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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사일생 수송기 올라탔던 아프간 난민 “미군에 박수쳤다”

구사일생 수송기 올라탔던 아프간 난민 “미군에 박수쳤다”

윤창수 기자
윤창수 기자
입력 2021-08-24 23:31
업데이트 2021-08-24 2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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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르 거쳐 현재 미국의 임시숙소에 머물고 있어

조 바이든 대통령, 8월 31일 데드라인 이후에도 아프간 난민 대피기간 늘릴수 있다고 하자 탈레반 위협

아프가니스탄 카불이 탈레반 수중에 떨어지기 직전인 지난 15일 밤 늦게 카불 국제공항을 떠난 미군 수송기 안에 화물 대신 태워진 640명의 아프간인들 모습이다. 미군 항공수송대 제공 AFP 연합뉴스
아프가니스탄 카불이 탈레반 수중에 떨어지기 직전인 지난 15일 밤 늦게 카불 국제공항을 떠난 미군 수송기 안에 화물 대신 태워진 640명의 아프간인들 모습이다. 미군 항공수송대 제공 AFP 연합뉴스
극적으로 카불을 탈출한 아프가니스탄 남성(32)이 미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운이 좋은 사람”이라고 말했다.

인사이더는 24일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의 수도 카불을 점령한 지난 15일 살림(가명)은 생후 19개월 난 아들을 안은 아내와 함께 택시를 타고 공항으로 향했다고 전했다.

살림은 미군에서 4년 반동안 통역으로 일한 덕에 특수 이민 비자가 수속에 들어갔다고 전날 밤 연락을 받은 터였다. 이민 기관은 해외 항공편을 예약하려면 2주가 더 필요하다고 했지만, 살림은 기다릴 수 없었다.

일요일 밤 공항으로 몰려간 수천명 가운데 그도 끼어있어고, 대혼란 중에 활주로를 필사적으로 달려 미군 수송기 C-17에 오를 수 있었다. 먼저 아기를 안은 아내를 밀어올렸고, 그 다음 살림도 비행기에 탈 수 있었다.

미군은 비행기에 기어오른 수백명의 아프간 사람들에게 일단 앉으라고 한 뒤 항공기 문을 닫았다. 살림은 “비행기에 탄 사람들은 행복했어요. 우리를 남겨두지 않는 미군을 위해 박수도 쳤어요”라고 말했다.
이륙하는 美군용기 붙잡았지만… 바퀴에 매달린 2명 끝내 추락사
이륙하는 美군용기 붙잡았지만… 바퀴에 매달린 2명 끝내 추락사 아프가니스탄 장악 하루 만인 16일 군중들이 카불의 하미드 카르자이 국제공항에 몰려 절박한 탈출 시도에 나섰다. 자국 국민들을 탈출시키려고 급파한 미군 군용기가 이륙하는 활주로로 뛰어든 군중들이 주변을 달리고 기체에 매달리며 탈출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AdityaRajKaul 트위터 캡처
20년 만에 미군 철수와 함께 이뤄진 탈레반의 재빠른 점령으로 3만 7000명 이상의 사람이 지난 8일 동안 카불에서 대피했다. 하지만 아직도 수천명이 아프간에서 탈레반으로부터 벗어나길 원하고 있다.

살림은 현재 미국 워싱턴DC 근처의 한 임시숙소에서 머물고 있다. 임시숙소는 작지만 에어컨과 화장실이 있다. 그가 탔던 C-17 수송기는 카타르 공군 기지에 도착했다. 비행기에서 내리지마자 코로나 검사를 받고 의사가 검진을 했으며, 음식과 약품, 아기용품 등이 지급됐다.

카타르에서 살림은 아프간으로 추방되지 않을까 노심초사했지만, 미군은 난민들에게 곧 비자 수속이 시작될 것이라며 안심시켰다. 카타르에서 다섯 시간을 보낸 뒤 미국행 비행기에 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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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륙하는 美군용기 붙잡았지만… 바퀴에 매달린 2명 끝내 추락사
이륙하는 美군용기 붙잡았지만… 바퀴에 매달린 2명 끝내 추락사 아프가니스탄 장악 하루 만인 16일 군중들이 카불의 하미드 카르자이 국제공항에 몰려 절박한 탈출 시도에 나섰다. 항공기 바퀴 부근에 매달려 이륙했던 시민들이 추락하고 있다. 이날 3명이 매달린 채 이륙한 상태에서 2명이 추락해 숨진 것을 공항 근처 주민이 확인했다고 인디아TV 등이 보도했다.
유튜브 캡처
현재 미국에 있는 아프간 난민들은 버지니아, 위스콘신, 텍사스 등의 군사 기지에 임시로 머물고 있다. 국방부는 뉴저지에 네번째 아프간 난민 거처를 마련할 것이라고 23일 발표했다.

살림은 탈레반이 아프간을 처음 장악했던 1996년 7살이었다. 탈레반은 여성 교육, 음악, 텔레비젼을 금지하고 샤리아 율법에 따라 엄격하게 다스렸다. 그는 어렸을 때 친구가 살고 있는 캘리포니아 새크라멘토에 정착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아직 아프간에 남아있는 부모와 형제가 너무 걱정되지만, 어떻게 데려올수 있을지 막막하기만 하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필요하다면 미국인과 아프간 난민의 대피 기간을 8월 31일 데드라인 이후에도 더 연장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탈레반 대변인은 만약 미국이 데드라인 이후에도 아프간에 남아있는다면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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