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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코로나 걸린 임산부 거절…신생아 끝내 사망 [김유민의돋보기]

日, 코로나 걸린 임산부 거절…신생아 끝내 사망 [김유민의돋보기]

김유민 기자
김유민 기자
입력 2021-08-19 11:25
업데이트 2021-08-19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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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각해지는 일본 의료 시스템 붕괴
구급차서 47시간 대기…목숨잃기도

코로나19 환자를 치료하는 일본 의료진. 로이터연합뉴스
코로나19 환자를 치료하는 일본 의료진. 로이터연합뉴스
일본에서 코로나19에 걸린 임산부가 출산할 병원을 찾지 못해 신생아가 숨지는 일이 발생했다. 일본에서는 최근 2300여건이 넘는 ‘구급 이송 곤란 사안’이 발생하면서 의료시스템이 붕괴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19일 NHK에 따르면 지난 17일 치바현 자택에서 요양 중이던 임신 8개월의 30대 여성은 출혈 증상으로 구급차를 불렀다. 코로나19에 감염됐기 때문에 담당 산부인과 의사에게 연락을 취했고, 보건소 등에서 입원일자를 조정했지만 받아주는 병원을 찾을 수 없었다.

결국 이 여성은 집에서 출산했고, 아기는 몇 시간 후 병원으로 후송됐지만 끝내 사망하고 말았다. 여성은 생명에 지장이 없는 상태지만 8개월 동안 품었던 소중한 생명을 잃었다.

일본 산부인과 협회는 뒤늦게 긴급회의를 열고 감염된 임산부의 출산에 대비한 코로나환자 출산 병원을 지정하기로 했다. 코로나에 감염된 임산부의 출산은 수술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제왕절개를 하거나, 아기를 신속하게 격리해야 하는 등의 조치가 필요하지만 현재 일본은 대응할 수 있는 병원이 거의 없는 상태다. 이 때문에 입원일자를 조정하느라 시간이 지체되는 일이 다반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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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자 코로나19 백신 점검하는 일본 병원 관계자
화이자 코로나19 백신 점검하는 일본 병원 관계자 일본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을 하루 앞둔 가운데 16일 도쿄 한 병원 관계자가 수령한 화이자?바이오엔테크 코로나19 백신의 온도를 점검하고 있다. 일본은 17일부터 의료종사자 4만 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개시한다. 일본 정부는 앞으로 1년 안에 16세 이상 모든 대상자의 접종을 마칠 계획이라고 밝혔다. 2021.2.16
AFP 연합뉴스
구급차서 47시간 대기에 목숨 잃기도
일본은 가장 높은 수준의 방역 대책인 긴급사태를 발령했지만, 의료체계는 이를 뒷받침하지 못하고 있다. 소방당국이 응급 환자를 받아줄 병원을 찾지 못해 30분 이상 기다리는 일이 일주일 동안 2300건이 넘는 등 사실상 의료시스템이 마비된 상태다.

오사카에서는 대기 시간이 47시간에 육박하거나, 병원을 찾지 못해 구급차 안에서 오랜 시간 기다리다 목숨을 잃은 환자도 있었다. 병상 부족이 심각해지자 일본 정부는 확진자 입원은 중증이거나 중증으로 진행될 우려가 있는 경우로 한정했고, 가벼운 증상이면 자택에서 요양하도록 하고 있다.

앞으로는 에크모(ECMO·체외막산소공급장치) 치료 등이 필요한 중환자나 중증화할 가능성이 높은 환자를 제외하고는 원칙적으로 입원할 수 없다. 교도통신은 “중증으로 진단된 환자라도 중증화 가능성이 작다고 의료진이 판단하면 입원할 수 없게 된다”며 “새 기준이 코로나19 환자들의 생명을 잃을 위험성을 높일 우려가 있다. 감염자들이 병원에 가지 못하고 요양하면서 좁은 공간에서 가족 간 감염도 심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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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확진자 급증에 긴급사태 확대 검토하는 일본
코로나 확진자 급증에 긴급사태 확대 검토하는 일본 하계올림픽이 한창 열리는 일본 도쿄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유행하는 가운데 28일 시민들이 마스크를 쓴 채 시내 한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다. 2021.7.29 AP 연합뉴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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