군인권센터는 24일 “군 급식시스템 개선을 위한 ‘식자재 조달 체계 변경 시범사업’ 부대로 지정된 육군 제1사단 예하 대대에서 군납 비리 정황이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센터에 따르면 국방부는 이달부터 식자재 조달체계 변경을 위해 시범사업을 추진해 왔다. 기존에는 군과 군납조합이 1년치 식자재를 한 번에 먼저 계약하고, 그에 맞춰 식단을 편성하는 식으로 이뤄졌다. 국방부는 연일 제기되는 부실 급식 논란을 의식해 식단을 먼저 편성하고, 필요한 식자재를 일반경쟁 입찰로 납품받는 방식으로 제도 변경을 추진하고 있다.

시범부대로 선정된 1사단은 국방전자조달시스템(D2B)으로 다음달 8일부터 10월 8일까지 한 달간 장병들이 먹을 477개 품목에 대해 1억 4000여만원 상당의 입찰 공고를 냈다.

그런데 입찰 공고상 현품설명서에 식자재 품목별 규격과 형태, 원산지까지 세세하게 명시해 식자재 납품 업체인 대기업 H사의 낙찰을 유도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고춧가루의 경우 ‘중국산, 세분, 중품, 1㎏/봉’의 규격을, 치킨강정가라아게는 ‘브라질산, 냉동, 1㎏(22~32gX30~50개입)/봉’을 적어 특정 기업 제품을 요구했다. 입찰 공고에 응찰한 H사는 우선협상대상자로 지정됐다.

센터는 “제보를 통해 확인한 바에 따르면 입찰 공고에 올라와 있던 식자재 품목 중 다수는 H사에서만 취급하는 것들”이라며 “애초부터 H사를 식자재 공급 업체로 낙찰하기 위해 H사의 공급 물품 목록을 따다 입찰 공고를 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센터는 “의혹이 사실이라면 불공정 거래이자 군납 비리”라며 “국방부와 관계부처는 즉각 감사를 하고, 필요하다면 수사로 전환해 장병 먹거리로 장난치려던 이들을 발본색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육군은 “유착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부대는 법률 검토를 통해 정상적으로 구매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2021-08-25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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