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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국하겠다는 아프간 대통령… 국민에겐 ‘2000억원 들고 튄 배신자’

귀국하겠다는 아프간 대통령… 국민에겐 ‘2000억원 들고 튄 배신자’

김진아 기자
김진아 기자
입력 2021-08-19 17:58
업데이트 2021-08-20 0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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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슈라프 가니 아프가니스탄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SNS를 통해 9분짜리 영상 메시지를 통해 현재 아랍에미리트(UAE)에 있음을 알린 뒤 “유혈 사태를 막기 위해 카불을 떠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페이스북 캡처·AFP 연합뉴스
아슈라프 가니 아프가니스탄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SNS를 통해 9분짜리 영상 메시지를 통해 현재 아랍에미리트(UAE)에 있음을 알린 뒤 “유혈 사태를 막기 위해 카불을 떠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페이스북 캡처·AFP 연합뉴스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한 탈레반을 피해 국외로 달아났던 아슈라프 가니(72) 아프간 대통령에 대한 아프간 안팎의 비난이 거세다. 탈레반의 진격을 막지 못한 무능함과 더불어 거액을 들고 도망치기까지 해 지도자로서 부적격하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하지만 그는 모든 것이 오해라고 항변하는 데 급급했다.

●“유혈사태 막으려 떠나… 돈 챙겨? 거짓말”

가니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페이스북에 영상 메시지를 공개하고 “유혈 사태를 막기 위해 카불을 떠날 수밖에 없었다. 나는 현재 아랍에미리트(UAE)에 있다”고 밝혔다. 9분짜리 영상에서 그는 흰색 셔츠와 검은색 조끼 차림으로 등장했다. 등 뒤에는 아프가니스탄 국기가 놓여 있었다.

그는 지난 15일 부인 및 참모진과 급하게 카불을 떠났고 UAE가 이들을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받아들였다. 여러 외신에 따르면 그는 돈으로 가득한 차 4대와 함께 탈출했고 약 1억 6900만 달러(약 2000억원)의 돈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가니 대통령은 “근거 없는 주장이며 거짓말”이라고 강조한 뒤 “귀국을 논의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장관 등 여성들 자리 지켰는데 구차해”

하지만 암룰라 살레 제1부통령을 비롯해 탈레반의 여성 인권 말살 가능성에도 용기 있게 자리를 지킨 최초 여성 교육부 장관 랑기나 하미디, 첫 여성 시장인 마이단샤르의 자리파 가파리 등과 비교하면 가니 대통령의 해명은 구차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웬디 셔먼 미 국무부 부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가니 대통령은 더이상 아프간 내 인물이 아니다”라고 말해 그가 앞으로 아프간 정세에 관여할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아프간 최대 민족인 파슈툰족 출신인 가니 대통령은 미국 시민권자로 세계은행(WB) 등에서 근무한 경제 전문가다. 탈레반이 축출된 후 2002년 새롭게 수립된 아프간 정부에서 재무장관과 카불대학교 총장 등을 역임하며 아프간 개혁을 주도했다. 미국 시민권을 포기한 그는 2014년 처음으로 대통령에 당선된 뒤 2019년 재선에 성공했다. 그는 2005년 지식 콘퍼런스(TED) 강연에서 “아프간 국민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버려지는 것”이라고 말했지만, 16년 후 결국 국민을 버린 건 그 자신이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2021-08-20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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