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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진영에까지 척지며 강행한 민주당의 속셈과 향후 전망은

진보진영에까지 척지며 강행한 민주당의 속셈과 향후 전망은

이민영 기자
이민영 기자
입력 2021-08-19 18:05
업데이트 2021-08-19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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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 비판 기능 위축·민주주의 퇴보 재촉 우려
찬성 여론 등에 업고 단독 추진…1인 미디어는 제외
대선 앞두고 언론 길들이기, 강성 지지층에 선물
검찰개혁 여의치 않자 언론개혁으로 화살 돌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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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오전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회의실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언론중재법 개정안 통과시키려는 도종환 위원장의 회의 진행를 막고 있다. 김명국 선임기자 daunso@seoul.co.kr
19일 오전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회의실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언론중재법 개정안 통과시키려는 도종환 위원장의 회의 진행를 막고 있다.
김명국 선임기자 daunso@seoul.co.kr
 더불어민주당이 19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단독 처리한 언론중재법 개정안은 민주당 내 강성 지지층이 요구해 온 ‘언론개혁’의 첫 번째 결과물이다. 대선을 앞두고 지지층의 이탈을 우려한 여당이 야당에 상임위원장을 넘기기 전에 독소 조항으로 가득 찬 법안을 무리하게 통과시킨 셈이다. 대선이 급해 졸속으로 통과시킨 법이 언론의 비판 기능을 위축시켜 민주주의의 퇴보를 재촉할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민주당은 송영길 대표 취임 후 미디어혁신특위를 발족시키고 강성으로 꼽히는 김용민 의원을 위원장으로 임명했다. 문재인 정부의 언론개혁 공약이었던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 등 방송의 공공성을 강화하는 데 주력하기보다는 언론 자유 침해 우려가 큰 ‘징벌적 손해배상’을 첫 번째 목표로 삼았다. 민주당 관계자는 “포털의 뉴스 편집 제한, 공영방송 지배구조, 미디어바우처 등 다양한 법안을 논의했으나 일단 언론중재법부터 처리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전임 지도부의 미디어·언론상생TF는 윤영찬 의원이 발의한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을 참고해 유튜브, SNS, 1인 미디어를 규제 대상으로 삼았다. 그러나 강성 지지층 사이에서 기성 언론을 포함시켜야 한다는 요구가 나오면서 방향이 급변했다. 결국 유튜브와 1인 미디어는 규제 대상에서 제외됐다.

 찬성 여론이 높다는 점은 민주당의 든든한 뒷배가 됐다. YTN 의뢰로 리얼미터가 지난달 30일 전국 성인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언론중재법 개정안에 대해 56.5%가 ‘찬성한다’고 답했다. ‘반대한다’는 응답은 35.5%였다. 미디어특위 간사인 김승원 의원은 “언론진흥재단 조사에 따르면 국민들은 언론 보도의 문제로 허위조작 보도, 편파 기사, 속칭 ‘찌라시’ 정보 기사라고 답했다”고 주장했다.

 정의당까지 반대하자 민주당은 명분을 쌓기 위해 세 차례 수정 작업에 나섰다. 국민의힘은 최대 5배 손해배상 조항에 대한 수정을 요구했지만, 민주당은 ‘기자에게 구상권 청구’ 조항 등만 삭제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언론단체 의견을 반영해 일선 기자들에게 피해가 없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안팎에서는 대선을 앞두고 언론을 길들이는 동시에 강성 지지층에 선물을 안겨 주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노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민주당 주류인 친문(친문재인)은 언론 보도로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했다는 트라우마를 갖고 있다. 조국 사태 이후 이런 의식은 더욱 강화된 상태다. 일각에서는 검찰 수사와 기소를 분리하는 이른바 ‘검수완박‘에 대한 지지층의 요구가 높지만 여의치 않자 화살을 언론으로 돌린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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