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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중 기자의 책 골라주는 남자] 젊은 건축가가 바라본 그곳…갈 수 없다면, 집콕 건축 여행

[김기중 기자의 책 골라주는 남자] 젊은 건축가가 바라본 그곳…갈 수 없다면, 집콕 건축 여행

김기중 기자
김기중 기자
입력 2021-08-19 17:34
업데이트 2021-08-20 0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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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탓에 휴가 기간 가족 여행은 일찌감치 포기했습니다. 대신 집에서 책으로 혼자만의 건축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조진만 건축가의 ‘그를 만나면 그곳이 특별해진다’(쌤앤파커스)와 이규빈 건축가의 ‘건축가의 도시’(샘터)입니다. 세계 곳곳 유명한 건물을 소개하는 책인데, 두 책 모두 저자가 젊은 건축가임을 내세우기에 호기심이 일어 책을 들었습니다.

조 건축가는 세계 여러 곳의 건축물에 얽힌 이야기를 풀어냅니다. 서울 종로구 원서동 공간 사옥, 핀란드 이타케스쿠스 수영장, 캐나다 토론토 거대 지하보행로 패스, 미국 세인트루이스의 프루이트 아이고 아파트 등을 종횡무진 오갑니다. 여러 사례로 건축의 정의, 사랑받는 도시를 만드는 건축의 비밀 등을 알려 줍니다.

‘도발하는 건축가의 생각노트´라는 부제처럼 날카로운 해석이 돋보입니다. 저자는 우리나라 놀이터가 모두 비슷한 모습인 이유에 대해 ‘최소한 그네, 미끄럼틀, 철봉, 모래판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는 규정이 담긴 주택건설촉진법 기준 때문이라고 지적합니다. 여기에 안전과 위생 문제가 대두하면서 모래는 고무 소재 바닥으로 바뀌었습니다. 저자는 이러한 공간에서 아이들의 창의력이 커질 리 만무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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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가의 도시’는 이 건축가가 일본, 중국, 미국, 브라질, 프랑스 등 5개국을 오가며 마주했던 건축물 30여개에 대한 생각을 기록했습니다. 공간이 지닌 역사적 배경과 의미, 그리고 그곳에 속한 이들의 이야기도 살펴봅니다.

예컨대 중국 베이징에 있는 갤럭시 소호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자하 하디드의 건축이지만, 기존 마을을 밀어버리고 지은 점은 비판받아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건축의 공공성, 대중교통과의 연계, 공간에서 사람들의 생활 등 세세한 부분까지 분석합니다. 특히 저자가 그린 40여장의 도면이 백미입니다. 직접 찍은 감각적인 사진까지 잘 어울립니다.

두 권 모두 젊은 건축가의 날카로운, 때론 따뜻한 시선이 담겼습니다. 부담 없이 건축 여행 다녀오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2021-08-20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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