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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스가, 믿었던 아베에 결국 배신당하나…선거 앞두고 균열 조짐

日스가, 믿었던 아베에 결국 배신당하나…선거 앞두고 균열 조짐

김태균 기자
입력 2021-08-20 18:15
업데이트 2021-08-20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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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자민 총재선거 ‘무투표 연임’ 구상 물거품
‘당의 얼굴’ 교체 요구에 ‘간사장 교체’ 갈등설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와 스가 요시히데 총리.  AP 연합뉴스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와 스가 요시히데 총리.
AP 연합뉴스
도쿄올림픽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뒤 다음달 집권 자민당 총재(총리) 선거에서 ‘무투표 재선’을 이룬다는 스가 요시히데(73) 일본 총리의 구상은 완전히 물거품이 됐다. 올림픽이 막을 내린 후에도 스가 총리의 날개 없는 지지율 추락이 계속되면서 당내 경쟁자들이 속속 ‘총재직 도전’의 출사표를 던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9월 스가 총재 당선의 일등공신이자 현재까지도 공식적으로는 스가 총리 지지세력임을 자처하는 아베 신조(67) 전 총리와 아소 다로(81) 부총리 겸 재무장관(전 총리)이 그에게서 등을 돌렸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자민당 총재 선거가 다음달 29일 치러질 것이 유력한 가운데 당내에서는 중진 의원들의 출마 선언이 시작됐다. 시모무라 하쿠분(67) 정무조사회장이 지난 18일 아베 전 총리와의 면담에서 총재 선거에 입후보하겠다는 의사를 밝혔고, 유력 여성 정치가인 다카이치 사나에(60) 전 총무상도 니카이 도시히로(82) 간사장을 만나 출마 의사를 밝혔다.

자민당 3역 중 한 명인 시모무라 정조회장은 자민당 최대 파벌인 ‘호소다파’에 속해 있다. 다카이치 전 총무상은 소속 파벌이 없지만 여전히 당내 영향력이 강한 아베 전 총리의 최측근 중 한 명이다. 그는 “지난달 아베 전 총리에게 재출마를 권유했다가 거절당한 뒤 그렇다면 내가 출마해도 되지 않겠나 하는 생각을 갖게 됐다”고 기자들에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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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집권여당인 자민당 총재 선거전이 8일 공식 개막된 가운데 이날 도쿄 자민당 당사에서 총재 후보로 등록한 스가 요시히데(가운데) 관방장관과 기시다 후미오(왼쪽) 자민당 정무조사회장, 이시바 시게루 전 자민당 간사장이 공동 기자회견에 앞서 주먹을 맞대며 승리의 의지를 다지고 있다. 도쿄 EPA 연합뉴스
일본 집권여당인 자민당 총재 선거전이 8일 공식 개막된 가운데 이날 도쿄 자민당 당사에서 총재 후보로 등록한 스가 요시히데(가운데) 관방장관과 기시다 후미오(왼쪽) 자민당 정무조사회장, 이시바 시게루 전 자민당 간사장이 공동 기자회견에 앞서 주먹을 맞대며 승리의 의지를 다지고 있다.
도쿄 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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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와 니카이 요시히데 일본 총리와 니카이 도시히로 자민당 간사장.  AP 연합뉴스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와 니카이 요시히데 일본 총리와 니카이 도시히로 자민당 간사장.
AP 연합뉴스


지난해 총재 선거에서 스가 총리에 이어 2위를 하며 고배를 마셨던 기시다 후미오(64) 전 정조회장도 출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여론 지지율은 높지만 당내 기반이 약해 지난해 총재 선거에서 최하위인 3위를 했던 이시바 시게루(64) 전 간사장도 재도전 여부를 저울질하고 있다.

현재 자민당에서는 7개 파벌 중 5개 파벌이 스가 당시 관방장관에게 전폭적인 지지를 보냈던 지난해 총재 선거의 분위기는 찾아볼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은 당내 최대 계파인 호소다파에서 수급의 영향력을 가진 아베 전 총리와 ‘아소파’의 수장 아소 부총리의 움직임이다.

최근 일본 정가에서는 아베 전 총리와 아소 부총리가 스가 총리를 지지한다는 그동안의 입장에서 돌변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마이니치신문은 지난 18일자에서 “자민당 내에 ‘당의 얼굴’(총재)을 바꾸 달라고 요구하는 움직임이 잇따르고 있다”면서 “아베 전 총리나 아소 부총리가 ‘스가 끌어내리기’에 들어갔다는 관측이 나오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스가 총리는 니카이 간사장이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지만, 코로나19 하루 확진자가 연일 2만명을 넘어서는 가운데 모든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최저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여론 지지율 반등의 소재나 가능성이 현재로서는 사실상 전무한 상황이다.

정가에서는 아무리 총리와 관방장관으로서 ‘7년 8개월 한솥밥’을 먹은 사이라 해도 아베 전 총리가 스가 총리를 무턱대고 밀기는 어렵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스가 총리를 간판으로 오는 10월 중의원 선거를 치렀다가는 야당에 기록적인 참패를 당할수 있다는 당내 우려가 현실화될 경우 아베 전 총리도 그 책임에서 벗어날 수가 없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시사주간지 주간포스트는 최신호에서 아베·아소 두 사람과 스가 총리 사이에 균열이 일어났을 가능성을 전했다. 두 사람은 이번 총재 선거를 통해 니카이 간사장을 다른 인물로 바꾸고 싶어하지만, 니카이 간사장의 적극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스가 총리가 자신들의 뜻과 다른 행보를 보이자 결국 ‘스가 끌어내리기’로 방향을 바꿨다는 것이다.
김태균 선임기자 windse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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