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 챙겼다는 말은 거짓말”
“유혈사태 막으려 UAE 체류”
가니 아프가니스탄 전 대통령 영상 메시지. 유튜브 영상 캡처
가니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SNS를 통해 공개한 영상 메시지에서 “유혈 사태를 막기 위해 카불을 떠날 수밖에 없었다. 대통령궁에 있을 때 탈레반이 카불까지 진입했다는 보고를 받았다. 탈레반은 카불을 점령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차분한 목소리의 가니 대통령은 아프간 국기를 놓고 “(현금다발을 챙겨 달아났다는 것은) 근거 없는 주장이며 거짓말”이라고 일축한 뒤 “아프간의 정의를 위한 노력을 계속할 수 있도록 귀국을 논의하고 있다”라고 했다.
주아프간 러시아대사관 관계자는 스푸트니크 통신에 “정부가 붕괴할 때 가니는 돈으로 가득한 차 4대와 함께 탈출했다”고 말했다.
자비훌라 무자히드 탈레반 대변인이 17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카불에서 탈레반의 아프간 장악 후 첫 공식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카불 EPA 연합뉴스
카불 EPA 연합뉴스
UAE 외무부는 이날 성명을 내고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가니 전 대통령과 그의 가족 일행을 맞이했다고 발표했다.
문화인류학자 출신인 가니는 세계은행에서 근무한 뒤 아프간 재무부 장관을 거쳐 2014년 대통령이 됐다. 가니 대통령은 아직 사임 의사를 밝힌 바 없지만, 아프간 정부 이인자인 암룰라 살레 제1 부통령은 전날 트위터를 통해 가니 대통령이 해외로 도피했다면서 자신이 합법적인 대통령 대행이라고 주장했다.
아프가니스탄 카불이 탈레반 수중에 떨어지기 직전인 지난 15일 밤 늦게 카불 국제공항을 떠난 미군 수송기 안에 화물 대신 태워진 640명의 아프간인들 모습이다. 미군 항공수송대 제공 AFP 연합뉴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